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국회 정무위원회의 16일 전체회의에서는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들어가는 과정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관련성이 KB금융지주에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현대상선보다 한진해운을 살리는 게 유리하다'는 내용의 해양수산개발원 보고서를 인용하며 "그런데도 정부가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데에는 최씨가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재호 의원은 "현대상선이 지난해 10월 현대증권을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에 매각을 추진할 때만 해도 가격이 6500억원이었는데 몇 개월 뒤 KB금융지주가 이를 1조 2500억원에 사들였다"며 "여기에 최씨가 활약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혹들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문제가 얽혀있다. 당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동시에 위기를 겪는 와중에 외적인 조건만 따지면 한진해운이 생존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들이 나왔었다. 물동량 기준으로 한진해운은 세계 7위인데 현대상선은 17위에 불과했고 수산업 정책개발 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중에 하나를 살린다면 한진해운을 살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현대상선은 현대증권을 KB금융에 1조 2500억에 매각하면서 위기를 벗어났고 반대로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수순까지 밟게 되었다. 한진해운 노조는 현대상선과 KB금융지주 간 인수합병이 현대상선을 살리려는 비정상적인 거래였다고 의심했다.
같은 당 김해영 의원 역시 "현정은닫기

◇ 현대증권 염가 매수, 특혜 의혹 불러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합병 이후 지분 염가 매수 논란도 일어났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현대증권이 자사주 7.06%를 매입 가격보다 싸게 팔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염가에 매각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KB금융지주가 인수하기로 한 지분 29.62%를 제외한 70.38%에 대해 KB금융지주와 현대증권 주식을 1대 0.1907312 비율로 교환하는 형식의 합병을 결의했다.
이후 남은 지분을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해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로 전환해 현대증권은 상장폐지되었다.
이 의원은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통해 염가 매각을 종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정수 KB금융지주 전무는 “현대증권이 매각절차가 개시된 이후 실적과 내부 재무상태가 안 좋아져 자체 영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러 내부적으로 그렇게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그런 절차는 없었다며 현대증권은 대주주인 KB금융지주의 종용을 받아 낮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각했고, 이 때문에 소액주주모임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소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KB금융은 현대상선으로부터 현대증권 지분 22.56%(5380만410주)를 1조2500억원에 취득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5월 현대증권은 KB금융지주로의 피인수가 결정된 후 노치용 전 KB투자증권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현대증권 자사주 1671만여주(7.06%)를 1071억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이에 현대증권 노동조합과 소액주주는 자사주 매입이 경영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불구하고 22.56%의 지분 인수가격 2만3000원과 자사주 인수가격 6410원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염가 매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 KB가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현대증권 주식을 싸게 사들여 그만큼 이익을 본 것”이라고 비판하자 허 전무는 “이사회에서 논의해서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현재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노조와 협상 중 임금피크제에 대한 의견 차이를 놓고 협상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