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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핀테크산업과 성공요인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5-16 00:03

정유신 서강대 교수, 핀테크지원센터장

중국 핀테크산업과 성공요인
[한국금융신문] 현재 핀테크산업은 세계의 금융 일번지 미국, 전통의 금융강국인 영국은 물론 특히 중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핀테크산업의 선두주자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결제와 예금 그리고 대출 등 전 분야에 걸쳐 중국의 핀테크 산업 규모는 미국의 4배 수준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비해 현저히 적은 기술 투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앞선 이유는 뭔가. 핀테크 산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대처한 결과다. 핀테크 산업은 플랫폼 산업이다.

특히 비정형 빅 데이터의 역량이 핀테크의 경쟁력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량을 가진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중국정부가 확실하게 밀어줘서 낙후된 중국 금융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핀테크 열풍의 선두주자인 알리바바의 핀테크 핵심은 2004년 시작한 전자상거래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다. 10년 만에 중국회원만 무려 3억 명, 해외에도 240여 개국에 5400만 명이 쓰고 있다. 결제금액은 하루 평균 106억 위안(1조 2000억 원)으로 중국인 하루 소비액의 17%나 된다. 중국 1위 펀드로 등극한 MMF(머니마켓펀드) ‘위어바오’는 2013년 6월 출시 후 1년 만에 가입자 9000만 명, 규모 100조 원으로 늘었다. 알리페이로 결제하고 남은 자투리 돈을 모아 운용하는 펀드가 이 정도니 알리페이 회원증가에도 단단히 한 몫 한 셈이다.

◇ 알리바바 中 핀테크 시장 최강자

알리바바가 중국 핀테크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규모 모바일금융 수요를 꼽는다. 알리바바는 1999년 기업 간 모델(B2B)인 알리바바닷컴에서 시작,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모델(B2C) 티몰, 소비자 간 모델C2C) 타오바오, 기업과 소비자까지 택배로 연결한(B2B2C) 알리익스프레스, 온라인결제 알리페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알리윈까지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다. 일단 알리바바 사이트만 들어가면 온갖 거래를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 충성도도 높다. 이 생태계 구축효과는 대단해서 중국에서 알리바바닷컴과 타오바오의 전자상거래 점유율은 이미 80% 이상이다. 따라서 결제와 대출 등 다양한 모바일 금융 니즈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둘째로는 3자 담보결제 등 중국 여건에 맞는 결제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알리페이를 시작하던 2004년에는 특히 온라인 쇼핑에 대한 신뢰가 낮았다.

따라서 소비자가 물건을 확인한 후 판매업자에게 돈을 보내는 결제시스템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결제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이베이와 달리 ‘고객만 늘릴 수 있다면 돈은 따라온다’는 마윈 회장의 전략에 따라 연회비만 받은 것도 적중했다. 셋째, 중국 금융시장의 비효율성을 파고든 것도 요인이다. 위어바오가 1년 만에 100조 원까지 늘어난 것은 시장금리가 13~14% 고공행진하고 있는데도 3~4%에 머물고 있는 은행상품 시장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형편없는 금리가 불만이었던 중국 전역의 소비자들이 앞다퉈 펀드에 가입했다. 물론 당국도 인터넷펀드 수요 덕분에 금리가 떨어지고 은행들도 떠밀려 상품 경쟁에 나섰으니 싫을 리가 없다. 중국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핀테크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원래 중국에서 비금융기관이 지급결제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중국인민은행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을 양성화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IT 기업 및 비금융업자의 금융업 진출을 적극 허용하고 있다. 심지어 국영은행들이 비금융기관의 금융업을 규제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불구, 주요 IT기업에 대해 민영은행 설립 시범사업권을 부여할 만큼 핀테크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특히 국내 비금융기업의 금융업 진출만이 아니라 외국기업의 중국 금융시장 진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5월,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의 은행 및 카드 결제시장 진출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중국인민은행이 운영하는 유니온페이가 카드결제 시장을 독점해왔으나 이제 비자나 마스터 카드를 중국 결제시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 13억 명 인구를 가진 중국 시장으로 글로벌 금융 기업들이 진출한다면 세계 금융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

◇ 美 WTO 소송이 중국 결제시장 개방

중국이 결제 시장을 개방한 것은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이 있다. 미국은 중국 신용카드 결제 사업을 국영기업이 독점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며 WTO에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 경쟁력 있는 자국 기업들의 존재 또한 중국이 결제시장을 개방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중국 결제 시장에 진출하려면 신청일로부터 1년 전 기준으로 자본금 10억 위안 이상, 모기업 총자산 20억 위안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신용카드사, 카드 발급은행, 전표매입사로 이뤄진 중국 결제시장에서 현지 금융의 네트워크 없이는 외국 기업이 안정적인 진출을 이뤄가기 어렵다. 중국은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통해, 스마트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은행이 고객을 찾아 사업을 넓혀가는 뱅크 3.0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중국 금융사와 IT기업에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힘입어 세계 온라인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정책과 시장 성장에 힘입어 IT 기업들은 물론 이제껏 꿈쩍 않던 기존 은행들까지 행동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텐센트는 회원 5억 명의 위챗에 주요 은행의 계좌를 연동시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텐페이를 개발했다. 위어바오보다 늦었지만 1월에는 리차이퉁 펀드를 출시, 지금은 5조 위안 가까이 늘어났다. 검색업체 바이두도 지난해 10월 말 바이파펀드를 출시해 하루만에 10억 위안을 모았다. 전통 은행들도 위기극복을 위해 예금금리의 인상, 경쟁력 있는 신상품 개발, IT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모바일 금융시장 진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1월 중국 우체국은행은 인터넷은행인 웨이보은행 등과 제휴해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했고, 2월에는 베이징은행과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가 모바일 결제 및 간편 대출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중국의 핀테크 사업은 어떻게 될까. 일각에선 국유은행들의 강력한 반발, 인터넷금융의 보안이슈 등 때문에 제약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은행의 대출 확대 때문에 부담이 큰 중국 정부로서는 자투리 돈을 모아 운용도 하고 중소기업 자금난을 해결해 주는 인터넷 금융이 미울 리 없다.

또 효율적 자금운용으로 중국정부가 원하는 개인소득 향상과 소비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소비 진작책에 힘입어 소비증가가 성장률 목표 7%보다 높은 10%로 늘어나고 특히 온라인 소비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핀테크 열풍과 경쟁은 더 뜨거워 질 것이라는 게 시장평가다. 이미 IT업체들은 모바일 서비스를 다양화해서 생활 구석구석으로 파고들고 있다.

알리페이는 최근 상하이 제일부녀영아보건병원과 모바일 의료서비스인 ‘미래의 병원’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자들은 접수를 위해 줄을 설 필요가 없고 지갑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교통서비스도 출시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중국 35개 도시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해외진출과 M&A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향후 적극적인 M&A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세계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민간기업을 통한 해외 유수기업 M&A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하기도 한다. 금융기관과는 경쟁과 협력이 함께 이뤄질 것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이들 IT업체의 수익성과 편리함을 갖춘 금융상품과 경쟁하기 위해 한편으론 신상품 개발에 뛰어들고, 또 한편으로는 경쟁력 있는 IT업체와 제휴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은행, 자산운용업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빠른 금융의 IT화, 거대한 인터넷금융기관이 출현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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