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두 기업은 서로 다른 이유를 내놨으나, 2000년대 후반 불거진 경영권 다툼에 따른 앙금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내년 창립 기념 70주년 행사와 관련,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불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재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최근 밝혔다.
그는 이어 “마찬가지로 금호석화와 공동 행사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금호석화와는 전혀 교류가 없다”고 덧붙였다.
금호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이 1946년 4월 택시 두대로 운송 사업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금호家는 4월을 창립 기념일로 삼고있다.
같은 날 금호석화그룹 관계자도 내년 창립 기념행사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직 신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발표하지 않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을 인수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합동 기념행사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직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되지도 않은 상황이며, 기업으로 인정 할 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게 금호석화그룹의 주장인 셈.
앞서 14일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재판관)는 박삼구닫기박삼구기사 모아보기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금호석유화학그룹과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하고 ‘지정을 취소하라’는 원심을 확정 판결, 박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두 그룹은 법적으로도 남남이 됐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그룹 측에서는 “종전 금호그룹이 내년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두 개로 나뉘게 돼 국민과 임직원 모두에게 죄송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기업이 2006년 창립 60주년 행사는 함께 했다”면서도“현재 상호 교류가 없고, 법적으로 남남이 된 상황인데다 별도의 공동 계획도 없어 금호그룹 창립 70주년의 의미는 빛이 바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상속재산 문제로 형제 간 큰 싸움을 벌인 삼성과 CJ그룹의 경우에도 선대회장의 기일을 따로 따로 챙기는 등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금호家도 창립 행사를 두 그룹이 별도로 치를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은 2009년 경영권 분쟁으로 분리, 선대 회장의 3남 박삼구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4남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등 8개사를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