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내년 2~3월경 열릴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사인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개사의 등기이사직을 다시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내린 결정으로 그룹 오너들이 권한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사회적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을 사면한 건 기업 경영활동을 열심히 하라는 취지”라며 “법적 문제가 없는 만큼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지고 회사를 지휘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확정 받고 같은 해 3월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했다. 올해 8월 사면복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으나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지는 않다.
최태원 회장 부재 중 그룹을 이끌어 온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유임된다. 김창근 의장은 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2013년 2월부터 이끌어왔다.
SK는 이와 더불어 16일로 예정된 그룹 정기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교체하지 않기로 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등은 모두 올 초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117명이었던 임원 승진자 수는 100명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내년 경기 전망과 실적 등이 긍정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최근 재계 분위기를 봐도 승진자가 대폭 감소했다"며 "SK그룹 역시 올해 승진자는 전년대비 소폭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