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은 27일 임원 인사에서 정기선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정기선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정기선 전무에게 기존 담당업무(기획·재무 총괄부문장)외에 조선·해양영업 총괄부문장 역할도 함께 맡기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 전무는 영업 최일선에서 발로 뛰면서 해외 선주를 직접 만나는 등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회사 내부(기획·재무)업무부터 대외업무(영업 및 대외협력)까지 담당 영역이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선 전무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같은 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약 2년간 근무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 부장으로 재입사한 뒤 지난해 상무로 승진했고, 1년 만에 전무가 됐다.
정기선 전무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합작조선소 건설 등이 담긴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양해각서(MOU) 체결을 주도하며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또 지난 4월 아람코 이사진이 현대중공업 본사를 찾자 이들에게 직접 조선소 내부를 소개하고, 아람코와의 협력사업을 기획해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조원의 적자를 내는 등 최악의 경영위기로 전 계열사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정기선 전무의 3세경영체제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기선 전무 승진 인사와 함께 중앙기술원 신현수 전무, 현대오일뱅크 강명섭 전무 등 6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상무 15명이 전무로, 상무보 36명이 상무로 승진했다. 또 현대중공업 창사 최초의 여성 임원인 해외영업1부 이진철 부장을 포함해 57명이 새롭게 상무보로 선임됐다.
이번 인사는 정몽준 이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해온 현대중공업이 오너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