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북한리스크로 패닉장세가 형성되면서 일부 저축은행의 스탁론 상환율이 급등했다. 금융지주 계열 A저축은행의 경우, 8월 첫째 주와 둘째 주 일평균상환율은 0.45%였지만 셋째 주 들어 1.59%로 상승했다. 특히 21일에는 4.36%까지 치솟았다.
스탁론의 상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주식을 팔아 대출금을 갚는 고객들이 많다는 의미다. 스탁론은 고객 증권계좌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연계대출상품으로 시장규모는 대략 9조원, 이 가운데 저축은행이 1조3000억원 규모를 가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주가급락으로 시장이 흔들리자 불안한 고객들이 주식을 청산하고 빠져나오려 했던 것”이라며 “스탁론은 주가가 크게 폭락하면 손절매 수요로 인해 상환율이 높아지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환율이 급등하자 일부에서는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거란 우려도 나왔다. 스탁론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담보비율을 120%로 설정하고 있는데 주식가치가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반대매매가 행해지기 때문이다.
담보비율은 증권계좌(주식+예수금) 평가액이 대출금액의 120%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으로, 예를 들어 1000만원을 빌렸다면 증권계좌의 가치는 120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 주가가 떨어져 담보비율을 밑돌면 그 액수만큼 주식을 처분하거나 추가증거금을 납입해야 한다.
증권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증권계좌 평가액이 담보비율 밑으로 떨어지면 고객에게 연락해 반대매매나 추가자금 납입의사를 묻는다”며 “거래를 유지하려는 경우 추가자금을 넣고 여윳돈이 없으면 담보비율을 초과한 만큼 자동적으로 주식을 처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급락장세를 지나 9월에 접어들어도 스탁론 반대매매 물량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8월 넷째 주부터 주가가 일부 반등한데다 북한문제가 해소되면서 조정국면에 들어선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스탁론의 상환율이 높아지긴 했으나 반대매매 보다는 추가납입으로 보유주식을 유지하려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주가가 반등하고 시장도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제 가격을 회복할 때까지 가지고 있으려는 수요가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