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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한국은행 창립 65주년 기념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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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6-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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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오늘은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 첫발을 내디딘 지 65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빌려 한국은행과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셨던 선배님들, 그리고 한국은행을 성원하고 격려해 주신 주위의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어려운 여건에서도 맡은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 온 임직원 여러분께도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경제는 금년 들어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소비 등 내수가 개선되면서 완만하나마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증액하는 등 통화정책기조를 크게 완화한 것이 경기 개선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반기 국내 경기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경제의 회복,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의 효과 등에 힘입어 개선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수출 모멘텀 약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이 성장경로의 하방위험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발생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영향으로 경제주체의 심리와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부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은 가족 여러분!

앞으로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적지 않게 남아 있습니다.

먼저 국내 상황을 보면,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성장동력이 더욱 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문간 불균형, 노동시장 경직성, 과도한 규제 등이 성장과 고용, 생산과 분배의 선순환을 제약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커나가야 할 젊은 세대의 취업난은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거시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대외적으로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이 잠재해 있습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수입대체 전략, 엔화와 유로화 약세에 따른 국내 기업의 가격경쟁력 저하 등으로 하반기 들어서도 수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그리스 채무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한은 가족 여러분!

이와 같은 여건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 무척 많을 것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한국은행이 하반기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국내 경제의 회복세 지속을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운용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 등으로 정책여건이 빠르게 변할 수 있겠지만 경기 회복세가 미흡할 경우 통화정책의 기조를 조정하는 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편 대내외 여건이 매우 불확실하므로 경기판단과 경제전망의 정확성을 높이고 경제주체들에게 일관성 있는 정책 시그널을 보냄으로써 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성장세 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규모를 크게 확대해 온 금융중개지원대출이 보다 내실 있게 운용되도록 적극 힘써야 하겠습니다.

물가는 하반기 들어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당분간은 저유가의 영향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물가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점검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이러한 우려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한편 하반기 중에는 내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 환경이 구조적으로 변화했을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목표수준, 적용시계, 대상지표 등에 관한 최적의 방안이 마련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금융안정에 대해서도 각별히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대규모 국제자본 이동과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 가능성, 그리스 경제 관련 불확실성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불안요인이 포착될 경우 실기함이 없이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가계부채 문제가 당장 경제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나 지금과 같이 빠른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가계소비를 제약하고 금융시스템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 감독당국 등과 긴밀히 협력하여 가계부채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겠습니다.

구조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구조개혁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주도해야 하겠지만 한국은행으로서도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통화정책기조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거시경제의 안정은 물론 구조개혁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미흡하면 경기 회복이 지체되어 경제가 구조개혁의 충격을 견뎌내기 어렵고, 반대로 완화 정도가 과도하면 경제주체들의 개혁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조개혁에 대한 조사연구를 강화하고 현실적합성이 높은 정책대안을 제시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 공공부문 개혁과정에서 나타났듯이 구조개혁은 정책방향이 제대로 수립되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은행의 조사연구 결과는 경제주체들이 구조개혁을 이해하고 동참토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적 정책과제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행동양식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합니다.

제가 총재로 취임한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온 것이지만, 유연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 주기를 다시 한 번 당부합니다. 정책여건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할 때는 관행이나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해서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에 대한 사회 각계의 요구와 조직 내부의 새로운 주장에 귀 기울이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기존의 정책운용 틀이나 업무수행방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하겠습니다. 스스로 나서서 현안 과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 없이 상사의 지시나 관성에 의해서만 직무를 수행한다면 조직은 물론 개인의 발전도 이룰 수 없습니다.

경영관리에서도 이러한 마음가짐과 행동양식이 자리 잡도록 힘쓸 것입니다. 구성원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력충원 방식을 다양화해 나갈 것입니다. 인사에서도 성과와 평판뿐 아니라 진취성과 창의성도 주요 판단기준으로 삼을 것입니다. 조직구성원 간의 존중과 신뢰, 그리고 배려를 바탕으로 중앙은행에 걸맞은 품격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데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창립기념일을 맞아 한국은행은 공익, 중립, 책임, 소통, 전문성을 조직의 핵심가치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들 가치는 모든 임직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만든 것인 만큼 형식적인 구호에 머물지 않고 조직운영과 업무수행 과정에 잘 스며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조만간 시행될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것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과제입니다. 정년이 연장된 간부 직원들의 경험과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임금피크제가 청년층의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중앙은행 임직원으로서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가 열정은 있되 사심이 없는 공인의 자세를 갖춘다면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기념행사 준비에 수고해 주신 관계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6월 12일

한국은행 총재 이 주 열



관리자 기자 adm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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