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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숫자보다 생존 구조'…서울시의회, 골목형상점가 정책 전환 촉구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27 19:34

‘서울시 골목형상점가 상권활성화 지원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

‘서울시 골목형상점가 상권활성화 지원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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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김용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은림 서울시의원이 공동 주관한 '서울시 골목형상점가 상권활성화 지원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성흠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박재선 서울시 상점가·전통시장연합회 이사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 양적 확대에서 질적 성장으로…성과관리 체계 구축 시급

개회사를 맡은 김용호 부위원장은 "작년 1월 서울시 골목형상점가·전통시장연합회가 출범했지만 제도적 기반과 지원 체계가 아직 많이 부족했다"며 "지난 1년간 상인회와 연구·소통을 거치며 2026년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과 박람회 개최,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약 5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설명하며 2025년 신규 지정 110개소 달성, 우수 골목형상점가 60개소 육성 지원 성과를 소개했다. 2026년에는 신규 50개소를 추가 지정하고 약 3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육성 지원 50개소에 약 10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토론회에서 도출되는 제안과 개선안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소상공인을 위해 일해온 사람으로서 남은 기간 반드시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이은림 의원은 지면을 통해 "골목형상점가는 단순히 점포가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경제의 현장"이라며 "지원 정책도 획일적 방식이 아니라 상권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입지 조건, 유동 인구 구조, 업종 구성에 따라 상권의 성격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동일한 지원 기준으로는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지정 개소 수 확대라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성과관리 체계 도입과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 디지털 홍보 역량 강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호정 의장은 축사에서 낙선 기간 중 골목상점가 카페에서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비가 오면 손님이 줄어 걱정했고, 준비한 재료를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권 활성화는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만드는 일"이라며 서울시의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병민 정무부시장은 "골목형상점가와 전통시장은 서울 지역경제의 뿌리이자 시민 생활 공동체의 중심"이라고 강조하며 고금리·고물가와 소비 패턴 변화, 온라인 전환 가속화 등으로 골목 상권의 체감 경기가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지정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현장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며 상인 교육 강화, 디지털 전환 지원, 마케팅 고도화, 소비 촉진 정책 연계 등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재선 연합회 이사장은 "골목형상점가는 아직 제도적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단계가 아니다"라며 전통시장에 비해 지원 체계와 정책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짚었다. 그는 행정과 의회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상인 스스로의 참여와 결속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교육과 공동 마케팅, 소비 촉진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 "지정은 출발점"…단계별 맞춤 지원·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 필요

발제를 맡은 안영수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장은 최근 3~4년간 골목형상점가 지정이 빠르게 확대된 성과를 짚으면서도 "지정 확대가 곧 상권의 자생력 강화로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전제했다. 실제 데이터 분석 결과 일부 상권에서는 매출 총액은 늘었지만 방문객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적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온라인 소비 확산과 배달·플랫폼 경제 확대, 생활권 이동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하며, 앞으로는 점포 생존율과 업종 다양성 유지 여부, 매출 구조 변화, 재방문율 등 질적 지표를 포함한 성과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드 매출·유동 데이터·상권 빅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지정 이후 일정 기간을 집중 관리 단계로 설정해 상권의 성장 궤적을 추적할 것을 제안했다.

홍찬영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 운영 구조 자체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치구 간 지원 수준과 행정 처리 속도, 상인 조직 역량의 격차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지정은 출발점일 뿐, 성장 전략이 설계되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단계 상권에는 조직 정비와 기초 마케팅 지원을, 성장 단계 상권에는 브랜드화와 콘텐츠 개발, 디지털 전환 지원을 차등 적용하는 단계별 지원 모델을 제안했다.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과 임대료 상승 문제도 장기적 변수로 지목하며, 상권 보호 장치와 도시계획적 연계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 중인 김용호 서울시의원(사진 가운데)./사진제공=서울시의회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캡처

토론 중인 김용호 서울시의원(사진 가운데)./사진제공=서울시의회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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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상인들 "형평성·소비 순환 구조 개선 없이는 체감 효과 없다"

김용호 부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 세션에서는 현장 상인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오준석 해방촌상인회 회장은 "지정만으로 상권이 자동으로 성장하지 않는다"며 매출 변화와 점포 생존율을 일정 기간 추적 관리하는 집중 성장관리 단계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단년도 행사 중심 지원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지정 이후를 설계하지 않으면 상권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김정희 봉천달빛시장 상인회장은 소비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님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줄어든 손님이 돌아오지 않는 구조가 문제"라며 외부 유입 의존형 상권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그는 빵집·카페·디저트점 등을 묶은 기프트 세트나 뷰티 공동 이용권, 동네 체험 패스 같은 상권 단위 패키지 상품을 통해 한 번의 구매가 여러 방문으로 이어지는 소비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현 중계씨앤미상점가 회장은 절차와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신청에서 승인까지 2년이 소요됐던 경험을 언급하며 자치구 간 처리 속도 편차를 비판했고, 온누리상품권 할인율 인하가 현장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감도가 높은 정책부터 세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할인율 복원 논의와 제도 운영의 일관성 확보를 촉구했다.

한경미 서울시 상권활성화과장은 상권 경쟁력의 본질을 역량 강화에서 찾았다. 온라인 홍보 능력과 고객 데이터 활용, 공동 브랜드 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오프라인 상권은 구조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며, 단발성 행사 지원을 넘어 장기적 브랜드 축적과 신뢰 형성을 목표로 하는 지속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인회와 지자체가 정례적으로 논의하는 제도적 협의 구조 마련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성과관리 체계 도입,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 소비 순환 전략 구축, 형평성 회복과 디지털 역량 강화라는 과제들이 실제 조례 개정과 예산 편성에 어떻게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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