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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채권은 채권자도 결국 서민입니다”

원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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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4-22 21:21 최종수정 : 2015-04-22 22:00

고려신용정보 강북지사 장병태 팀장

“금융채권과 달리 상사채권은 채무자와 채권자 모두 영세상공인들입니다. 여기까지 강력한 추심규제를 들이대면 그로 인해 신용거래가 더 힘들어지는 등 부작용이 많습니다.”

도봉역 서울북부지법 인근에서 만난 장병태 고려신용정보 팀장은 추심업 현장의 애로점을 얘기해달라고 하자 이같이 말했다. 채권추심에 대한 법적제약이 강해지면서 일하기 어려워지기는 하나 그 피해는 단순히 의뢰인에게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채권추심업계 1위 고려신용정보의 강북지사에서 근무하는 장 팀장은 사내는 물론 업계에서도 베테랑으로 통한다. 추심에 대해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도 많지만 그는 사회에서 큰 보탬이 되는 일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채권추심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신용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습니다. 추심과 회수가 안 되면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상거래가 줄어들게 되죠. 경제에도 당연히 안 좋고요.”

실제로 그가 만나는 의뢰인들은 악질채권자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대다수가 영세사업자나 하청, 재하청을 받는 소상공인들이 부지기수다. 이들은 대금을 못 받으면 본인도 파산하거나 채무자가 되는 악순환에 노출돼 있다.

“아무래도 채무자가 약자라는 인식이 강한 게 추심이 어려워지는 원인인 듯해요. 금융채권은 금융사와 고객의 거래라 그럴 수 있겠지만 상사채권은 많이 다릅니다. 채권자도 생계가 걸린 서민이라는 인식을 두고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흔히 개인사업자들 가운데 돈 안 떼인 사람 없다는 속설은 그냥 생기진 않는다. 자본이 미약한 소상공인들은 현찰거래를 하기 힘들어 신용을 믿고 거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거래가 수월하게 끝나지 않아서 문제다.

하도급업자로부터 재하청을 받아 일을 해주고 대금을 못 받는 사연, 젊은 포부로 창업을 시작했으나 물품만 받고 도망친 구매자 때문에 눈물 흘리는 청년사업가 등 사연을 말하자면 끝이 없다.

“딱 부도처리되기 3시간 전에 못 받은 대금을 받아내 한 업체와 거기서 일한 직원들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흐뭇할 때죠. 반대로 저도 아이가 있는 사람으로서 애들이 있는 집에 압류딱지 붙이러 갔던 일화는 가장 슬픕니다.”

장 팀장에게 이 일을 하면서 좋았던 사례와 힘들었던 사례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때 가장 기쁘고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때 가장 슬프다는 그의 모습을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 장 팀장에게도 요즘 볼 때마다 씁쓸하고 화나는 일이 있다. 초라한 집에 위장전입해 채무를 피하고 호의호식하는 사람들, 개인회생·파산을 악용하면서 애초에 채무를 갚을 의지가 없는 사람들을 보면 선량한 상환자들이 대우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씁쓸해했다.

“도덕적해이의 가장 문제점은 성실히 갚는 사람들이 대우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채무를 갚기 힘든 사람은 나라에서 도와줘야 하나 심사요건과 기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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