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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중자금 탈 은행 폭풍 분다

김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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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3-15 21:21

고금리 쫓아 증권사 CMA, 보험·연금으로
가계,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 욕구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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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1%대로 접어들면서 은행들의 곳간 지키기가 더욱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쫓아 은행 장기예금 가계자금이 대규모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4년 3분기 시중은행 장기저축예금에서 빠져나온 가계자금이 CMA, 기업어음, 비은행 예금 등으로 유입된 것이다. 또한 투자대상을 다변화하려는 가계의 욕구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 및 펀드는 줄어든 반면 해외주식 및 해외채권은 확대 됐다.

특히 지난해 3분기는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기준금리 두 차례 인하는 물론 시중금리가 급락했던 시점임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1% 시대를 맞아 가계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투자자산과 보험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 은행 장기저축예금 비중 축소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이 10일 발표한 ‘은행에서 이탈한 가계자금 어디로 가나’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가 은행에 예치했던 장기저축 일부를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서민금융기관 장기저축상품으로 이동시켰다. 지난해 3분기 동안 서민금융기관이 장기저축예금으로 조달한 자금규모는 증가한 반면 국내 일반은행 조달은 마이너스를 기록해 오히려 인출됐다.

2014년 9월말 기준 우리나라 총 금융자산 규모는 1경 3403조원이다. 자산별 비중을 살펴보면 주식 및 출자지분 20%(2712조원)로, 현금 및 예금 19%(2552조원), 대출금 17%(2300조원), 채권 16%(2189조원)이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금융자산 비중이 주식은 2012년 말 20.7%(2491조원)에서 2014년 3분기 20.2%(2712조원) 감소했고 대출금은 2011년 17.7%(2001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17.2%(2300조원), 장기저축성예금은 같은 기간 7.8%(885조원)에서 6.9%(928조원)로 큰 폭 줄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채권 비중은 2011년 말 15.7%(1767조원)에서 2014년 3분기 16.4%(2189조원), 보험 및 연금도 5.6%(629조원)에서 6.6%(883조원)로 증가했다.

경제 주체별로도 은행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감소된 반면 가계와 보험기관, 규모는 작지만 신탁과 증권기관 보유 자산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이 차지하는 금융자산 비중은 2011년 말 16.9%(2910조원)에서 2014년 9월말 15.9%(2133조원)로 감소했다. 그러나 보험은 같은 기간 5.8%(649조원)에서 6.5%(891조원)로 늘었고 가계의 비중도 20.4%(2306조원)에서 20.7%(2781조원)로 소폭 증가했다.

특히 보험과 연금, 가계 및 공적연금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경제주체들의 자산증가율이 금융위기 이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은행의 경우 2003년에서 2008년 연평균 11%씩 자산이 증가했으나 2009년에서 2013년 중 자산증가율은 1%대에 불과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반면 연금이 보유한 금융자산 증가율은 빠르게 증가해 2012년부터 2014년 3분기가지 20%를 상회했다.

이 연구원은 가계의 금융자산도 금융위기 이후 소폭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단기저축성예금, 금전신탁, 보험 및 연금을 중심으로 늘어났고 주식투자 잔고는 2011년 6월부터 감소한 이후 정체된 상태다.

◇ 가계예금 유입액 감소

이승훈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원 역시 ‘2014년 금융권 자금흐름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 가계예금 축소 움직임을 지적했다. 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에는 예금은행 대출 증가에 따른 예대율 관리 필요성으로 예금 증가율이 상승했다. 그러나 가계 보다는 법인자금 확대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2013년 말과 2014년 말 원화대출과 원화예금 증가율은 각각 5.0%에서 8.3%, 2.0%와 7.0%로 늘었다. 한국은행 예금은행 조달수단별 증가율을 보면 시장성 수신을 통한 자금조달이 감소하고 저원가성예금 중심의 예금 조달이 증가했다.

순수저축성예금 증가율은 법인자금 유치 노력으로 반등했으나 정기예금금리 하락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저원가성예금 증가율은 대규모 법인자금 유치 노력과 대출확대에 다른 결제성자금 유입으로 상승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반면 2014년 하반기 기업과 기타기관 예금유입액은 증가했지만 가계예금 유입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요구불예금은 2014년 상반기 가계 위주로 증가했으나 하반기 들어 축소되고 기업예금이 확대됐다. 저축성예금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예금 유입이 축소된 가운데 지자체 단기여유자금 유입으로 기타기관 예금은 증가했다. 만기별로는 6개월에서 1년 미만 정기예금 위주로 증가하는 등 예금만기가 단기화됐다.

◇ 은행 이탈 가계자금, 투자자산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되고 은행예금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은행에 예했던 가계의 장기저축예금 일부가 좀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서민금융기관, 증권사 CMA 등으로 대거 이동했다.

하나대투증권 이미선 연구원은 “지난 3분기 일반은행은 조달 규모가 마이너스로 전환돼 예금 잔고가 감소된 반면 서민금융기관이 장기저축성예금으로 조달하는 규모는 2014년 1분기 이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은행의 1년 이상 장기저축예금 잔고는 지난해 7월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은행으로부터 장기예금 이탈이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 규모는 2014년 7월 432조 6344억원에서 꾸준히 감소해 12월 말 423조 6213억원, 올해 1월 말 421조 693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증권사 개인 CMA 계좌 잔액은 같은 기간 39조 2953억원에서 40조 4412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편 가계는 기타예금을 2분기 이후 크게 늘렸다. 기타예금은 증권사 예탁금 및 CMA 등을 포함한다. 이 연구원은 “일반은행 예금에서 이탈한 자금이 좀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서민금융기관, 증권사 CMA 등으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2014년 3분기 말 기준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 2781조원 가운데 비중을 살펴보면 장기저축성예금이 2011년말 26.6%(641조 6000억원)에서 24.0%(668조 3000억원)로 감소하는 동안 기타예금은 1.9%(41조 8000억원)에서 2.2%(61조 4000억원)로 늘었다. 보험 및 연금 역시 29.0%(621조 5000억원)에서 31.4%(872조 7000억원)로 비중이 증가했다.

◇ 해외주식 및 채권 자금유입도 지속

특히 보고서는 증권사 예탁금 증가에 대해 “국내 주식투자에 대한 대기자금과 더불어 해외주식에 대한 예탁금이 신규 유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가계가 국내주식에 대해서는 순매도하고 있는 반면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의 해외주식 순취득 규모는 2013년 말 170억원에서 2014년 3분기 말 3320억원으로 급증했다. 해외채권도 2013년 3분기 말 2080억원에서 1년이 지난 2014년 3분기 말 495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편 이 연구원의 보고서는 지난해 3분기 가계 금융자산 운용의 또 다른 특징으로 기업어음 순취득 규모가 급증한 점을 꼽았다. 지난 3분기 동안 대규모 기업어음이 발행됐는데, 이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외에도 위안화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CP 발행이 상당부분인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위안화 예금의 경우 지난해 국내 금리 보다 높은 금리로 인기를 끌며 2013년 말 66억 7000만달러에서 2014년 말 193억 7000만달러로 대폭 늘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1일 금융기관의 위안화 대출과 예금 기준금리를 0.25%씩 인하해 각각 5.25%와 2.5%로 낮췄다. 그러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위안화 예금과의 금리차가 다시 벌어져 금리차 매력이 재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계뿐만 아니라 비금융기관 및 MMF에서 신규 발행된 기업어음을 대규모 소화했으며 비금융기관의 경우 2014년 3분기 순취득한 금융자산 중 기업어음이 49%를 차지할 정도로 투자비중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좀 더 높은 금리를 쫓아 은행 장기예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CMA, 기업어음, 비은행 예금 등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투자대상을 다변화하려는 가계의 욕구가 커지는 가운데 이러한 수요 충족을 위한 비은행 저축예금, 해외주식 및 해외채권 등으로의 자금유입이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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