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이들 카드사는 TM 채널을 아웃바운드 중심에서 인바운드 체제로 전환 개편하는 한편, DM(다이렉트 메시지/우편)을 통해 사업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사업 전망은 불투명하다.
◇ TM영업 제한 조치 여파로 전업카드 보험대리 사업 된서리
카드사의 부수업무 가운데 실적 비중이 가장 높은 보험대리 업무가 고객정보 유출에 따른 TM 영업 규제 조치 강화 등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2014년 1분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보험대리 취급실적(영업수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이상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 전업 카드사 2곳은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보다 무려 8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KB국민카드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8일 검찰의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발표 이후 보험대리 사업이 지금까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한 뒤 “지난 1분기 영업수익이라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다른 카드사 역시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최소 1개월 이상 관련 영업이 중단되면서 지난 1분기 영업수익은 30~40%씩 하락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로 지난해 카드사들의 보험대리 취급실적은 1조6631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214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표 참조>
사실 카드사의 보험대리 업무는 지난 2006년 이후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대표적 부대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보험대리 취급실적은 2006년 5941억원을 시작으로 2007(6850억원), 2008(8294억원), 2009(8984억원), 2010(1조102억원), 2011(1조3767억원), 2012(1조5417억원), 2013(1조6631억원)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 초 터진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의 고객 정보유출 파문으로 1개월 TM 영업 중단 조치, 그리고 제한 등으로 10년 만에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와 관련 신한카드 박영배 신사업본부장은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이후 보험대리 업무를 둘러싼 영업환경 여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령 개인신용정보호법 강화 등으로 아웃바운드 TM영업이 사실상 불가피해지면서 가장 큰 고객 접촉 창구가 사라졌고, 카드 회원 역시 TM영업에 대한 거부감도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고객정보 활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지고 있는 데가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카드사의 경우 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지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 여행알선 통신판매 DCDS 등 여타 부대사업 업무는 현상 유지
이처럼 대표적 ‘부업’인 보험대리 사업이 장기 불황에 들어가면서 이들 전업카드사들은 여행알선과 통신판매, DCDS 등 여타 부대업무 사업 쪽으로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최현 카드부장은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수익 중 가맹점 수수료 비중이 최근 2년간 52%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한 뒤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부대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연 초에 터진 고객정보유출 사태로 시장 환경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보험대리 사업 부진 부문을 만회하기 위해 여행알선, 통신판매, DCDS 등에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해 부대사업 가운데 실적이 부진한 통신판매의 경우 사업 확대를 위해 전화영어, 이사, 택배, 웨딩, 레저알선 등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경쟁 과열 등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최현 부장은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카드업계의 통신판매 실적은 1년 사이에 17.8%나 줄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부대사업인 여행알선도 여행객 증가에 따른 매출액 증가로 3년째 영업수익이 늘어났지만 올해는 장담하기 힘든 상태다.
카드사의 부대사업 가운데 2번째로 많은 수익을 안겨주고 있는 DCDS(채무면제·유예상품) 사업 역시 규제 강화와 수수료 인하 그리고 경쟁 심화 등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DCDS 관련 수익은 삼성카드가 7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 525억원, KB국민카드 491억원, 롯데카드 245억원, 하나SK카드 6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표 참조>
다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들 전업카드사 7곳의 DCDS 상품의 월 최고 수수료는 0.16%p 가량 차이가 났다. 신한카드가 0.44%로 가장 낮았고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도 각각 0.49%로 0.4%대로 저렴한 편에 속했다. 이어 삼성카드 0.54%, 하나SK카드 0.56%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저수수료의 경우 하나SK카드가 가장 저렴했다. 0.14%로 최저수수료가 가장 높은 카드사보다 0.24%p가 저렴했다. 이어 최저수수료는 삼성이 0.17%, 신한은 0.19% 순으로 적었다. DCDS는 대출 등 여신 상품 이용 시 해당 특약에 가입한 고객이 매달 월카드사용액의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면, 사망이나 1급 장해 등의 사고로 채무 변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남아있는 채무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 주는 상품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업계 신용카드사에만 판매가 허용돼 신용카드 청구액에 대한 채무 면제 서비스 제공 방식으로 적용 중이며, 2005년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 DCDS가 도입된 이래 현재 총 7개 신용카드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