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방은행 첫 여성 1급 지점장 깜짝발탁 아냐
지난 연말 정기인사에서 지방은행 사상 처음으로 1급 점포장에 오른 부산은행 권미희 제니스파크지점장(사진)은 고객을 만날 때면 얼굴 이미지를 모티브 삼아 칭찬으로 다가서는 접근법으로 이름난 스타일. 같은 동기 50여 명이 입행한 뒤 정년 퇴직까지 1급 부·점장에 오르기 얼마나 어려운지 헤아려 보면 여성으로서 발탁된 사실 자체가 화제 거리겠지만 면면을 들여다 보니 단순한 깜짝 발탁 인사로 볼 수가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말이 비단 신의 영역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한 지난 1년을 알게된다면 말이다.
1월 10일 지점개설 준비위원장으로 처음 발령 받았을 땐 한 동안 잠을 이루기 어려웠지만 2월 9일 공식 개점까지 무엇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하나하나 계획을 세웠고 고객을 위해 뛰어 보자는 굳은 각오와 집년 하나로 직원들과 발에 물집이 잡힐만큼 뛰기 시작했다. 한 번 방문으로 안되면 두 번, 세 번 진솔한 마음가짐으로 다가가기를 반복했다. 권 지점장과 직원들이 이렇듯 새로 섬기기 시작한 고객이 늘고 늘어 어느 새 총수신 750억원, 총 여신 1000억원을 끌어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한 해 영업실적관련 수상만 모두 여섯 차례 가히 ‘독식’을 거듭하는 파죽지세가 승진의 원동력 그 자체인 셈.
◇ 1년 채 안됐는데 여·수신 1750억원 돌파 파란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
권 지점장은 “맞춤형 재테크 정보와 의료실비보험 등 널리 유익한 상품 권유에 집중하는 노선을 걷기 위해 경쟁 금융사 상품 장단점까지 충분히 살펴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 애쓴다”고 말했다. 고객의 이익을 기본 삼아 상품을 잘 골라 작은 금액부터 2~3년 단위로 가입하도록 유도하면서 거리감과 부담을 없앤 뒤 그에 따른 기대효과를 잘 설명하면 더욱 가까워지면서 한 번 고객을 영원한 고객으로 만난다는 것.
특히 고객의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고민은 고민대로 기쁨은 두 배 세 배 불려서 나누는 단계에 곧잘 이른다고 한다. 직접 나서서 백년가약을 맺어 준 커플이 탄생한 게 괜한 일이 아니다. 지점 입지가 좋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고급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 웬만한 대형시중은행 점포들이 거의 다 들어차 각축을 벌이는 험난한 곳이다. 고객과 감성적 소통으로 함께 하는 동반자로 발돋움 한 것이 성과로 열매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권 지점장은 부산영상예고와 부산여대를 졸업한 뒤 1983년 입행, 2003년 가야동지점 동의대 영업소장, 메트로자이지점장을 거쳐 지난 2011년 1월에 2급으로 승진한 그는 채 2년이 되기 전 다시 승진했다.
부산 박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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