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증시 승승장구 현지진출 증권사도 쾌재
이머징증시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승승장구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는 지난달 24일 4145.40p를 기록, 거의 연중 신고가에 육박했다. 화끈한 상승으로 수익률도 1위다. 실제 6월 4일부터 8월 24일까지 수익률을 보면 코스피지수는 7.7% 상승에 그친 반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지수는 13.4%로 거의 두 배에 가깝다.
신흥국에서 인도네시아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 지역으로 해외진출 포지션을 높인 증권사들도 웃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투자증권이다.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에 30여 개의 계열사를 둔 한상기업인 코린도그룹의 계열 증권사의 지분 60%를 인수, 우리코린도증권을 출범했다. 3년 뒤 증자로 덩치를 키워 인도네시아 화교재력가들이 밀집한 Pluit 지역에 1호 지점을 열고 리테일기반도 마련했다. 지점오픈 이후 브로커리지MS가 0.1%에서 0.9%로 급등하는 등 고성장세다.
IB 쪽도 인도네시아 국영증권사인 바하나증권과 투자은행부문 MOU를 맺고 정부채권 및 회사채 인수, M&A자문, 자금컨설팅, 자원관련사업 투자주선 및 직접투자 등도 진행중이다.
키움증권도 제2의 온라인트레이딩 신화를 준비중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1년 7월 키움증권 인도네시아를 출범하고 인도네시아 전용HTS도 선보였다. 온라인 브로커리지를 바탕으로 현지 기업의 IPO, Underwriting 등 IB 쪽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신증권도 현지 만디리증권과 제휴를 맺고 온라인 주식거래시장에 진출했다. 특이한 점은 국내 처음으로 해외 현지 증권사와 위탁매매수수료를 배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했다는 것.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만디리증권의 온라인 증권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유지보수 및 온라인 거래에 관한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 만디리증권에서 발생하는 온라인 위탁매매 수수료수입을 서로가 배분하는 구조다.
이밖에도 대우증권도 지난 2007년 인도네시아 현지최대 온라인증권사인 eTrading증권에 투자, 지분을 38.35% 늘렸다. IT, 경영노하우를 전수한 뒤 온라인주식매매 시장점유율율이 약 15%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증권사가 부러움을 사는 건 초유의 증권업의 불황속에 인도네시아발로 실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의 합작사인 우리코란도증권(Woori Korindo Clemont Securities Indonesia)의 경우 지난 1분기 순익이 약 15억에 달한다.
◇ 실적발생 가시화, 철저한 현지화 작업이 관건
KDB대우증권의 경우 인도네시아 상위증권사의 지분투자로 꾸준히 수익을 얻고 있는 케이스다. 특히 브로커리지 거래량기준으로 1, 2위를 다투는 eTrading증권이 현지에서 분기별로 20~30억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약 38.35%의 지분을 가진 KDB대우증권은 평가익이 연 30~4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신증권은 당장 가시화된 실적은 없으나 브로커리지가 대중화되는 3년 뒤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IB가 강점인 만디리은행의 1000여개 지점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브로커리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주식붐이 일어날 경우 위탁수수료, 온라인컨설팅 공유로 본격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고속성장세가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증시가 급등해도 거래대금이 비례해서 늘지 않으며 온라인 브로커리지에 의존한 후발주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키움증권인도네시아는 초기투자비용이 많아지면서 지난 1분기에 4.1억원의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특히 온라인거래의 주요 수단이 HTS(홈트레이딩거래시스템)에서 MTS(모바일거래시스템)로 옮겨가면서 HTS위주로 사업을 준비한 증권사들의 방향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글로벌사업부 관계자는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예상과 달리 거래수단의 변화가 HTS를 건너뛰고 MTS(모바일거래)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투자성향에 맞는 현지화를 바탕으로 IB, 컨설팅 쪽으로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동남아시아의 경우 아직 개인 투자자들의 증권거래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기존 증권사들의 규모도 영세한 곳이 많아 리테일 시장 공략이 중심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점포들이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운영돼 글로벌 경쟁력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국내 증권회사 인도네시아 진출 현황 〉
(자료 : 각 사, 신한금융투자)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