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지난달 29일 부산 등 7개 저축은행에 부실금융기관 결정 및 경영개선명령(영업정지)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은 45일 이내에 유상증자 등을 거쳐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 예금보험공사는 경영정상화 기간 내에 자체 정상화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매각 절차를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유동성 부족에 대한 세부 기준을 신설, 영업정지를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저축은행 임직원들에 대해 미공개 정보 누설을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45일 이내 유상증자 등 경영개선명령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임시 회의를 열어 부산 계열 5개(부산, 부산2, 중앙부산, 대전, 전주) 저축은행과 보해 도민 저축은행에 대해 △6개월 영업정지 △임원 직무집행 정지·관리인 선임 △45일 이내 유상증자 등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금융당국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되 경영정상화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매각절차를 병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감원 실사 결과 부실자산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나쁜 것으로 나타나 자체 정상화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부산저축은행은 검사 결과 순자산이 -1조6800억으로 나타났으며 △부산2 -8557억원 △보해 -4381억원 △대전 -2263억원 △중앙부산 -1120억원 △도민 -135억원 등이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5.29% ~ -91.35%로 추락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7개 저축은행에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원 이상을 예금했다가 손해를 입게 된 예금자들은 총 3만2537명으로 피해금액은 2173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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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방식 통한 매각 유력
이들 저축은행의 매각 방식은 삼화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매각 때와 마찬가지로 자산·부채인수(P&A)가 유력시되고 있다. 인수 주체는 우리·KB·신한·하나금융 등 은행권 금융지주사가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보험 증권 등 일부 2금융권 금융회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매물이 나온다면 내부적으로 적합한 곳이 있는지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부실 우려 저축은행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영업정지 기준을 신설하는 등 제도개선 방안 등을 마련,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유동성 부족하다고 금융당국이 일방적으로 판단할 경우 저축은행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저축은행이 (특정 시점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규모나 예상되는 부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준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와함께 저축은행 예금인출과 가용자금 현황 등에 대해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기준을 만들고 저축은행 임직원들에 대해 미공개 정보 누설을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와함께 저축은행 부실 책임이 있는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검찰 고발 등 법적 제재 조치를 부과할 계획이다. 예보도 부실책임조사를 통해 부실책임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