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등 일부 전업카드사들이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내달부터 연체기간에 따른 이자율을 차등화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은행 및 전업카드사들도 연내 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KB국민, 씨티 등 일부 은행계에 이어 신한, 롯데 등 일부 전업카드사도 내달부터 연체이자율을 연체기간별로 차등화하게 됐다”며 “나머지 카드사들도 현재 차등화를 준비 중이며, 연내 이를 위한 시스템을 완비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연체이자 산정 시스템이 개선되면 일시연체자에 대한 과다한 연체이자가 부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카드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신한카드는 현대카드에 이어 오는 1일 결제분부터 연체 이자율을 기간별로 차등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카드사는 지금까지 고객 연체이자율을 카드론이나 할부 등 이자율을 17.9% 이상과 이하로 나눠서 일괄적으로 책정해왔다. 고객 이자율은 신용등급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연체이자율은 기간과 관계없이 이자율이 17.9% 이상일 때는 29.9%를, 17.9% 미만일 때는 25%로 일괄적으로 부과돼 왔다.
하지만 이번 제도 시행으로 기간에 따라 3월 1일부터 이자율이 따로 적용된다. 이자율이 17.9% 이상일 땐 연체기간이 31일 이내면 29.0%, 32~90일은 29.5%, 90일 이상은 29.9%로 다르게 책정하게 된다. 이자율이 17.9% 미만일 땐 31일 이내 연체자는 연체이자율이 24%, 32~90일 연체자는 연체이자율이 24.5%다.
롯데카드 역시 오는 3월 20일부터 기간별 차등제를 적용, 적용이자가 17% 미만인 경우 1개월 미만 연체하면 24%, 1~3개월 연체하면 24.5%, 3개월 이상 연체하면 25%를 적용한다. 적용이자가 17% 이상인 경우 1개월 미만 연체하면 28.4%, 1~3개월 연체하면 28.7%, 3개월 이상 연체하면 29%의 연체이자를 물린다.
삼성카드도 오는 4월 1일부터 연체이자율을 연체기간별로 차등 적용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현재 내부 시스템을 정비 중이다. 이는 지난 2009년 금감원이 연체이자율을 기간별로 차등 적용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약 2년만에 금융당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셈. 그동안 기간과 관계없이 높은 연체이자를 물었던 카드 사용자들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신용카드 회사들 역시 연체이자로 인한 수익이 일부 줄어들게 되지만 연체기간의 단기화를 유도할 수 있는 만큼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장기간 연체를 하거나 단기간 연체를 한 사람들간의 차이가 없이 연체이자율이 일괄적으로 부과돼 불합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연체이자율 차등화로 단기간 연체자에게 이자율을 낮춰주는 것은 카드를 이용하는 회원 입장에서는 개선된 제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