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은행연합회장과 은행장들은 최근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예금보험료 중 일부를 공동계정에 넣는 방식에 대한 조건부 찬성을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함께하고 금융당국에 의견을 제안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은행·보험·증권 등 6개 금융업권별로 분리돼 있는 예보 공동계정을 추가 설치해 기존 예보료 적립액 50%와 앞으로 낼 예보료의 50%를 공동계정에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 특정 금융권에서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공동계정에 모인 돈으로 신속하게 대응해 위기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은행들이 반발하자 금융위는 기존에 적립한 기금은 그대로 두고 향후 낼 적립액에서만 50%를 공동계정으로 이전하자는 수정안을 내놓은 가운데 은행들은 한시적인 비상상황이라는 전제조건을 단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추진 중인 ‘공동계정’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며 은행의 입장에 선을 그었다. 은행들은 ‘사전적 납입’보다는 ‘사후적 정산’으로 가자는 취지를 수용하긴 어렵다며 수정안을 관철시키겠다고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정부와 은행간의 힘겨루기로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은행들이 정부 입장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방안은 검토가 아닌 언제 시행하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졌던 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예보기금 공동계정은 금융안전부담금 성격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면서도 “은행들이 반대를 하더라도 이미 정부가 대안책을 마련해놨는데 은행들이 요구안을 수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최대한 저축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도움이 절실한만큼 이보다 더 좋은 해결책이 없다면 정부는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