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플루 환자가 6000명 이상 발생하면서 대형 행사와 단체여행 계획들이 속속 취소되면서 최근 여행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도미노 처럼 여전사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여행객 운송을 하는 전세버스 업계의 사정이 악화되면서 캐피탈사에 금융지원을 받은 지입차량들의 할부금 납부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카드사들의 경우 부수업무인 여행알선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여전사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단체 여행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며 “전세버스 지입차주들의 경우 수입이 감소하면서 원금 상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카드사의 경우 여행중개 물건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전세버스연합회)는 여신금융협회와 각 캐피탈사에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할부금 납부유예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전세버스연합회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정부는 학생들의 집단 및 단체행사, 지역축제 자제 지침 등을 각 관련 기관에 요청했다”며 “특히, 전세버스 운송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각급학교의 학생 단체 활동 행사가 취소돼 폐업 또는 도산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은 전세버스 운송사업자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에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국가적 위기 극복시까지 캐피탈사들이 전세버스 사업자에 대한 할부금 납부를 유예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세버스연합회에 따르면 교과부의 신종플루 확산방지대책 강화방안에 따라 학생겴球鳧琯湧?단체행사 및 모임이 취소되면서 전세버스업계의 버스 가동률은 월 평균 78% 수준에서 25% 수준으로 급감했다. 또한 과당경쟁, 수급불균형에 의한 전세버스의 과잉공급 등의 영향으로 버스운송사업자들이 대거 부도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전세버스연합회는 경영난 해소 및 사업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의 하나로 금융권의 납부유예 및 대출조건 완화를 요청했다.
버스 시장은 연간 6만대 생산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생산은 3만7330대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
정부도 이같은 민원을 받아들여 감독기관들이 정책적 지원을 위한 방안을 고려중이다. 또한 여전업계도 11일 회원사와 긴급회의를 열고 대비책을 세웠다.
B여전사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전사들에 대한 구체적인 조짐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버스 1대 가격은 평균 1억5000만원 정도이며 기존 승용차 할부보다 상대적으로 오랜기간 할부가 들어가고 단체 구입도 많은 편이고 연체율도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성이 괜찮은 부문”이라면서 “이는 일시적인 문제인 만큼 일정기간 동안의 대출금 상환을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들이 대부분 부수 업무로 운용하고 있는 여행알선업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휴 여행사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2개월 동안 여행사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5~6월에 회복되는 것 같았지만 8월에 들어와 상황이 갑자기 악화됐다”며 “10월은 단풍여행 시즌이어서 여행객이 대거 몰리는 시즌이지만 올 상반기 보다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도 적절한 대처를 위해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추후 상황을 봐가며 서비스 보강차원의 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에게 여행알선업은 부가서비스 차원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부가서비스의 비중이 여행에서 보험쪽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추이를 보고 적절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