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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제상황 책임은 함께 져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7-06 18:38

홍세표 혜원학원 이사장 前 외환은행장, 한미은행장

스태그플레이션과 감미로운 레몬이론

미국 FRB나 유럽중앙은행들이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긴축정책을 위한 금리 인상은 아시아 제국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여파는 제2국면으로 들어서 집값을 더 떨어 뜨려 세계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고 그나마 믿었던 중국이나 인도의 경제도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 국내의 경제 전망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고유가나 곡류가격, 원자재 가격이 모두 치솟기만 하여 내수경기는 밑바닥인데 촛불시위로 시작된 반정부투쟁 장기화에 따른 정국불안이나 노동계의 잘못된 하투 결정은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기업의 체감경기는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하반기 실질 GDP 성장률은 3.3%에 그쳐 금년 중 4%를 겨우 유지할 정도로 암담한데 이 전망조차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여러 주장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하반기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의 기조를 보면 가장 우려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여 진다.

세계적으로도 경제의 악재를 탈피할 수 있는 묘안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 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전 국민이 힘을 모아 근검절약하고 내핍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 역시 내수를 얼어붙게 하여 경제의 악순환을 부채질할 것인즉 어떻게 손을 써야할지 막연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극화되어가는 대정부 시위는 촛불을 넘어 화약고에 점화하는 모양새로 바뀌고 있어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세계 4대 유류 수입국인 한국은 그동안 말만 무성했을 뿐 일부 민간기업의 외로운 노력 이외에 지난 10년간 정부 차원에서 전개한 자원외교는 전무했다. 극히 최근 총리의 몇 개 자원국 순방을 통한 자원외교가 처음이었다.

이미 수년전부터 일본 등 여러 나라는 필사적인 자원외교를 펼치는 한편 고유가 대책으로 대체연료를 개발하고 승용차의 경량화, 소형화를 정책적으로 밀어붙여 왔건만 유독 우리나라만 시대착오적으로 승용차의 대형화를 묵시적으로 장려하여 세수 증대라는 감미로운 레몬이론에서 탈피하지 못해 왔다. 위기의식은커녕 세금만 거두어들이면 분배라는 매력적 미끼로 경제적 실정을 호도할 수 있다고 믿은 것 같다. 정신분석자 「프로이드」가 제창한 방위기제(防衛機制)라는 개념으로 국민의 강한 불신감 내지 불만을 잠재우려고 한 잘못된 정책의 전형이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떫은 포도의 논리」가 이에 해당된다고 느껴진다. 즉 여우 한 마리가 높은 나뭇가지에 달린 포도를 따먹으려고 하지만 손이 닿지 않자 저까짓 시어 꼬부라진 포도를 따서 뭐하나 스스로 자위하면서 포기해 버리는 이치이다.

구정권 말기에 긴 시간의 노력이 소요되어 단기간에 성취할 수 없는 것은 능력 부족을 호도하여 아예 이런 논리로 포기하고 당장 생색낼 수 있는 지방도시 특화의 말뚝을 박는 「감미로운 레몬의 논리」를 쫓았다. 국가의 정책은 일관성 있는 장기적 안목의 기초 위에서 시행되어야 하거늘 국토균형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쉽사리 인심을 얻을 수 있는 포퓨리즘 정책을 양산하여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척 하면서 새로운 정권의 발목을 잡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 상식을 벗어난 방법을 채택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오늘의 촛불시위를 폄훼할 의도는 없다. 당초에는 모방송사 PD의 부적절한 선동에서 비롯됐다고 하지만 일반 국민의 동기는 순수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불과 4개월 전에 경제를 살려 달라며 우리 손으로 선택한 정부를 뒤엎으려 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새 정부에서도 민심을 등한시한 고위직 인사 등용, 오만한 쇠고기 협상 등 실정이 있었다. 그러나 진심은 어떻든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약속한 이상 이를 수용하고 지켜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가나 권력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심리학에서 말하는 병적 허언 증세를 지니고 있다. 자기 생각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증상이다. 또 실력 이상으로 과시하여 뭔가를 보이려고 한다. 이러한 증세를 가진 사람들의 자기 과시욕은 이른바 갈채원망(喝采願望)이라는 모양으로 나타난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콜사코프」증후증이나 통합실조증 환자로 둔갑할 수 있다.

지나친 자기과시 욕구, 과장된 행동 모두가 이러한 위험인자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특히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들, 운동권 인사들은 모두 이러한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 다. 누구나 의식하던 못하던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거짓말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닐뿐더러 양질의 거짓말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갓난 어린애까지도 하게 되는 거짓말에 필요 이상으로 반응하고 심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편협하여 관용심이 부족할 수 있다. 때로는 무해한 거짓말을 이해하고 속아주는 척하는 아량도 필요하다고 한다.

오늘의 촛불집회 사태, 쇠고기 파동 모두 과장과 거짓, 관용 부족이 뒤범벅되어 일어난 현상 아닌가? 모두가 이해하고 관용하는 이해심이 필요한 때이다.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도 오늘의 지난한 경제 파국은 피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경제학에서 가장 다루기 힘들어 혐오하는 것이 곧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이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여 불필요하고 낭비적인 투쟁으로 나날을 지새운다면 우리나라의 장래는 어찌될 것인가?

우리 손으로 뽑고 택한 새로운 정권이, 비록 마음에 안들고 신뢰가 안가더라도 한번 속는 셈치고 믿어봤으면 싶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의 운명은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한국과의 FTA 협정 무용론이 서서히 대두되고 있고 심지어는 주한미군주둔 무용론의 여론까지 물밑에서 형성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제가 파국을 맞이하여 민생이 도탄에 함몰할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이제는 촛불을 끌 때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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