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 임원인사는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시중은행들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영업환경에 대비해 영업력이 탁월한 인물을 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번 은행주총에서는 사외이사 및 감사에 금융감독기관 출신 인사들이 다수 선임돼 ‘낙하산 인사’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영업력 중시, 임원인사
주주총회를 전후해 가장 많은 임원인사가 이뤄진 곳은 하나은행이다. 그룹차원에서 ‘매트릭스’조직이 출범하면서, 하나은행은 은행장이 바뀌는 등 대폭적인 인사가 이뤄졌다.
지난달 27일 하나은행 주총에서는 은행장으로 김정태닫기

특히 이성수 부행장의 경우 서초지역본부장, 호남지역본부 담당 부행장보를 역임하면서 업무추진력이 뛰어난 영업통으로 유명했다.
이와 관련, 김 행장은 취임이후 최초로 부서장과 지점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영업맨을 중용했다. 따라서 하나은행은 앞으로의 임원 인사에서도 영업력을 중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동문인 동지상고 출신 인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신한은행 임원인사에서 임기가 만료된 6명의 현직 부행장 중 이휴원 투자은행(IB)그룹담당 부행장만이 유일하게 중임된 바 있다.
최근에는 동지상고 출신인 SC제일은행 장지활 상무가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행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 지점장, 양재동 지점장, 여신지원부 부장, 인력개발부 부장, 중소기업본부 담당 상무 등을 역임했다.
한편, 국민은행 등 7개 시중은행들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시중은행들의 임원들중에는 서울대와 연세대, 그리고 고려대 출신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출신으로는 원효성 국민은행 부행장, 정현진 우리은행 부행장, 박주원 신한은행 부행장, 이성규 하나은행 부행장, 서충석·노찬 외환은행 부행장, 김영일·김종만·현재명 SC제일은행 부행장 등이 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박진회닫기

박해춘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최인규·최영한 국민은행 부행장, 윤상구·김계성·김종식 우리은행 부행장, 이강만 하나은행 부행장, 임연빈·김경홍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등은 연세대 출신이다. 고려대 출신은 오용국·남경우 국민은행 부행장, 이창식·박영호·서길석 우리은행 부행장, 이남 신한은행 부행장, 정재열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등이 있다.
◇ 사외이사, 금융인 출신 많아
이번 주주총회에서 각 시중은행들은 사외이사를 새로이 선임하며 대폭 물갈이 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임석식 서울시립대 교수, 함상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원장, 김한 전 메리츠증권 부회장, 강찬수 전 서울증권 대표이사 등이 새로이 선임됐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김한 전 부회장과 강찬수 전 대표 등 2명의 증권계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누리투자증권 경영 및 자통법 시행에 대비해 국민은행이 증권계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와 김정수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을 새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한국씨티은행도 박준 서울대 법학부 교수와 오성환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사외이사는 국내외 전문지식과 자질이 검증된 경제전문가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외이사들이 높은 보수만 받고, 은행들의 거수기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감사, 금감원 출신이 대세
이번 주총에서 시중은행 감사에 금융감독기구 출신 인사들이 다수 선임돼, ‘낙하산 인사’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총에서 원우종 전 금감원 비은행감독국장을 새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국민은행도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정용화 신용협동조합 신용공제 대표이사를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성호 전 금감원 베이징 사무소장을 신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