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편법에 맛들인 한국은행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12-26 09:10

전성인 교수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최근 한은이 편법에 맛을 들이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요구불 예금과 외화예금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더니 지난 21일에는 주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총액대출한도를 1조 6천억원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금리 목표는 계속 동결이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조화인가? 지금 자금사정은 빡빡해지는 것인가 아니면 몇 달 전과 다름이 없는 것인가? 지준율 인상을 생각하면 빡빡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콜금리를 동결한다는 것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도대체 진실은 무엇인가?

진실은 ‘일반적인 자금사정에는 원칙적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한은이 시중의 돈줄을 죄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했다면 그것은 눈속임일 뿐이다.

어떻게 이런 결론이 나올 수 있는가? 해답의 열쇠는 콜금리 동결에 있다. 어떤 요인에 의해서건 은행의 단기적 자금사정이 악화되면 원칙적으로 콜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왜냐 하면 금융기관이 단기자금을 거래하는 대표적인 시장이 콜시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은이 무슨 조치를 취하건 간에 콜금리를 동결하기로 하는 이상 시중 자금사정은 원칙적으로 불변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경제학 교과서에는 지급준비율이 인상되면 시중 자금사정은 악화된다고 되어 있다. 물론 한국은행이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이 말은 진실이다.

그러나 만일 한국은행이 콜금리 수준을 불변으로 유지하려고 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한국은행은 지준율 인상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하고 국공채를 내다팔고 단기자금시장에서 차입을 늘리는 것 때문에 시중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이를 막기 위해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중 자금사정에는 원칙적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고 다만 은행의 대차대조표에서 국공채같은 수익자산이 줄어들고 그 대신 한은예치금이라는 무수익자산이 늘어나게 될 뿐이다.

이 거래의 거의 유일한 효과는 은행의 수지는 악화되고 한국은행의 수지는 개선된다는 것뿐이다.

총액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것의 효과 역시 콜금리를 동결하는 한 일반적인 자금사정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물론 일반은행들은 내년 초에 1조 6000억원을 한국은행에 반납해야 한다.

그러나 만일 이것 때문에 콜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한국은행은 다시 그 만큼의 돈을 은행에 풀어 주어야 한다.

그 결과 은행의 자금사정은 다시 종전과 동일하게 되고 유일한 효과는 중소기업 대출을 다른 자금운용처로 전환하는 것뿐이다.

물론 한국은행은 당장 다음과 같이 반론할지도 모른다. 은행의 자금사정이 빡빡해지더라도 그것이 언제나 콜금리를 상승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이런 주장에도 진실의 일면은 있다. 은행이 지준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 꼭 콜차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은행은 CD를 싸게 발행함으로써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은행의 돈줄을 죌 경우 CD 유통수익률은 상승할지언정 콜금리는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논리에 몸을 내맡기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왜냐하면 통화당국이 콜금리 수준을 조절하는 진정한 이유는 콜금리 조절을 통해 경제내의 다른 이자율 수준에 일반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총수요의 크기를 조절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콜금리가 동결되더라도 다른 금리가 오른다면 결국 총수요가 변동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이자율 동결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

이것은 마치 의사가 환자의 전반적인 체온이 상승하는 데도 유독 체온이 오르지 않는 부위에 대해서만 체온을 측정하고는 체온이 불변이라고 진단하는 것과 같다.

현재 한국은행이 쓰는 정책은 80년대에서나 봄직한 정책이다.

이런 방식은 겉으로 보면 전체를 손대지 않고 일부분에만 특정 조치를 취함으로써 정책목적을 달성하는 묘책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전체도 망가지고 부분도 망가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하책이다.

한국은행은 꼼수를 버리고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AI 시대의 병목, 전력과 물 그리고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급격한 확산은 전 인류의 생활 양식과 산업 지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생성형 AI가 고도화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팹(Fab)이 전 세계 곳곳에 들어서는 거대한 기술적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알고리즘의 화려한 성취 뒤에는 우리가 그동안 간과해 온 냉혹한 물리적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AI라는 거대한 문명을 지탱하기 위해 소모되는 막대한 양의 전력과 물(수자원)이다.최근 글로벌 트렌드를 볼 때, AI 시대의 본질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이를 구동하기 위한 물리적 자원 확보 전쟁이자 '시스템 리스크'와의 사투가 되고 있다(하나금융연구소). 가상의 가 2 공적자금을 이용한 2차 자본 투입 이후 일본 은행들이 선택한 길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1999년 3월 일본 정부가 공적자금을 동원해 은행권에 대한 2차 자본 확충을 단행하면서 금융시장의 긴박했던 위기 상황은 일단 진정 국면에 돌입했다. 대형 금융기관의 연쇄 파산 공포가 사라지자 주식시장과 은행간 단기 자금시장은 안정을 되찾았고 시장에서는 시스템 붕괴의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는 안도감이 확산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의 진정이 곧 은행 시스템의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공적자금은 은행의 자본을 확충하여 당장의 파국을 막았을 뿐 누적된 부실자산과 취약한 수익구조를 해소하고 느슨한 신용관리 관행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개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부실 정리와 구조개혁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오히려 정 3 50대의 고민_자녀의 졸업, 취업 그리고 결혼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 어디까지가 부모의 역할인가?50대가 되면 회사의 일만 걱정하지 않는다.자녀의 미래가 또 하나의 큰 고민으로 다가온다.50대 초반이면 자녀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인 경우가 많다.대학에 잘 들어갈지? 졸업은 할 수 있을지? 졸업하면 취업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취업하면 좋은 사람과 결혼을 기대하며,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끝이 없다.문제는 부모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50대 직장인이 자녀에 대한 고민 내용은 다음과 같지 않을까?① 원하는 대학 진학② 대학 졸업 후 취업③ 취업 후 직장 적응과 이직④ 영육간 건강⑤ 자신의 적성과 강점에 맞는 일⑥ 경제적 독립⑦ 사회생활에서 사람들과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