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연구원은 13일 ‘자본시장 빅뱅: 해외경험과 한국에의 시사점’을 조망하는 국제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히며, “통합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자본시장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외국의 경험을 조망해보고 업계의 대응을 짚어보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홍콩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앤드류 솅 중국금융경제위원회 수석고문, 호주건전성감독원(APRA)초대 위원장을 역임한 제프리 카마이클 프로몬터리 CEO, 일본 동경대 법대의 간다히데키 교수, 한국증권연구원 조성훈 연구위원이 각각 주제발표자로 나서 이목을 끌었다.
◇ 자본시장개혁시스템 성과 ‘Good’ = 호주나 홍콩, 일본 등 자본시장개혁을 진행했거나 진행중인 국가들은 개혁이후 전체 자본시장규모가 급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는 지난 1997년 자본시장 개혁을 이끈 금융시스템 조사보고서인 일명 ‘윌리스보고서(Wallis Report)’를 통해 예금수취기관, 보험회사 및 연금펀드의 건전성 규제를 담당하는 호주건전성감독원(APRA)과 시장의 효율성과 공정성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담당하는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S)를 설치했다. 또한 윌리스보고서를 토대로 ‘회사법 및 경제개혁 프로그램인 CLERP’를 진행, 1997년 GDP대비 주식시장시가총액비율 70%에 못미치던 수준이 2005년 100%로 크게 신장했다. 특히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부문은 ‘펀드’부문으로 2004년 말 2004년 말 총 펀드자산규모는 1조 호주달러를 상회중이다.
제프리 카마이클 전 호주건전성감독원 초대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호주의 자본시장 개혁을 평가할 때 기능별 규제는 규제자에게 기능별 접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적 기반을 필요로 함을 알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홍콩의 경우도 동아시아 경제위기 직후인 1998년 정부의 주식시장 개입이후, 2000년 홍콩 주식거래소(SEHK)와 선물거래소(HKFE)가 주식회사 되어 합병되고 이어 자체상장됐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현재 홍콩의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1조2000억달러에 이르며 2005년 파생상품 거래계약 역시 2550만 계약에 달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 다음으로 급신장했다.
앤드류 솅 수석고문은 “홍콩 자본시장 개혁의 성공요인은 건정성규제와 정책, 인적요소, 기반, 상품 등의 효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울 역시 아시아 경제강국의 수도로서 우수한 인력과 IT기술, 금융기반시설과 유동성이 매우 높은 파생상품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점이 충분하다”고 진단하며 “다만 서울이 국제금융이 되기 위해서는 조세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개방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국내증권사 ‘단순중개’에서 ‘자산변환’노력 절실 = 국내시장이 위와 같은 사례처럼 성공적인 자본시장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적 변화는 물론, 우수인력의 유치와 양성에도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본시장 개혁 주제 발표자로 나선 조성훈 연구위원은 “국내증권업계가 현재의 단순중개기능에서 벗어나 본격적이 자산변환기능을 수행해야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자산변환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익창출을 위해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ment:PI사업)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증권사들이 벤치마킹하는 글로벌 투자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의 경우도 전체영업비중중 PI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어 조 연구위원은 “이와 더불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금융투자상품의 설계는 물론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능력을 갖춘 우수인력의 양성을 위해 업계간 공동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