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역량 강화를 위한 자본확충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현재의 증권사 영업수준을 감안할 때 자본확충 보단 현재의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툴을 먼저 찾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일단 업계에선 “손 사장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CEO로서 멀리 돌을 던지는 ‘의지목표’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서도 대우증권 증자에 대한 계획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익만으로 5조원을 확보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게 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현 수준의 거래대금 유지 혹은 대주주 교체 등의 변수에 따라 5조원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자기자본 확충에 회사 역량 집중” = 대우증권 손 사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1조 7000억원 수준의 자기자본을 5년내 5조원까지 늘리는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 사장은 이어 “5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투자해 IB부문의 수익력을 강화하고 현재 캐시카우인 주식매매 부문 수익점유율을 꾸준히 향상시켜 수익규모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IB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브로커리지 깃발을 내걸었던 대우증권이 손 사장 취임 1년 6개월만에 초과이익을 달성, IB에 대한 발걸음도 발 빠르게 진행해가겠다는 의미다.
대우증권은 지난 12월(3분기)까지 3200억원의 순익을 냈으며 4분기까지 4000억원을 초과하는 업계 최대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발걸음이 가벼운 게 사실이다.
◆ 배당+자기자본 두 마리 토끼를? = 문제는 대우증권이 자기자본을 5년내 5조원까지 늘리기 위해 연평균 1조원 가량의 이익을 내야한다는 부담이다.
손 사장 또한 “매년 1조원 가량 이익을 내고 법인세 등의 비용을 감안해 7000억원 이익이 발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7년만에 배당까지도 적극 고려하고 있는 대우증권의 상황을 고려할 때 5조원 확대 의지는 ‘가장 바람직한 최대의 목표’수준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손 사장은 배당에 대해 충분한 가능성을 드러냈다.
손 사장은 “현재 상황에서 배당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배당가능액 4000억원 중 시장상황을 감안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형사 IB담당 임원은 “상품운용과 IB를 키우기 위해 자기자본 확충은 필요하지만 그런과정에서 건전성을 어떻게 원활히 유지해 가는냐가 문제이자 관건”이라며 “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이 대세인 상황에서 현재 있는 자기자본 활용도 미숙한 상황에서 선후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 거래대금 및 대주주 교체가 변수 =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대안의 방법으로 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검토 하지 않는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대우사태에 따른 영업자본 확충 차원에서 늘린 대우증권의 자본금이 경쟁사의 3배가 넘는다”며 “증자 등의 자본투입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못박았다.
따라서 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은 손사장도 계획할수 없는 부문이다. 그렇다면 이익만으로 5조원 자기자본을 달성할 것이란 손 사장의 발언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걸까.
그렇지만은 않다. 현재 10조원에 육박하는 거래대금이 이를 가능케 할 수도 있다. 요즘같이 거래대금이 10조원일 경우 시장점유율 10%만 가져가도 1조원이다.
또한 향후 5년동안 산업은행이 아닌 새로운 대주주가 나올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럴 경우 증자 등의 방법으로 자본확충은 가능해진다.
한국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자기자본 확충 필요성에 대해 대형사들간 견해가 다른 것은 시장상황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는 탓인 것 같다”며 “즉 대우는 고위험 고수익 가능성이 있는 회사채를 총액인수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고 삼성은 자체 계열사를 활용, 총액인수가 필요 없는 대기업 중심의 딜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현대증권은 증자 등을 통해 수년 내 3조원정도까지 자기자본을 늘릴 필요성을 절감, 조심스럽게 검토 중인 반면 삼성, 우리, 대신증권 등은 자본확충 계획이 당분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삼성과 우리투자증권의 시각은 다르다. 삼성증권은 보수적인 영업스타일로 인해 리스크를 가져가면서까지 IB비즈니스를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의 자회사 출자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 필요시 즉시 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개 증권사 주요 재무제표 현황>
(단위 : 억원)
* 자기자본과 자본금 현황은 대신, 삼성, 우리투자증권이 9월,
현대증권이 11월, 대우증권이 12월 기준.
* 시총은 1월13일 종가 기준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