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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계 카드사 `상반된 경영행보` 눈길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1-14 10:22

‘기존 빅2는 살아남기 위해 줄이고,신흥 빅2는 살기 위해 늘린다.’

최근 카드사들의 상반된 행보가 이채롭다. 업계 1,2위사인 LG와 삼성카드는 생존을 위해 혹독한 군살빼기에 들어간 반면 현대와 롯데카드는 지금이야말로 한차례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재벌 카드 4사의 판도변화 및 카드업계 지각변동이 주목된다.

특히 현대카드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사장은 최근 사내 워크숍에서 “우리의 경쟁상대는 삼성,LG카드가 아니라 외국계 세계적인 카드사”라고 강조하며 숨김없는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카드사 판바꾸기의 핵심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업계의 기존 ‘빅2’인 LG와 삼성카드가 신용불량이라는 암초를 만나 휘청이고 있다. 회원수가 각각 1,500만명 안팎인 양사는 올 하반기 초 신규발급 및 자산규모를 줄인 데 이어 최근에는 급기야 인력 및 조직 군살빼기에도 나섰다. LG는 최근 임원의 40%를,삼성은 24%를 잘라버린 것. 특히 삼성카드는 기존 30개 지점을 17개로 합치고 사업부를 22개에서 17개로,전체 116개팀을 97개로 각각 줄이는 대규모 조직감축도 단행했다. 양사는 앞으로도 군살빼기를 더 할 예정이다.

후발 카드사 중에서는 외환카드가 토요 휴무 반납,임직원 급여 20% 반납,직원 복지지원 중단 조치에 이어 직원 89명을 명예퇴진시켰다. 또 우리카드는 임원수를 3명에서 2명으로 줄였고,비씨카드도 최근 직원 32명을 명퇴시켰다. 국민은행 카드도 올들어 정규직 153명을 내보냈다.

그러나 현대와 롯데카드는 이때를 기회라 보고 상위권 진입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적극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두 카드사는 우선 계열사 내 백화점 등의 고객을 끌어안으면서 회원수를 크게 늘려가고 있다.

롯데카드는 다음달 1일 롯데백화점 카드 부문을 인수·합병한다. 이와 관련,롯데카드는 이미 400억원을 들여 통합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600만명의 롯데백화점 회원을 끌어안게 되면 롯데카드는 모두 6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업계순위도 4위가 된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 회원들의 소비습관과 규모가 안정적인 만큼 합병에 따른 시너지(상승)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기아자동차 회원들을 끌어안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백화점과 자동차 회원은 최고급 소비자 리스트로 인식된다.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 구입시 큰 폭의 할인혜택을 주는 ‘현대카드 M’ 카드 출시로 짭짤한 효과를 본 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백화점과도 손잡고 제휴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또 현대해상화재보험 및 현대오일뱅크와의 제휴카드도 발급 중이다. 자동차·백화점·보험·주유소 고객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소비자군을 형성한 것.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이 최근 한 모임에서 밝힌 포부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카드의 벤치마킹 모델은 국내 1,2위인 LG나 삼성카드가 아니다”며 “글로벌시대,글로벌카드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인 시티카드가 현대카드의 모델”이라고 강조한 것.

업계관계자는 이를 두고 “기존 ‘빅2’의 위상을 뛰어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정태영 사장과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현대기아차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부사장,현대백화점 정지선 부회장이 친밀한 친척 관계라는 점도 동맹의 힘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인식된다. 카드업계 4자 대결은 그래서 흥미롭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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