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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황기연號 수출입은행, 다음 과제는 '공급망금융 확대' [국책은행은 지금]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1 07:00

조선·플랜트·해외건설 등 중장기 수출금융 성장 공신
IMF·글로벌금융위기도 함께 넘었다...외환위기시 유동성 추가 공급
황기연 행장, 5년간 150조원 규모 금융지원 패키지’ 지휘

황기연 수출입은행장 / 사진제공=한국수출입은행

황기연 수출입은행장 / 사진제공=한국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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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1976년 7월 1일 출범 이후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수출 최전선 파트너’로서의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한다.

올해 수은의 50주년은 단순한 기념의 의미를 넘어선다. 미국의 통상 압력,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고환율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수은의 역할이 다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현장 중심의 능동적인 정책금융기관’을 슬로건으로 제시하며, 2028년까지 여신잔액 16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이정표를 세웠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으로는 ▲통상위기 극복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및 상생성장 지원 확대 ▲초혁신경제 구현을 위한 국가전략산업 중점 육성 ▲핵심 공급망 구축을 통한 경제안보 강화 ▲글로벌 사우스 등 신수출시장 개척 등이 제시됐다.

수출주도 성장 금융 기반 확립…7100억 달러 수출대국 수훈갑

수출입은행 출범 후 우리나라 연간 수출 규모 성장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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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의 출발점은 한국 경제가 중화학공업 중심의 수출 산업화를 본격화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창립 이후 수은은 단순한 무역금융 공급기관을 넘어 조선, 플랜트, 산업기계, 해외건설, 자원개발 등 장기 자금이 필요한 수출 산업의 금융 기반을 담당해왔다. 민간 금융회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장기·대규모·고위험 수출 프로젝트에 정책금융을 공급하며 한국 기업의 해외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수은은 이후 해외투자금융과 수입금융, 보증 업무까지 영역을 넓혔다. 해외투자금융은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구축과 현지 시장 진출을 지원했고, 수입금융은 필수 원자재와 전략 자원 확보를 뒷받침했다.

보증 업무는 해외 발주처와 글로벌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국 기업의 신용을 보강하는 장치로 기능했다. 특히 선박금융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플랜트 금융 등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수주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수은의 50주년은 한국 수출의 외형 확대와도 맞물린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돌파해 7097억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780억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이 다시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부상한 가운데, 수은은 향후 5년간 150조원 규모의 ‘수출활력 ON 금융지원 패키지’를 통해 수출기업의 금융 방파제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수은의 역할은 수출금융에만 머물지 않았다. 수은은 정부로부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남북협력기금의 운용을 위탁받아 개발도상국 경제협력과 남북 교류협력 사업도 수행해왔다. EDCF는 1987년 이후 개발도상국의 산업 발전과 경제 안정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으며, 2024년 말 기준 59개국 544개 사업에 총 290억달러를 승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때 자본 확충…위기마다 수출기업 안전망 역할

수출입은행 주요 연혁

수출입은행 주요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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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의 존재감은 경제 위기 국면에서 더욱 뚜렷해졌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금융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정부는 수은의 자본 여력을 확대해 수출금융 공급 기반을 보강했다. 수은의 수권자본금은 1998년 1월 2조원, 같은 해 9월 4조원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1997년 1850억원, 1998년 8050억원을 현금과 공기업 주식 형태로 출자했고, 1999년부터 2004년까지도 1조10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는 수은이 외환위기 이후 위축된 수출기업의 자금 조달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당시 민간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결제와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고, 수은은 정부 출자와 대외 조달을 바탕으로 수출신용과 외화대출 공급 여력을 유지했다. 위기 국면에서 정책금융기관이 민간 금융의 공백을 메우는 구조가 이때부터 본격화된 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수은은 외화 유동성 안전판 역할을 맡았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국내 외환시장이 급변하고 은행들의 해외 차입 여건이 악화되자 한국은행과 정부는 외화 유동성 공급 대책을 가동했다. 당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외환안정기금은 무역금융 지원 등을 포함해 총 350억달러 규모의 외화 유동성 공급책을 발표했고, 별도로 274억달러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공급됐다.

수은은 이 과정에서 수출기업의 결제자금과 무역금융 공백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위험 회피에 나서면서 선박, 플랜트, 해외건설 등 장기 수출 프로젝트 금융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정책금융을 통해 수주산업의 연속성을 뒷받침했다. 수은의 외화 조달력과 정부 신용을 활용한 금융 공급이 한국 기업의 해외 수주와 수출 회복에 안전판 역할을 한 것이다.

50주년 비전은 165조 여신…AI·방산·원전·공급망 집중

황기연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은의 향후 50년을 준비하기 위한 네 가지 전략축으로 미래성장동력 확보, 생산적 금융을 통한 통상위기 극복,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현장성과 실행력을 제시했다. 특히 수출산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총력지원 체계를 구축해 2028년까지 여신잔액을 16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방산·조선·원전 등 전략 수주산업에는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반도체·바이오·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대미 투자 금융수요에도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주요 업무계획도 이 같은 방향에 맞춰 짜였다. 수은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150조원 규모의 ‘수출활력 ON(溫) 금융지원 패키지’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콘텐츠·푸드·뷰티 등 유망 소비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석유화학·철강 등 기간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에는 3년간 110조원 이상을 공급한다. 비수도권 소재 기업에 대해서는 수은 총여신의 35%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역경제와 상생성장 지원을 강화한다. AI 산업 전 분야에는 5년간 22조원, 방산·원전·인프라 등 전략 수주 분야에는 5년간 100조원이 투입된다. 수은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보고 석유화학, 철강, 배터리 등 어려움을 겪는 산업의 판로 다변화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사우스’ 전략, 신규 수출입시장 발굴 앞장

수출입은행 '수출활력 ON 금융지원 패키지' 주요 내용

수출입은행 '수출활력 ON 금융지원 패키지'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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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황기연 행장이 취임 후 신성장전략으로 제시한 ‘글로벌 사우스’ 공략 방안은 새로운 시장을 찾는 수출입기업들을 지원할 수출입은행의 승부수로 꼽힌다.

글로벌 사우스란 비서구권, 개발도상국 또는 제3세계 국가들을 통칭하는 용어다. 글로벌 사우스에는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남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전체, 대한민국, 일본, 이스라엘,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한 오세아니아가 포함된다.

수은은 글로벌 사우스 등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수출금융·공급망기금·EDCF(대외경제협력기금)·개발금융을 패키지로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시장 진출 초기에는 EDCF를 통해 인프라 사업을 지원해 우리 기업의 수주 이력을 확보하고, 이후 수출금융 우대지원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돕는 구조다. 구체적으로는 찾아가는 영업애로 청취 및 EDCF의 개도국 정부 네트워크 연계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황 행장은 “현재도 수은 전체 여신의 약 45%를 개도국 관련 사업에 지원하고 있다”며 “수은이 보유한 다양한 정책자금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수출시장과 생산기지 등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확대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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