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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윤리법’ 금융권 부담만 가중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12-21 20:11

정보 조회건수 최다…적발 사례 없어

관계 기관 “정보 공개·실사, 모르는 일”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증식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공직자윤리법’이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금융권의 업무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법에 따라 정부산하에 설치된 각종 윤리위원회는 매 분기마다 은행, 증권사 등에 막대한 분량의 신용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제재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금감원, 재경부, 국회 등은 정보의 제공을 기피하고 있어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공직자윤리법이 별반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각종 단체들에 설치된 윤리위원회는 분기마다 은행에 관련 공직자의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해 제공받고 있지만, 정작 집계된 정보는 사장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리위원회에 제공되는 정보량은 전체 건수 중 20~30%를 차지하고 있어서 은행의 업무에 적잖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기관은 기관장 직인만 찍힌 백지 상태의 ‘자료제출요구서’를 미리 만들어 놓은 뒤 필요할 때마다 내용을 써넣어 발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분기마다 막대한 분량의 정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후속조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보 제공에 따른 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일단 관련 정보를 수집하자는 생각이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거래내역 신고제도도 사실상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시행 이후 단 한건의 적발건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결과, 2001년 기준으로 전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20%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연대는 불법 주식투자를 한 혐의가 있는 공직자에 대해 윤리위가 법무장관에게 조사를 요청한 적이 한 번도 없고 공직자윤리위 심사에 의해 뇌물죄나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처벌 받은 예도 전무하다고 분석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일반인의 무관심 속에 신용정보가 무분별하게 도용되고 있다”며 “정보 관리의 허술함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재경부와 금감원, 그리고 국회는 신용정보 요구 및 제공에 대한 취지는 물론 이에 대한 후속 조치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국회의 요청에 따라 관련 정보를 수집했지만 추가 요청이 없어서 국회에 실제로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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