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 도입과 관련,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방카슈랑스 도입을 연기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형사는 물론이고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대형사들 조차 별도팀 설치와 은행 지분 매입을 통한 전략적 제휴선 강화 등의 대비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비해 알리안츠, ING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 조기 도입론을 앞세워 공격적인 실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이 2003년 8월로 예정된 방카슈랑스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보고 T/F팀 등 별도 실무팀 설치와 전략 제휴선 모색 등 뚜렷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은 금융연구소와 실무 부서에서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 등 기본적인 자료 수집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금융기관 간 전략적 제휴도 상품 판매 확대 수준일 뿐 장기적인 업무 제휴나 자체 인력 양성을 위한 장기 플랜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 고위 관계자는 “내년 8월로 예정된 방카슈랑스 도입이 다시 연기될 것으로 본다”며 “방카슈랑스와 관련해 별도의 실무 작업을 벌이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교보생명도 방카슈랑스 도입 자체에 의문을 갖고 있다. 여기에 장기 경영 전략 수립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경영 컨설팅 이후에나 방카슈랑스와 관련,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생명도 현재 실무 담당자 1명을 방카슈랑스 관련 업무에 배치하고 있지만 관련 정보 수집 단계에 머물고 있다. 특히 대한생명은 매각 작업으로 인해 방카슈랑스와 같은 장기 전략 수립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 도입과 관련, 대비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형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 도입을 연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내다 보고 있다. 도입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방카슈랑스 도입 분위기를 부추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외국계 생보사 중 알리안츠그룹은 하나은행과의 지분 참여를 통해 공동으로 생·손보 합작 회사 설립에 박차를 가했다. ING베어링은 국민은행에 대한 의무지분보유 비율을 변경하면서까지 자회사인 생명과의 제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