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들의 이익 배당 일종인 보험금 할증이 지연될 조짐이다. 올 상반기 예정위험률 중 하나인 경험 생명표가 변경됨에 따라 배당을 하지 않는 무배당 보험의 보험료 할증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경험생명표 변경에 의문을 가지면서 실무작업에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도 기존 보험금 할증과 함께 보험료 인하요인이 되는 경험생명표 변경을 꺼리고 있다.
이로 인해 생보사들이 실속만 차린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지난해 생보사들은 예정이율 인하를 단행, 보험료를 최고 20%정도까지 올렸다. 여기에 최근 금감원이 범위요율을 5%까지 내리면서 중소형사들의 예정이율 인하도 줄을 잇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생보업계에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도입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금감원과 생보사들이 보험료 할증 등 관련 작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예정위험률, 예정사업비, 예정이율 등을 감안해 보험료를 산정하는데 경험생명표는 예정위험률 중 하나다. 평균적으로 5년 주기로 도입되는 경험생명표가 변경, 위험률이 낮아지면 보험료 할증을 실시해야 한다. 보험업법에도 무배당 상품의 경우 예정위험률 변경에 따른 보험료 할증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97년 3차 경험생명표가 도입될 때에도 생명보험사들은 8~10%정도 보험금을 할증해 준 전례가 있다. 하지만 요율 인가권을 쥐고 있는 금감원은 보험 시장 규모가 커져 일부 대형사들이 자체적으로 요율을 산정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삼성 등 대형 생보사들도 경험생명표가 변경되면 신상품 보험료 인하와 함께 기존 무배당 상품까지 보험금을 할증해 줘야 하기 때문에 업계 눈치만 살피고 있다.
물론 과거부터 생보사들은 기초 자료 부족으로 보험개발원에서 작성하는 생명경험표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 등 일부 대형사들이 자체 요율 산정이 가능한데도 상대적으로 위험율이 높은 보험개발원 자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높은 위험률인 보험개발원 자료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생보사들의 속내가 깔려 있는 것이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도입돼도 해당 상품 개발까지는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며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이러한 일정이 더욱 늦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