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를 동시에 보유한 그룹사들의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한 가운데 기존 그룹사들의 생·손보 시장 신규진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들 그룹사들의 시장 확대는 ‘생·손보 벽허물기’를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점과 금융시장의 겸업화, 대형화 추세와 함께 보험업계가 그룹사의 신구 경쟁 구도로 재편된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끈다. 현재 생·손보업을 동시에 진출한 그룹사는 대한, 삼성, LG, 동부, AIG 등이며 교보, 한화, 알리안츠제일, 금호그룹이 손보업에 진출했거나 손보사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편 삼성생명과 화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그룹계열사들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중 한가지 영역에 주력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미 시장에 진출한 5개 그룹의 생·손보 시장 점유율이 모두 50%를 넘어섰다. 삼성생명과 화재가 각각 39%
와 30%로 선두를 달렸다.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LG화재가 13%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인 반면 그룹계열사인 럭키생명은 0.6%에 그쳤다.
대한생명도 19%의 시장점유율을 보인 반면 자회사인 신동아화재는 4.1%를 기록했으며 동부그룹 계열사인 화재와 생명이 각각 13%와 0.5%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손해보험전문그룹인 AIG는 생명과 손보시장에서 모두 저조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한편 최근 단종보험사인 코리아디렉츠를 인수한 교보생명을 시작으로 생·손보를 동시에 운영할 가능성이 높은 그룹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한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과거 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제일화재의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손보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제일화재 대주주가 한화그룹 회장의 친딸이라는 점도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대규모의 본사 자금력을 앞세워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알리안츠그룹도 생보시장에 이어 손보사 인수를 검토중이다.
또한 금호생명과 동양화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금호그룹과 한진그룹의 생·손보 진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금호생명이 이미 손보사 인수를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자금력과 기존 이미지를 앞세워 손보시장에 진출할 경우 손해보험시장의 일대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생보 관계자는 “그룹사들의 생·손보 진출은 대기업 계열사가 가지는 이미지와 보험업 특성상 계열사와 관계사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중요한 것이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