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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銀 협력비 3배·경남銀 금리 0.38%p↑…지방銀 금고 '수성값' 압박 [지방금융 안방이 흔들린다③]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5 11:00

KB, 울산→부산·광주→경북까지…기초 2금고 넘어 광역금고 잇단 도전
울산시 재협상에 경남銀 정기예금 평균금리 2.27%→2.65%
금고 뺏기진 않았지만 ‘수성값’ 상승…고금리·출연금에 지방銀 수익성 영향

(왼쪽 위부터) 김성주 BNK부산은행장, 김태한 BNK경남은행장, 박춘원 전북은행장, 정일선 광주은행장, 강정훈 iM뱅크 행장 / 사진제공 = 각 사

(왼쪽 위부터) 김성주 BNK부산은행장, 김태한 BNK경남은행장, 박춘원 전북은행장, 정일선 광주은행장, 강정훈 iM뱅크 행장 / 사진제공 =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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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자치단체 금고를 둘러싼 은행권 경쟁도 '금리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지방은행이 오랫동안 지켜온 광역자치단체 금고까지 잇달아 문을 두드리자 지자체들도 더 높은 예금금리와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당장 지방은행의 금고 점유율이 크게 흔들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금고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보다 '얼마를 주고 지키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정부가 지자체 금고 약정금리를 공개하도록 제도를 바꾸면서 지자체 간 금리 비교가 쉬워졌고, 금고 선정 과정에서도 예금·대출금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신규 도전까지 맞물리면서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기존 금고를 유지하기 위한 금리와 협력사업비 부담이 동시에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금고 자체가 수익성을 보고 들어가는 사업은 아니라고는 하나, 출혈경쟁이 과열될 경우 지방은행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울산 금고금리 0.38%p 인상…계약 중에도 금리 다시 쓴 경남銀

지방자치단체 금고 보유 현황 추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보유 현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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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경쟁 환경의 변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울산이다.

울산시는 지난달 제1금고인 BNK경남은행, 제2금고인 NH농협은행과 기존 금고 약정을 변경해 예금금리를 올렸다. 경남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기존 2.27%에서 2.65%로 0.38%p 상승했고 농협은행도 2.26%에서 2.39%로 0.13%p 올랐다.

이례적인 것은 현 금고 약정이 끝나기도 전에 금리를 다시 협상했다는 점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전국 지자체 금고 약정금리가 공개되면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금리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자 은행들과 재협상에 들어갔다.

당시 공개된 광역지자체 금고 평균금리는 광주가 3.32%, 제주가 3.27%인 데 비해 울산은 2.43%로 하위권이었다. 이번 조정으로 울산시가 얻는 추가 이자수입은 연간 약 3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자체에는 재정수익 확대지만 금고은행 입장에서는 그만큼 공공자금을 통한 조달 이점이 줄어드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울산시 제1금고는 2023년 차기 금고 선정 당시 경남은행과 KB국민은행이 경쟁했던 곳이라는 점이다. 국민은행은 당시 제1·2금고에 모두 제안서를 냈지만 기존 경남은행·농협은행 체제가 유지됐다.

금고 자체는 지켰지만 경쟁 이후 조건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경남은행이 울산시에 제시한 협력사업비도 2017~2019년 60억원에서 2020~2023년 110억원, 현 약정에서는 13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도전이 당장 금고 탈환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지방은행이 부담해야 할 금리와 출연금 수준을 끌어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금리 공개에 평가 배점까지↑…지자체도 더 높은 조건 요구

지방자치단체 금고 예금이율 추이 (2022년은 나라살림연구소 추정치, 2026년은 행정안전부 공시 기준)

지방자치단체 금고 예금이율 추이 (2022년은 나라살림연구소 추정치, 2026년은 행정안전부 공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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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움직임은 울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2월 개정한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에 따르면 지자체는 금고 약정 개시 후 30일 이내에 약정에 따라 적용되는 대출·예금금리를 홈페이지와 공보에 공개해야 한다.

금고 선정 평가에서 자치단체에 대한 대출·예금금리에는 기본적으로 17점이 배정된다. 여기에 지자체가 지역 특성을 반영해 배분하는 기타항목 점수를 금리 평가에 추가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금리 경쟁을 강화할 여지도 커졌다.

실제로 올해 경북도금고 선정에서는 '도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배점이 기존 20점에서 22점으로 높아졌다.

경북도금고는 약 20년간 NH농협은행이 제1금고, iM뱅크가 제2금고를 맡아왔다. 그러나 2027~2030년 금고 공모에는 두 은행에 더해 KB국민은행이 처음으로 제안서를 제출했다. 연간 약 15조원 규모 도 재정을 관리하는 금고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대형 시중은행과 금리·조건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경북 울진군과 의성군 제2금고를 맡고 있고 올해 문경시와 경주시 금고 선정 경쟁에도 참여하는 등 경북지역 공공금융시장 접점을 넓히고 있다. 과거 기초자치단체의 제2금고를 중심으로 지방 공공금융시장에 진입했다면 이제 광역 도금고까지 경쟁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울산→부산→광주→경북…KB, 지방銀 핵심금고 잇단 노크

올해 연말 계약 만료를 앞둔 지자체 금고 및 현재 금고 운영 추이

올해 연말 계약 만료를 앞둔 지자체 금고 및 현재 금고 운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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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지방은행의 핵심 금고를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곳도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2023년 울산시 제1금고에서 경남은행에 도전한 데 이어 2024년에는 부산시와 광주시 제1금고에 잇달아 제안서를 제출했다.

부산에서는 제1금고를 장기간 맡아온 부산은행과 국민은행, 기업은행이 맞붙었다. 부산은행이 제1금고에서 복수 금융기관과 경쟁한 것은 2000년 이후 24년 만이었다. 광주에서도 국민은행이 55년간 광주시 제1금고를 맡아온 광주은행에 직접 도전했다.

두 곳 모두 지방은행이 제1금고를 지켰다. 올해 기준 수도권을 제외한 국민은행의 지방 지자체 금고도 9곳으로 2022년 11곳보다 오히려 줄었고, 9곳 모두 제2금고다.

숫자만 보면 지방은행의 안방을 잠식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울산에서 부산·광주를 거쳐 올해 경북도금고까지 국민은행의 입찰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의 '체급'은 분명 높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충청권에서 실제 금고 확대 성과를 내고 있다. 충남도 제2금고를 국민은행으로부터 되찾은 데 이어 올해 단일금고에서 복수금고로 전환한 보령시의 신설 제2금고도 확보했다. 우리은행 역시 2024년 광주시 제2금고에 실제 제안서를 냈으며 지난해 전북도금고 사전설명회에도 참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뿐 아니라 협력사업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광주은행이 대표적이다. 광주은행은 2021년 시작한 직전 광주시 제1금고 약정에서 4년간 협력사업비 40억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제1금고를 놓고 경쟁한 뒤 시작된 현 약정(2025년 개시) 기준에서는 협력사업비가 120억원으로 세 배 증가했다.

제2금고까지 합하면 증가 폭은 더 크다. 기존 광주시 금고의 협력사업비는 광주은행 40억원과 국민은행 20억원 등 총 60억원이었지만 현 약정에서는 광주은행 120억원, 농협은행 27억원 등 총 147억원으로 2.45배 늘었다.

부산과 대구, 울산에서도 지방은행이 부담하는 협력사업비 규모가 상당하다. 직전 공모 기준 부산은행은 부산시 제1금고에 303억원, iM뱅크는 대구시 제1금고에 220억원, 경남은행은 울산시 제1금고에 130억원을 제시했다.

협력사업비뿐 아니라 금고 공모를 전후로 지역신용보증재단 출연이나 소상공인 금융지원 등 지역사회공헌 경쟁도 치열해진다. 지방은행으로서는 단순히 입찰서에 적힌 비용뿐 아니라 지역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넓은 의미의 '수성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다.

지방은행 금고 아직은 견고하지만…비용인상 압박 가중

그럼에도 현재까지 금고시장 자체의 판도는 견고하다.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를 기준으로 부산·경남·iM·광주·전북·제주 등 지방은행 6곳이 금고 업무를 맡은 지자체는 2022년 97곳, 2024년 98곳, 올해 98곳이었다. 제1금고 역시 36곳에서 35곳으로 한 곳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대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같은 기간 31곳에서 29곳으로 감소했다. 제1금고는 2022년과 올해 모두 6곳으로 변함이 없다. 시중은행의 지방금고 공세가 아직 실제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지방은행이 앞으로도 같은 비용으로 금고를 지킬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금고 약정금리가 공개되면서 지자체가 다른 지역과 조건을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됐고, 금고 평가에서도 금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자본력이 큰 시중은행들이 광역자치단체 핵심 금고까지 입찰에 참여하면 기존 금고은행은 더 높은 금리와 협력사업 조건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그간 지방금고 사수의 경쟁상대는 농협은행 정도에 그쳤지만, 수도권에 기반을 둔 시중은행들까지 넘어오면서 경쟁 환경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하며, “시금고 유치는 애초에 수익성을 내기 위한 사업은 아니지만, 관련 기관 영업이 엮여있는 만큼 지방은행들도 포기하기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에 놓칠 수도 없어서 진퇴양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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