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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밖 ‘머니 게임’ 불붙었다

장종회 기자

jhch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30 15:53

월가 글로벌PEF ‘제너럴 애틀랜틱’ 조코비치 영입
46년 만에 처음 스폰서십 대신 ‘지분’ 제공 계약
페더러·세레나 등 스포츠 스타 잇단 투자자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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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종회 기자] 테니스 코트 위에서 통산 24차례나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살아있는 테니스의 전설’ 노박 조코비치가 라켓을 잠시 내려놓고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 입성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제너럴 애틀랜틱(General Atlantic)이 최근 윔블던 개막을 앞둔 시점에 조코비치를 글로벌 전략자문역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GA는 페이스북과 우버 등 글로벌 테크기업의 초기 성장을 이끈 초대형 투자사다. 운용자산(AUM)이 1260억 달러(약 174조 원)에 달한다. GA가 개별 스포츠 선수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46년 만에 처음이다. 25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노리는 조코비치의 행보는 이제 스포츠를 넘어서 자본시장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GA, 조코비치의 ‘스포츠테크 딜 소싱’ 주목

월가 투자은행(IB)과 사모펀드업계는 이번 GA의 조코비치 영입을 자본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스포츠·웰니스’ 투자 본격화 신호로 보고 있다. 조코비치가 전 세계에 걸쳐 보유한 헬스케어·스포츠테크 네트워크, 우량 투자처 발굴(Deal Sourcing) 능력을 핵심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GA는 최근 스포츠 자산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멕시코의 명문 축구클럽인 ‘클럽 아메리카’ 지분 49%(약 2억 4000만 달러)를 확보했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의 중계권을 관리하는 브라질 스포츠 미디어 에이전시 ‘라이브모드(LiveMode)’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GA 경영진은 지난 2023년에 조코비치를 프랑스오픈 직전 처음 만나 자본동맹의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의 관심은 조코비치가 개인투자자 수준을 넘어서 ‘기관급’으로 체급을 올렸다는 점에 쏠리고 있다. 조코비치는 수분보충 브랜드 ‘워터드롭(Waterdrop)’에 지분투자를 한 뒤 자체 보충제 라인 ‘SILA’를 론칭한 바 있다. 또 덴마크 바이오기업 ‘코안트바이오레스(QuantBioRes)’ 지분 80%를 인수하며 투자부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코비치는 프랑스 축구클럽 ‘르망(Le Mans)’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자산시장에서는 개인 순자산만도 2억 5000만 달러로 추정되는 조코비치가 GA의 거대 자본플랫폼에 올라타 스포츠 금융시장 판도가 바뀔만한 메가급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폰서십 대신 지분’…테니스계 지각변동

조코비치가 GA와 손잡으면서 글로벌 스포츠 스타들의 수익모델이 종전의 ‘광고·스폰서십’ 중심에서 ‘지분(Equity) 투자’ 위주로 패러다임 변경이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지난 2019년에 조코비치에 앞서 로저 페더러는 스위스 신생 운동화 브랜드 ‘온(On)’에 약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3%를 확보했다. 그 후 ‘온’이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시가총액이 한때 190억 달러를 돌파하자 페더러의 지분 가치는 4억 달러(약 5500억 원) 수준으로 폭등했다. 평생 코트 위에서 몸을 던져 번 총상금(1억 3,000만 달러)의 3배가 넘는 거액을 투자 한 방으로 거둬들여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것.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도 자신의 이름을 딴 벤처캐피털(VC)인 ‘세레나 벤처스(Serena Ventures)’를 설립해 활약 중이다. 세레나는 85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이 가운데 14개 이상의 기업을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내 탁월한 투자실력을 보였다.

NBA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도 로빈후드(Robinhood), 시트긱(SeatGeek) 등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영국에서는 이미 850명 이상의 프로 스포츠 선수가 참여하는 네트워크형 펀드인 ‘더 플레이어스 펀드(The Players Fund)’가 출범해 직접투자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부펀드나 사모펀드들의 테니스계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CVC는 여자테니스협회(WTA)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블루아울(Blue Owl)은 2026 그랜드슬램 4대 대회에서 공식 스폰서로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테니스 산업에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 투입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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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골드만 등 월가 IB ‘선수 모시기’ 전쟁 가열

스포츠 스타들이 거물급 투자자로 진화하면서 이들의 자산을 관리하고 소속 스포츠 비즈니스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월가의 대형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월가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JPMorgan)은 최근 드웨인 웨이드(NBA), 톰 브래디(NFL), 아자 윌슨(WNBA), 메건 라피노(축구) 등 미국 스포츠 레전드 9명을 전격 영입해 ‘선수 자문단(Athlete Council)’을 출범시켰다. 대학 유망주부터 프로 선수, 은퇴 선수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자산관리 프로그램을 선수들이 직접 설계하도록 한 것이다. ‘선수 전담 센터(Athlete Center of Excellence)’도 신설해 미국 내 50만 명이 넘는 대학·프로·은퇴 선수를 타깃으로 영업망을 꼼꼼하게 짜고 있다.

월가가 이처럼 천문학적인 자산을 가진 대형 스포츠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선수들의 소득 구조가 가진 치명적인 ‘미스 매치’ 때문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 프로 스포츠 선수의 평균 커리어 기간은 3~5년에 불과하다. 20대 중반에 수십억, 수백억 원의 거액이 한꺼번에 들어오지만 30대 중반이면 은퇴해 벌어둔 돈을 50년 이상 굴려야 하는 구조다.

NFL 은퇴 선수 6명 중 1명은 은퇴 후 12년 이내에 파산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수들의 65%는 학창시절 금융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채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다 보니 막대한 부를 순식간에 날리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동안 초고액 자산관리(WM) 시장에서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에 비해 열세였던 JP모건은 ‘스타 마케팅’ 전담센터를 통해 판도를 뒤집겠다는 복안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말 대형 에이전시인 ‘엑셀스포츠(Excel Sports)’를 약 10억 달러에 인수해 선수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시점부터 자산을 묶는 초강수를 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학 선수의 초상권과 이름 사용권 시장이 열려 대학시절부터 유망주들에게 거액의 자본이 흘러 간다”며 “선수 한 명을 자산관리 고객으로 확보하면 은퇴 후 투자자문은 물론 배후 에이전트, 매니지먼트사, 구단주, 브랜드 파트너십까지 연결된 거대한 산업생태계를 통째로 흡수할 수 있어 월가의 ‘선수 모시기’ 전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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