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THE COMPASS] 코스피 8000시대, 여전히 발목 잡는 기업 지배구조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9 14:25

국내증시, PBR 1배 이하 1704개사 달해…M&A∙구조조정 절실
롯데렌탈, 일반주주 차별 매각…저평가 원인 대표적 사례 지적
거버넌스포럼 'KOSPI 9000에도 남아 있는 저평가 숙제' 세미나

최근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와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남 전 APG자산운용 대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좌장), 류시로 코다이라 니혼게이자이신문 선임기자(발표), 구현주 한누리 법무법인 변호사, 세스 피셔 오아시스 매니지먼트 CIO(영상 참여)

최근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와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남 전 APG자산운용 대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좌장), 류시로 코다이라 니혼게이자이신문 선임기자(발표), 구현주 한누리 법무법인 변호사, 세스 피셔 오아시스 매니지먼트 CIO(영상 참여)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코스피 지수가 8000선을 넘었지만 여전히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지 못하는 기업이 수두룩하다. 인수합병(M&A)과 산업 구조조정 등이 요구되지만 거버넌스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기업·금융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에서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 기업은 1704개사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기업수는 총 2536개다. 무려 67.1%가 장부가치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초 2000선 초반에 불과했다. 현재는 8000~9000선에서 거래될 정도로 크게 올랐다. 증시 상승을 견인한 섹터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지주사 등 일부에 국한된다. 수급 자체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여타 섹터가 저평가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수급 쏠림은 AI가 선택이 아닌 필수(AX: AI 대전환)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적 자본 배분 측면을 고려해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막 내리는 ‘규모의 경제’…자본 배분 원칙이 핵심 과제

국내 주요 그룹사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룹 최대주주가 적은 지분으로 다수의 계열사들 지배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또 중복상장 이슈가 발생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저평가되는 원인이 됐다.

국내 증시 저평가의 모든 원인은 ‘비효율적 자본 배분’이라는 말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룹사들은 최대주주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핵심·저수익 계열사를 보유하면서 기업 가치 결정의 핵심인 자본활용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AI 시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K자형 성장(양극화)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덩치만 키우는 인수합병(M&A)이나 문어발 확장은 시장에서 환영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및 AI 관련 기업들의 ROE는 20%를 넘는 반면, 전체 기업 ROE 평균은 8% 수준이다. 반도체와 AI 산업에 속한 기업들을 제외하면 ROE는 더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기업 경영진들에게는 자본 배분 원칙 수립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재정의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기업 가치를 결정짓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주주 차별’ 롯데렌탈 매각…한국 거버넌스 민낯

비핵심·저수익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걸림돌이 있다. 최대주주 중심 M&A가 그 주인공이다.

롯데렌탈 매각 사례가 대표적이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가 인수하기로 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우선 독과점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어피니티는 이미 SK렌터카를 보유하고 있어 롯데렌탈을 인수할 경우 사실상 독과점 지위에 오르면서 시장 경쟁이 제한될 것을 우려했다.

또 다른 하나는 일반주주 차별 문제다. 어피니티는 최대주주 지분 인수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시켰다. 동시에 롯데렌탈은 자본확충 일환으로 어피니티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증자 계획을 세웠다.

일반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 혜택도 없는 상황에서 주당가치가 희석되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배구조 문제 여전…최대·일반주주 차별 해소해야

지난 25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코스피 9000에도 남아있는 저평가의 숙제’ 세미나에서도 롯데렌탈 사례가 언급됐다. 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 중 하나가 지배권 거래구조라는 지적이다.

같은 주식이지만 일반주주라는 이유로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과 가격차가 크다면 시장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 이는 결국 거버넌스 문제와 연결돼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나선 류시로 코다이라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 선임 기자는 “기업 거버넌스와 M&A에서 이사회가 핵심”이라며 “이사회가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기업가치 저평가 해소를 위해 M&A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한 연성법(Soft Law)으로 움직이는 반면, 한국은 상법 개정을 통한 경성법(Hard Law)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것이 놀랍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일본을 벤치마크해 저평가 해소에 나서고 있지만 방법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만큼 한국이 상대적으로 강한 정책을 펼치는 배경에는 지배구조 문제가 크다는 의미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세스 피셔 오아시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좀 더 직접적으로 한국 시장 문제를 지적했다. 오아시스 매니지먼트는 행동주의 펀드로 현재 일본 시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사실상 아직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피셔 CIO는 “한국 시장은 저평가된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면서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행동주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은 최대주주 지배력이 높고 사실상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기업 의사결정이 ‘주주’보다는 ‘최대주주’ 중심으로 움직인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등 경영과 자본배분 효율성 측면보다 최대주주 지배력과 의사가 우선시되는 격이다.

패널토론에 나선 김정남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선진시장팀 대표 역시 “일본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어 연성법이 잘 작동한다”며 “국내 시장은 지배주주가 이사회를 움직이는 구조라 일본과 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롯데렌탈 사례처럼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대주주에게만 국한시키지 않고 일반주주와 나눠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대주주와 일반주주들 동등하게 대하는 M&A가 시장 우호적 상황을 만드는 것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 등에도 효율적이라는 진단이다.

김정남 전 대표는 다만 “모든 주주들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동등하게 보장하는 방식은 원매자에게 비용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 부담이 오히려 M&A 등을 저해하고 산업 역동성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제도적 균형을 잘 잡아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증권 다른 기사

1 국회 정무위원장에 유동수·재경위원장에 조승래…금융·경제 입법 시동 금융·경제부처를 소관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후반기 위원장을 둘다 여당(與黨)에서 맡았다.자본시장 선진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등에 중점을 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지원할 수 있는 입법적인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원구성과 함께 올 하반기에 가장 관심이 높은 입법 현안으로는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이 꼽히고 있다.금융·경제 소관 상임위원장 야당→여당1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제 22대 국회 하반기 정무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재정경제기획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국회법 상 상임 2 개인 순매수 100조 육박…“신규 자금보다 자산 재배분이 주도” 국내 증시에서 올해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1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자금 출처를 둘러싼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는 단일한 자금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소득 증가에 따른 신규 저축, 금융자산의 구조적 재배분, 레버리지(차입 투자) 확대라는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소득 증가가 만든 ‘신규 투자 여력’가장 기본적인 자금 기반은 가계 소득 증가다. 최근 고용 환경 개선과 명목 소득 증가 흐름에 따라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서 소비 이후 남는 저축 여력도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증권업계는 올해 들어 형성된 개인 투자 여력을 가계의 순저축 증가 및 금융자산 3 코스콤, SI·ITO사업팀 신설 등 조직개편…"사업경쟁력 강화" 코스콤이 30일 시장사업부 확대, SI·ITO사업팀 신설 등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코스콤 측은 "사업 경쟁력 강화와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라고 설명했다.사업기획 기능과 실행력 제고…대외협력실 신설 자본시장본부 시장사업실은 시장사업부로, 금융상품기획실은 금융상품기획부로 확대 개편했다.정책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대외협력실을 신설했다. 기존 대외협력부의 홍보 기능은 홍보부로 확대했다.IT인프라사업본부에는 SI/ITO사업팀을 신설했다. 데이터사업본부에는 통합 데이터 비즈니스 발굴과 AI 대응 플랫폼 구축을 담당하는 데이터융합사업TF부를 신설했다.경영지원본부에는 HR혁신TF부를 새로 만들었다. 자본시장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