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 본사. /사진=유한양행
반환 아픔 딛고 부활한 MASH 신약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M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의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YH25724의 국내 첫 임상시험이다. YH25724 임상은 성인을 대상으로 단회 투여와 12주 반복 투여 방식으로 진행된다.YH25724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21(FGF21)과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에 동시에 작용하는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이다. 유한양행의 자체 단백질 엔지니어링 기술과 제넥신의 지속형 항체 융합 플랫폼 ‘HyFc’ 기술이 적용됐다. YH25724는 전임상 연구에서 FGF21과 GLP-1의 이중 작용을 통해 지방간염 개선과 항섬유화, 간세포 손상 및 간 염증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타사의 FGF21 계열 약물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식욕 증가나 잦은 설사 등의 부작용을 GLP-1의 보완 작용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YH25724는 지난 2019년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됐다가 2025년 권리가 반환된 이력이 있다. 하지만 과거 파트너사 주도로 진행된 3건의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과 약동학(PK)·약력학(PD) 특성이 확인되며 ‘동급 최고(Best-in-class)’ 약물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독자 임상을 통해 자체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한 이후, 2상 단독 혹은 병용 2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의 이러한 선제적 독자 임상 행보는 지난달 28일 개최된 ‘R&D Day’에서 제시된 신약 개발 로드맵의 연장선이다. 회사는 R&D Day에서 5개의 포스트 렉라자 신약 후보를 공개했다.
5종은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저셉트(YH35324)’ ▲MASH 치료제 ‘YH25724’ ▲HER2(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 표적 항암제 ‘YH42946’ ▲HER2 기반 이중항체 항암제 ‘네스로타미그(YH32367)’ ▲EGFR(표피생장인자수용체) 기반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4’다.
먼저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는 유한양행이 비항암제 분야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지속형 IgE Trap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임상 1상 단계에서 기존 글로벌 표준 치료제인 오말리주맙과 비교해 높은 유리 IgE(free IgE) 억제 효능을 입증했으며, 아나필락시스 등 과민성 부작용 없이 우수한 내약성을 확인했다.
회사는 현재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으로, 향후 식품 알레르기와 아토피 피부염 그리고 알레르기성 천식 등 다양한 질환으로 적응증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렉라자 DNA 이식’ 항암 3종 성공할까
항암제 파이프라인 3종은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 과정에서 입증된 ‘수직적 경로 차단’과 ‘면역항암제 병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해당 후보물질들을 전신 부작용을 유발하는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완치 가능성을 높여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HER2 기반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는 HER2와 4-1BB를 이중으로 타깃하는 항체로 현재 후기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종양 부위에서만 선택적으로 면역세포 활성화를 증폭하도록 설계됐으며, 임상 과정에서 12mg/kg 투여 시 난치성 담도암 환자에게서 장기적인 완전관해(CR)가 관찰되는 등 지속적인 항종양 효능을 나타냈다.
EGFR(표피생장인자수용체) 기반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4’는 글로벌 EGFR 양성 고형암 시장을 정조준한다. 현재 임상 1상 용량 증량의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아울러 비소세포폐암 등 HER2 변이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 ‘YH42946’은 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 우려 없이 월등한 효과를 나타내는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로서 현재 임상 1상을 이어가고 있다.
R&D 체계 쇄신…‘포스트 렉라자’ 속도
유한양행은 5대 핵심 신약 외에 뚜렷한 시장 수요를 겨냥한 유망 파이프라인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다. 만성신장질환(CKD) 치료제 ‘YHC1102’는 단기적인 혈역학적 조절에 그치던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장 질환 악화의 근본 원인인 세포 내 염증과 섬유화를 직접 타깃한다. 유한양행은 오는 9월 YHC1102의 국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파이프라인의 성공률과 투자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한양행은 R&D 운영 체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임상 1상 후기에서 2상 초기 단계를 기술수출(LO) 최적기로 판단하고, 각 파이프라인에 전문 프로젝트 매니저(PM)를 전진 배치해 맞춤형 사업개발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알레르기, MASH, 만성신장질환 신약처럼 향후 광범위한 환자 대상의 대규모 임상이 필수적인 후보물질들은 ‘유한 USA’를 거점으로 글로벌 특정 질환 전문기업과 연계하거나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신설법인(New Co)을 기획 중이다. 이를 통해 모회사의 비용 부담은 줄이고 임상 규모와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재 가시화된 파이프라인에 더해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을 겨냥해 대량 생산에 유리한 ‘경구용 합성신약’과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극대화한 ‘월 1회 초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투트랙으로 가동 중이다. 기존 주사제들의 한계로 지적된 근육 감소를 방지하고 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이는 차세대 기전을 통해 미충족 수요를 확실히 채운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유한양행은 TPD 기술을 차세대 핵심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TPD는 해당 단백질 자체를 세포 안에서 분해·제거하는 차세대 신약 기술이다. 기존 약물로 공략하기 어려웠던 단백질까지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한양행은 TPD 전담 조직을 꾸리고 지난 1월 중앙연구소장에 최영기 전무를, 신설된 뉴 모달리티 부문장에 조학렬 전무를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하며 역량을 끌어올렸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사장은 “이번 YH25724 임상 1상 시험을 통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투여 용량에서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고, 약력학 지표 평가를 바탕으로 예비적 개념 증명 가능성을 탐색할 계획”이라며 “연내 임상 대상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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