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콜마가 압도적인 마진율과 성장세로 내실을 챙긴 반면, 코스맥스는 매출과 이익 규모에서 우위를 점하며 팽팽한 진검승부 구도를 형성했다.
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820억 원, 영업이익 53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영업이익은 3.3%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매출이 7280억 원으로 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789억 원이다.
전체 실적에선 한국콜마가 코스맥스보다 앞섰지만, 화장품 본업만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콜마 실적에는 ‘HK이노엔’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HK이노엔의 매출은 2587억 원, 영업이익은 332억 원이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중심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적은 매출로 턱밑까지 쫓아온 한국콜마
자회사 실적을 걷어낸 한국콜마의 제조자개발생산(ODM) 부문 성적표를 보면, 이번 1분기 화장품 부문(국내 및 해외법인 합산) 전체 매출이 4121억 원, 영업이익은 490억 원이다. 이 기간 화장품 사업 매출 6820억 원, 영업이익 530억 원을 거둔 코스맥스가 매출과 이익 규모 측면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셈이다.
본업인 화장품 부문만 봤을 때 외형과 영업이익에서는 코스맥스가 우위에 있지만, 기업의 자본 운용 효율성과 펀더멘털 개선 속도를 가늠하는 마진율(영업이익률)과 성장세 지표를 봤을 땐 한국콜마가 코스맥스보다 앞서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매출 규모가 코스맥스보다 2700억 원이나 작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총액 격차를 단 40억 원으로 좁히는 역량을 보여줬다. 그 배경에는 ‘고수익 마진’ 구조가 있다. 한국콜마의 올해 1분기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률은 11.9%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맥스의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률은 7.8%에 머물렀다.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0% 성장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31.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맥스는 매출이 15.9% 느는 사이 영업이익은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형을 키운 쪽은 코스맥스지만, 투입 대비 수익을 내며 성장을 이룬 쪽은 한국콜마인 셈이다.
◇희비 엇갈린 미·중 시장 성적
두 기업의 체급과 수익성 격차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미국 및 중국시장에 있다. 코스맥스는 중국(상해·광저우 합산)에서 고객사와 카테고리 다변화에 안착하며 1분기 194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 대비 19.6% 성장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에서의 활약도 중국 못지않다. 코스맥스는 현지 인디 뷰티 브랜드의 호황을 발판 삼아 미국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420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순손실은 78억 원으로 39억 원 줄였다.
반면, 한국콜마는 미국법인의 부진이 전체 실적 총량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이 됐다. 현지 1위 대형 고객사의 주문 감소 여파를 맞은 미국법인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4% 감소한 134억 원에 그친 것에 더해 3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캐나다법인마저 영업적자 17억 원을 기록하며 미주 지역 전체에 수익성 경고등이 켜졌다.
이와 달리 중국법인의 경우에는 매출 473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7%, 3.0% 증가했다.
한국콜마는 미국시장 적자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킨케어’와 ‘선케어(자외선 차단제)’ 카테고리의 동반 수출 증가에 힘입어 1분기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끌어올리며 두 자릿수 마진율을 기록했다.
코스맥스는 전체 제품군 중 스킨케어 비중이 64%다.
반면 한국콜마는 스킨케어(55%)를 기반으로 고마진 카테고리인 선케어(26%)를 차별화 무기로 준비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올해는 이른 무더위로 선케어 성수기가 일찍 도래한 데다, 기존에 거래하던 국내 인디 브랜드들이 글로벌 대형 브랜드로 스케일업(Scale-up)하며 스킨케어와 선케어 양쪽 모두에서 수출 물량이 늘었다.
여기에 글로벌 톱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킨케어 ODM 수주 실적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콜마는 국내 사업에서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2% 증가한 512억 원을 달성, 영업이익률 14.9%을 기록했다. 국내 스킨케어·선케어 호실적이 해외 법인의 부진을 덮은 셈이다.
반대로 코스맥스 한국법인은 1분기 4232억 원이라는 압도적인 외형을 달성하고도 영업이익은 380억 원, 영업이익률 8.98%를 남기는 데 머물렀다.
덩치를 불리는 과정에서 대손상각비 23억 원이 발생했고, 185억 원에 달하는 벤더사(수출 대행) 지급수수료 등 판관비 부담이 급증한 탓이다.
코스맥스는 외형 성장을 이뤘음에도 고질적인 비용 부담 탓에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두 기업 모두 K-뷰티 수출 호황이라는 훈풍을 타고 성장궤도에 올랐지만, 하반기 글로벌 뷰티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해 극복해야 할 핵심 과제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코스맥스는 외형 성장에 걸맞은 체계적인 ‘비용 통제’ 능력을 입증해 이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상대적으로 한국콜마는 고마진 품목 성장세를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현지 법인의 영업력을 회복해야 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미국 법인의 경우 현지 고객사 다변화 효과가 가시화되며 2분기에도 높은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체질 개선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이르면 이번 2분기 내에 분기 영업이익의 완벽한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북미법인의 수익성은 미국 2공장이 안정화되고 신규 고객사 유입이 확대되면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이 ODM 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는 흐름에 발맞춰, 북미 생산 기지를 중심으로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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