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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삼성바이오 ‘경고등’…노사갈등에 보안리스크까지 ‘설상가상’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9 15:35

고용부 중재 노사 협상, 끝내 결렬
압수수색 부른 ‘문건 유출’ 논란도
“갈등 장기화 시 2분기 실적 영향”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사 갈등의 늪에 빠지며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5월 초 전면 파업에 이은 준법투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내부 문건 유출 논란에 따른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겹치며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무기한 준법투쟁에 공장 가동 차질 우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중부지청 중재 아래 진행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간 협상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자율교섭 방식으로 전환됐다. 앞서 노조는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교섭을 진행하겠다며 중부청에 일정 조율을 위임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만 재확인한 채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1~5일 쟁의행위를 마친 노조 측은 현재 초과근무를 전면 거부하는 방식의 준법투쟁을 무기한 지속 중이다. 정해진 시간 외의 주말 특근이나 비상 상황 시 추가 인력 투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현재 기본공정 자체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어 당장의 셧다운 등 대형 악재는 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24시간 무균 상태를 유지하며 쉼 없이 돌아가야 하는 바이오 공정 특성상, 인력의 유연한 투입이 차단되면 돌발 변수나 연장근무가 필수적인 국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양측 모두 이달 초순 이후 협상 과정 전반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

노사 간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과 경영권 개입 여부 문제다. 노조는 기본급 14.3% 및 350만 원 정액 인상, 임직원 1인당 3000만 원 타결금 지급, 영업이익 20%의 초과이익성과급(OPI)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채용, 인력 배치는 물론 회사 분할·합병(M&A) 같은 굵직한 사안에도 노사공동위원회의 사전동의를 명문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6.2% 인상과 일시금 600만 원 지급안을 제시하며 선을 긋고 있다. 특히 인사 및 M&A 개입 요구에 대해서는 기업의 고유 경영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타결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삼성전자와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삼성전자 타결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사정이 계속해서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호황기에 막대한 초과이익을 내는 반도체 산업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비교하기엔, 수익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의 성과를 이유로 매년 누적되는 고정비(기본급)를 급격히 올리면 차세대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 동력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 또한, 스피드가 생명인 글로벌 수주전에서 핵심 의사결정마다 노조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면 경쟁사들에게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개년 1분기 실적.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3개년 1분기 실적.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보안 리스크’까지 설상가상…실적 타격 가능성

노사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보안 리스크’까지 발생했다. 지난 26일 인천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사내 기밀 문건 유출 의혹과 관련해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사측이 노조 위원장을 상대로 내부 세금계산서 등을 자의적으로 편집해 외부에 유포했다며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조치다. 노조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성장세에 오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5570억 원, 영업이익 2조692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 원' 시대를 열었다. 기세는 올해도 꺾이지 않았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매출 1조2571억 원, 영업이익 58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8%, 35.0%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업계는 기업이 거둔 영업이익을 단순한 ‘분배의 대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벌어들인 돈은 인프라 증설과 글로벌 거점 확대를 위한 자금으로 투입해야 살아남는, 치열한 시장 환경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나날이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CDMO 사업은 대규모 투자와 고객사의 신뢰가 최우선 경쟁력”이라며 “생산 차질 우려 등 불안정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개별 회사의 타격을 넘어 국내 바이오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회사의 경쟁력 훼손 우려뿐만 아니라 쟁의행위에 따른 직접적인 재무 피해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분기까지 이어지던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 당장 2분기부터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진행된 전면파업과 이전 부분파업 영향으로 현재까지 약 1500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2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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