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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삼성전자, EVA 본질로 본 성과급 갈등 논란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9 13:32

FCF 연평균 34% 성장 압박…자산배분 ‘기회비용’ 딜레마

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 추이 및 구성요소(2026년은 연환산 기준)./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 추이 및 구성요소(2026년은 연환산 기준)./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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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성과급 산정 체계가 ‘블랙박스’라는 점이 지목되지만 그 기준이 되는 경제적부가가치(EVA)는 분석 주체마다 수치가 달라지는 지표다. 이는 ‘블랙박스’ 자체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기업가치를 지탱하기 위한 자산배분 딜레마가 핵심이다.

19일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2025년 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FCF)는 2조930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의아할 수 있지만 더 컴퍼스의 FCF 산출 기준은 ‘세후영업이익(NOPAT)-자본적지출(CAPEX)-운전자본증가’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FCF(영업활동현금흐름-CAPEX)와 가장 큰 차이점은 감가상각비를 더하지 않는 부분이다.

감가상각비는 기업으로부터 현금이 실제로 유출되는 항목이 아니다. 업계가 FCF 산출 과정에서 감가상각비를 더해주는 이유다.

하지만 감가상각비는 투자 등으로 이미 유출된 자금을 연도별로 나눠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방식이다. ‘더 컴퍼스’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FCF를 보수적으로 처리한다. 감가상각비를 대규모 투자 외에 기업이 현재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지출로 보는 것이다.

EVA 이해를 위한 WACC 개념

FCF를 얘기를 먼저 꺼낸 배경에는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이 있다. WACC는 기업이 부채 혹은 자본 형태로 자금을 조달할 때, 들어가는 각각의 비용을 가중평균한 수치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자본과 부채형태로 각각 70억원, 30억원을 조달하고 자본비용은 10억원, 부채비용은 5억원이 발생한다고 가정하자. 단순 계산을 위해 세금 영향을 제외하면 자기자본비용률은 14.29%(10억원/70억원), 타인자본비용률은 16.67%(5억원/30억원)이다. 여기서 자기자본비중 70%, 타인자본비용 30%를 각각 곱하면 WACC는 15%(14.29% X 70%+16.67% X 30%)다.

WACC 산출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기자본비용률이다. 예시에서는 ‘10억원’으로 자기자본비용을 고정했지만 이는 주주들이 요구하는 기대수익률로 실전에서는 자산가격결정모형(CAPM)으로 구한다.

CAPM 공식은 개별 기업의 위험프리미엄에 베타(시장 대비 민감도)를 곱하고 국채와 같은 무위험자산 수익률을 더해 구한다. 산식이 복잡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위험프리미엄 산정 과정이 주관적이며 베타 또한 과거 데이터인 것은 물론 얼마의 기간을 설정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CAPM을 구하는 주체에 따라 자기자본비용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의미다.

‘더 컴퍼스’는 CAPM 대신 FCF가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얼마나 성장해야 현재 시가총액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구해 대신한다. 현재 시가총액을 시장이 합의한 기업의 ‘내재가치’로 보고 요구성장률을 구하는 역산 방식이다.

‘더 컴퍼스’ 기준 2025년 삼성전자 FCF는 적자로 자기자본비용률을 구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 FCF는 약 88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18일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643조원이다. FCF가 88조원일 때 연평균 34% 성장해야 시가총액 수준에 도달한다.

연평균 34% 성장률 요구하는 시장…자산배분 딜레마

삼성전자 투하자본수익률(ROIC) 및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삼성전자 투하자본수익률(ROIC) 및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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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역사적으로 10년간 매출액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한 기업은 손에 꼽는다. FCF 기준으로는 더 박하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전체 경제성장률을 장기간 상회하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FCF가 88조원(최대치 기준)일 때, 연평균 FCF 성장률이 34%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단순히 내재가치에 도달하기 위한 수치가 아니라 현 시총액을 유지하거나 그 이상 오르기 위해 기업이 들여야 하는 비용이다.

연평균 FCF 성장률 34%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종 투자와 연구개발(R&D)이 필수다. 하지만 연평균 20% 성장조차 달성이 어렵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이 대표적이다.

즉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하는지에 따라 기대수익률 충족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명목상 발생하는 수익과 그 폭발적인 성장은 기업에 분명한 호재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를 고려하면 단순하지 않다.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임금과 상여금을 포함해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문제를 꼽자면 경제적부가가치(EVA=ROIC-WACC)를 기준으로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EVA 산정 기준이 ‘블랙박스’라는 점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기자본비용률은 모든 주체별로 도출되는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산식을 공개해도 논란은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삼성전자 노조가 주장하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상한 제한 폐지 등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도 없다. 이는 앞서 언급한 기업가치를 지탱하기 위한 자산배분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산배분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다른 쪽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구조가 현재의 삼성전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상장사 전반은 물론 자본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문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정말 셀 수 없이 다양하다”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잣대를 들이댈 수 없기 때문에 논쟁과 타협 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기업과 노조 중 어느 쪽이 일방적인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사태는 결국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야 해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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