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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한솔테크닉스, 손대는 사업마다 부진…반도체 올인도 불안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08 12:41

LCM∙LED∙태양광 ‘잔혹사’, 경쟁 구도 오판 결과물
1161억 규모 유증, 30% 주가 희석…주주는 ‘희망고문’

한솔테크닉스 주가 추이./출처=딥서치

한솔테크닉스 주가 추이./출처=딥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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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한솔테크닉스가 반도체 부품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하며 사세 확장을 위한 11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하지만 시장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과거 ‘성장 동력’이라며 야심 차게 진출했던 사업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탓이다.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경영 전략 등 근본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 시가총액은 올해 초 1800억원에서 최근 5000억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간 정부와 금융당국 주도로 추진된 ‘밸류업’ 기조에도 한솔테크닉스 주가는 사실상 정체 상태였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촉발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밸류 리레이팅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일말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한솔테크닉스는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최근 116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으며 조달된 자금은 타법인 지분취득(윌테크놀러지)에 쓸 계획이다. 발행주식수는 1241만주로 현재 상장주식수(4063만주) 대비 30.5%에 달한다. 성장을 위한 투자지만 당장 주주들은 막대한 가치 희석을 감내해야 한다.

뒷북 진입과 잦은 철수…경영 전략 부재

시장에서 유증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주가 희석과 동시에 신규 투입되는 자본을 통한 주주 환원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당 가치가 낮아지는 만큼 그 자체를 회복하고도 남을 정도의 고성장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한솔테크닉스 유증에 대해서는 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과거 이력을 보면 관통하는 키워드는 ‘저마진 구조’와 ‘전략적 실기’다. 한 때, 매출 증대 핵심으로 꼽혔던 LCM(액정디스플레이모듈) 사업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LCM 산업을 강화한다는 자체가 의문점이었다. 결국 한솔테크닉스는 2023년 LCM 사업을 중단했다.

LED 소재 사업 역시 대규모 손상차손만 기록하다가 2023년 철수했다. 이뿐만 아니라 태양광 사업 또한 글로벌 업황 둔화와 저가 공세에 밀렸다. 지난 2월 신설 자회사인 한솔에너지원으로 사업을 이관하면서 직접 운영을 포기했다.

한솔테크닉스가 부진을 겪은 사업의 공통점은 ‘중국’이다. 중국은 한솔테크닉스가 관련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이전부터 저렴한 생산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확장했던 분야다. 해당 산업은 여전히 중국 공급과잉에서 벗어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영 전략 부재가 한솔테크닉스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반도체 호황에 ‘올인’…불안한 과거 이력

한솔테크닉스 투하자본수익률(ROIC) 및 가중평균자본비죵(WACC) 추이(2026년 1분기 ROIC 증가는 투하자본 축소 영향, WACC는 2025년부터 자본비용 제외됨)./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한솔테크닉스 투하자본수익률(ROIC) 및 가중평균자본비죵(WACC) 추이(2026년 1분기 ROIC 증가는 투하자본 축소 영향, WACC는 2025년부터 자본비용 제외됨)./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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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그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호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과거 한솔테크닉스의 뒤늦은 시장 진입과 퇴장의 반복은 이번 유증과 투자성공 가능성에도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솔테크닉스의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2.3%, 단순 연환산 기준으로는 약 9%에 달한다.

지난 2023년 7.1%에서 2025년 2.4%까지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분자에 해당되는 세후영업이익(NOPAT) 자체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 분자에 해당되는 투하자본(IC)가 작년 66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5000억원까지 줄어든 결과다. 한솔테크닉스가 사업 조정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ROIC가 증가한 것이다.

한솔테크닉스 잉여현금흐름(FCF)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한솔테크닉스 잉여현금흐름(FCF)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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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자본적지출(CAPEX)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수익성이 더 큰 폭으로 악화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적자로 전환했다.

따라서 올해 한솔테크닉스 주가 상승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기대감에 오른 주가 수준에 증자를 참여한다는 자체가 부담이다. 30%가 넘는 가치 희석도 감내해야 한다.

기업가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들쭉날쭉이다. 앞서 언급한 반복되는 사업 진입과 철수가 원인이다. 그만큼 예측 가능성이 낮아 밸류 저평가가 ‘디폴트값’으로 작용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솔테크닉스 사업은 ‘IT’라는 카테고리가 있지만 명확한 정체성은 없다”며 “이는 밸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설령 반도체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여도 리레이팅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산업 트렌드가 변하면 또 다시 밸류 할인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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