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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서울시 금고 잡아라”…진옥동 ‘수성ʼ vs 임종룡 ‘탈환ʼ [은행권 금고 쟁탈전]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27 00:00 최종수정 : 2026-04-27 21:14

50조 넘는 초대형…신한 vs 우리 ‘양강 구도ʼ
상징성·사업성 겸비…기관영업 핵심 승부처

“50조 서울시 금고 잡아라”…진옥동 ‘수성ʼ vs 임종룡 ‘탈환ʼ [은행권 금고 쟁탈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서울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은행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50조원이 넘는 초대형 자금을 관리하는 국내 최대 지자체 금고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단순한 수익사업을 넘어 은행권 위상을 가르는 상징적 승부로 재부각되는 모습이다.

시는 5월 4~6일에 걸쳐 제안서를 접수한 뒤 5월 중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통해 1금고와 2금고를 각각 선택할 계획이다. 입찰 참여 은행별 프레젠테이션은 5월 11~15일에 진행된다.

금고별 최고 득점 기관을 1금고와 2금고로 지정하며, 차기 시금고로 선정 시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서울시 자금을 관리하게 된다. 1금고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2금고는 기금을 각각 맡는다.

우리銀, 1915년 경성부금고부터 104년 독점

서울시금고의 역사는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한천일은행(현 우리은행 전신)이 금고 업무를 맡으며 시작된 서울시금고는 이후 100년 넘게 우리은행 중심의 운영 체계를 유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금고는 단순한 자금 보관 역할을 넘어 도시 재정 운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집행, 공공기금 관리 등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흐름 전반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이다.

특히 오랜 기간 한 은행이 금고를 맡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서울시금고는 은행 경쟁력의 상징이라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1999년에는 수의계약 방식에 대한 지적이 일자,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전환됐지만 이후에도 우리은행의 아성은 그대로였다.

그러나 2018년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당시 서울시는 금고 운영 자체를 단수 체제에서 1·2금고로 나누는 복수 체제로 전환했고, 신한은행이 1금고를 차지하며 판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어 2022년에는 2금고까지 신한은행이 확보하면서 현재는 신한은행이 서울시 1·2금고를 모두 운영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50조 초대형 자금에 '금고지기' 상징성

서울시금고가 은행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이유는 단연 규모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51조4778억원으로,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금고은행은 이 자금을 기반으로 현금과 유가증권 출납·보관, 세입·세출 관리 등 핵심 재정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단순히 자금을 보관하는 수준을 넘어 공공 재정 운영의 실질적 창구 역할을 맡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대규모 수신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금융 및 기관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실제로 금고 운영은 기업금융과 기관영업 확대의 핵심 기반으로 작용해 왔다.

서울시금고의 또 다른 의미는 상징성이다. 수도 서울의 재정을 맡는다는 점에서 금고은행은 사실상 국가 대표 은행과 유사한 위상을 확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시금고 선정은 단순한 사업 수주를 넘어 은행의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서울시금고를 기관영업의 간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같은 상징성은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고 운영 경험 자체가 향후 다른 지자체나 공공기관 입찰에서 중요한 레퍼런스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출연금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면서다. 그런데도 은행들이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장기적인 사업 기회와 브랜드 효과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신한 독주 속 '구금고'는 3분 체제

서울시금고 이후 오는 하반기에 예정된 구금고 유치 경쟁 또한 관심사다. 현재 서울시 본청 금고는 신한은행이 1·2금고를 모두 맡고 있는 가운데, 자치구 금고는 은행별로 분산돼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우리은행은 14곳(강동·강서·관악·금천·마포·서대문·성북·송파·양천·용산·영등포), 신한은행은 6곳(강남·강북·구로·성동·서초·은평), 국민은행 5곳(광진·노원·도봉·동대문·동작)을 운영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서울시금고 선정이 향후 지방자치단체 금고 경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에 이어 인천 등 주요 지자체 금고 선정도 예정돼 있어 이번 결과가 연쇄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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