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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정기선 SMR 회동…“10년 내다본 미래사업 준비” 하루 만 힘 실었다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4 16:52

미국 SMR 사업 협력 방안 논의…관련 사업 박차
HD한국조선해양 투자·HD현대중공업 제작으로 역할 분담
美 원전 시장 95GW…노후 원전 교체·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겹쳐
사장단에 당부한 '미래사업' 사례…신규 성장동력 주목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과 지난해 8월 SMR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과 지난해 8월 SMR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사진=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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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정기선닫기정기선기사 모아보기 HD현대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장기적 안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미래사업을 치열하게 준비하자’고 당부한 지 하루 만에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힘을 싣는 행보를 보였다.

14일 HD현대에 따르면 정 회장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을 만나 미국 SMR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서울에서 진행된 회동에는 정기선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가 참석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출력을 줄여 안전성과 건설 기간을 함께 개선한 차세대 원자로다. 공장에서 주요 부품을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대형 원전보다 짓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SMR 수요가 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투자’·HD현대중공업 ‘제작’ 나선다

HD현대는 그룹 내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SM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약 440억 원)를 투자하며 협력을 시작했고, SMR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60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실제 제작은 HD현대중공업이 담당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4년 12월 테라파워로부터 미국 와이오밍주에 지어질 345메가와트(MW)급 나트륨 원자로에 들어갈 원자로 용기 제작을 처음 수주했다. 이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 제작 경험을 활용한 첫 사례다.

이후 지난해 3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맺고 1년여간 제조 타당성과 가격 경쟁력, 인도 일정을 연구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5월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 핵심 설비를 만들어 공급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설계·조달·시공(EPC)은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 현대건설이 맡는다. 테라파워가 나트륨 기술을, HD현대중공업이 주기기 제조를, 현대건설이 시공을 나눠 맡는 구조다.

노후 원전 25%가 미국에…교체 수요·데이터센터 확장 겹쳐

미국은 약 95기가와트(GW) 규모로 전 세계 원전 설비의 약 2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원전 시장이다. 상당수 원전이 1970년대 가동을 시작해 노후화한 만큼 교체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기선 회장은 이날 "기술, 제조, EPC를 아우르는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차세대 원자로의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며 "자체적인 기술 개발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SMR 발전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앞으로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상용화에 앞서 생산설비 투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사장단에 던진 메시지와 맞물린 행보…미래 성장동력 주목

앞서 정 회장은 이번 회동 전날인 지난 13일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HD현대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정기선 회장은 조영철·조석·이상균 부회장과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등 11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10년, 20년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경영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미래사업을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MR 사업은 2022년 투자를 시작한 이후 아직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고, 실제 상용화까지도 시간이 더 필요한 대표적인 장기 투자 사업이다. 다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된 만큼 HD현대에서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다.

다만 전날 사장단 회의가 이번 회동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회동과 전날 사장단 회의 간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면서도 "다만 SMR 사업이 회장이 강조해온 '미래사업'의 실제 사례 중 하나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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