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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크루즈 실패 잊어라' 현대차, 북미 뉴동력 '픽업' 재정비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3 12:59

2일 개막 뉴욕 오토쇼서 중형 픽업 콘셉트 ‘볼더’ 첫 공개
2024년 최초 픽업 ‘싼타크루즈’, 아쉬운 성적에 단종설까지
선호도 높은 정통 픽업으로 재정비…픽업 강자 GM과 협력

현대차가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중형 픽업 콘셉트 '볼더'. /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중형 픽업 콘셉트 '볼더'. /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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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북미 공략을 위한 ‘픽업 트럭’ 전략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2021년 미국에 출시한 첫 픽업 ‘싼타크루즈’가 디자인 등에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는 현지 수요가 높은 정통 ‘바디 온 프레임’ 디자인을 채택하고, 북미 픽업 강자 GM과 협력해 라인업을 확장하는 등 픽업 재도전에 나선다.

차세대 중형 픽업 트럭 콘셉트 ‘볼더’ 공개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차세대 중형 픽업 트럭 콘셉트 ‘볼더’를 첫 공개했다. 볼더는 현대차가 미국 공략의 핵심 병기 중 하나로 꼽은 픽업 트럭의 방향성과 비전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다.

볼더는 아웃도어 성지로 알려진 콜로라도주(州)의 도시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차량은 ▲바디 온 프레임 차체 구조 ▲대담하고 강인한 디자인 ▲기능 중심의 설계 등을 통해 현대차가 향후 선보일 차세대 중형 픽업트럭에 대한 선명한 디자인 방향성과 의지를 보여주는 콘셉트 모델이다.

차량의 전체적인 실루엣은 넓은 차창과 직각 형태의 디자인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탑승자에게 개방감을 선사한다. 특히 사파리 관찰 차량에서 주로 활용되는 고정식 상부 이중창으로 풍부한 채광과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볼더는 다양한 오프로드 주행 환경을 고려해 경사로나 험로에서도 원활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가파른 접근각과 이탈각, 브레이크오버각을 확보했다. 계곡이나 수로에서도 주행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또한 운전자는 실시간 오프로드 가이던스 시스템을 통해 개인 디지털 스포터가 함께 하는 듯한 환경 속에서 보다 자신감 있게 오프로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차량 외장은 티타늄의 질감에서 착안해 깊이감과 광택을 강조한 마감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며, 낮은 프로파일의 루프랙과 루프레일 사이의 철제 격자 구조물로 오프로드의 이미지를 강조했을 뿐 아니라 실질적인 추가 적재 능력도 확보했다.

볼더는 37인치의 대형 머드 터레인(Mud-Terrain) 타이어를 장착해 디자인적 완성도와 함께 험로 주행 성능을 제고했다. 토잉 훅(Towing Hook, 견인 고리)과 도어 손잡이 등 주요 외장 요소에 반사 소재를 적용해 야간에도 차량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현대차 차세대 중형 픽업 볼더 주요 재원. / 사진=제미나이

현대차 차세대 중형 픽업 볼더 주요 재원. / 사진=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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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크루즈 반면교사’…현대차, 디자인부터 재수정

볼더는 현대차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구축하기 위해 내놓는 전략형 제품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오프로드 브랜드 ‘XRT’를 론칭하는 등 오프로드 차량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프로드 차량 수요가 높은 북미, 오세아니아 등 시장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기 위함이다.

오프로드 대표 격 차량인 픽업 트럭은 국내에서 작업용 차량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미국 등 북미에서는 작업용은 물론 취미, 출퇴근용으로도 쓰이는 등 수요가 높다.

현대차는 앞서 2021년 포드, GM, 토요타 등 정통 픽업 강자들이 주도하는 미국 시장에 첫 픽업 트럭 ‘싼타크루즈’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싼타크루즈는 SUV 산타페를 기반으로 제작된 중형 픽업 트럭으로 출시 당시 'SUV의 편안함과 픽업의 실용성을 결합한 혁신 모델'로 큰 기대를 모았다.

싼타크루즈는 경쟁사 제품들과 달리 SUV와 유사한 ‘모노코크’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도심형 픽업 트럭 전략을 내세웠지만, 모호한 정체성으로 초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모노코크 구조를 채택해 승차감은 좋지만, 전통적인 픽업트럭 소비자들에게는 적재 능력이나 견인력이 부족해 보였고, SUV 소비자들에게는 실내 거주성이나 실용성이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주요 경쟁 모델인 포드 ‘매버릭’과 가격 경쟁에서까지 밀리며 완전히 존재감을 잃었다. 매버릭은 저렴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실속파 소비자들을 공략한 반면, 싼타크루즈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며 '가성비' 측면에서도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싼타크루즈 실패 잊어라' 현대차, 북미 뉴동력 '픽업' 재정비이미지 확대보기
이 때문에 편매량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2025년 기준 싼타크루즈의 미국 판매량은 약 2만 5500대로 전년 대비 20% 급감했다. 반면, 포드 매버릭은 약 15만5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 싼타크루즈 판매량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현지에서는 단종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면교사 삼은 현대차는 볼더 디자인부터 정통 프레임 온 바디를 채택하는 등 북미 소비자 맞춤형으로 재정비했다. 특히 일반 고객뿐 아니라 오프로드 매니아 등 여러 고객층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볼더는 현대차 미국 디자인센터(Hyundai Design North America)의 주도로 탄생했다. 스틸 소재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외장 디자인 언어인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에 기반해 설계됐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부사장)은 “바디 온 프레임 구조의 볼더는 고객들이 오랫동안 바라온 역동적인 오프로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네 바퀴로 쓴 러브레터’”라며 “현대차의 특별한 콘셉트 모델이 극한의 모험을 즐기는 고객들의 요구를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사장)도 “볼더는 현대차가 미국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어떠한 방식으로 제공하려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바디 온 프레임 차량은 미국 문화의 근간이며, 현대차는 중형 픽업트럭 시장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가 픽업 콘셉트 볼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가 픽업 콘셉트 볼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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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과 협력 통해 픽업 트럭 라인업 확장

현대차는 볼더뿐만 아니라 향후 다양한 픽업 트럭 라인업을 추가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정통 픽업 강자 GM과 협력하는 등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8월 GM과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중남미 시장용 중형‧소형 픽업 트럭을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공통의 차량 플랫폼을 공유하는 동시에, 각 브랜드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내외장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GM과는 2028년 출시를 목표로 중남미 시장용 신차를 위한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관련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GM과 협력 당시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세그먼트 영역과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더 나은 가치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미 및 남미 시장에서의 양사 간 협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아름다운 디자인, 고품질, 안전 지향의 차량과 만족할 만한 기술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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