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 노란우산공제 확대, 가업승계 세제 완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 주요 성과를 통해 영향력을 입증했다.
납품대금 연동제, 30년 숙원 해결
대표적 정책 성과로 업계 30년 이상 숙원이던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가 꼽힌다. 하도급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자동 반영하는 제도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일방적 단가 인하 관행에 시달리던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했다.중소기업계는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제도화를 요구했으나, 대기업과 정부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 부담이 공급망 전체로 전가될 수 있고, 정부는 시장 왜곡 우려를 이유로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는 2021년부터 정부, 국회,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협의하고 입법 추진단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2022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 납품계약을 체결할 때 원자재·부품비 등 주요 원가가 일정 비율 이상 상승할 경우 납품대금을 조정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전까지는 정부·업계 간 ‘조정협의 의무제’에 머물렀지만, 중기중앙회는 국회·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이를 명문화된 법적 장치로 격상시켰다.
이후 2023년 계도 기간을 거친 뒤 2024년 전 산업에 본격 시행되면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관행에 대응할 방어수단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 중소기업협동조합 ‘협의요청권’ 도입도 추진 중이다. 중기부·공정위가 공정거래법·중기협동조합법 개정으로 조합이 대기업에 납품단가 등 거래 조건 공식 협의를 요청할 수 있게 하며, 연동제 개별 한계를 넘어 공동 협상력을 높인다. 플라스틱·주택가구 업계처럼 원자재 급등 시 협상 불균형 해소가 기대된다.
현재 연동제는 철강·석유화학·식품 등 10개 업종에서 표준계약서를 활용해 운영 중이다. 중기중앙회는 중기부·통계청과 공동으로 ‘납품대금 연동제 지원센터’를 운영해 원가 변동률 산정 기준과 표준품목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 제도는 단순 원가 보전 장치를 넘어 대·중기 상생 구조적 토대를 마련한 사례로 평가되며, 원재료 급등 시 반복되는 경영 악순환을 끊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노란우산공제 부금 20조 돌파
소상공인·중소기업 폐업·노후 대비를 위한 노란우산공제회는 중기중앙회 또 다른 대표적 성과다.2007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으로 도입된 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 사업주 폐업·노후·사망 등 위험에 대비한 공제 제도다. 중기중앙회가 기획·운영을 맡고, 공제금 적립금은 중소기업공제사업기금으로 관리된다.
출범 초기 가입자는 4,0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IBK기업은행 운영비 지원 유치, 하나은행 등 15개 금융회사와의 협약, 연예인 재능기부를 통한 공익광고 등을 통해 인프라가 확대되며 2011년 10만 명, 2018년 100만 명으로 가입자가 급증했다.
2022년에는 재적 부금 20조 원을 돌파하면서 개인형 공제제도 중 최대 규모로 자리 잡았다. 공제금 지급 건수는 누적 108만 건에 달하며, 폐업·질병 등으로 생계가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현금성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현재 추세로 오는 2030년 50조 원 달성을 내다본다.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누적 108만 건에 달하며, 최근 고금리 여파로 지급액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세다. 가입자는 연 최대 600만 원 납입분에 소득공제와 연복리 이자 혜택을 받으며, 공제금은 법적 압류 금지로 안정적이다. 대상은 연매출 15억~140억 원 이하 개인사업자·법인 대표자, 프리랜서·특수고용직 포함이다.
중기중앙회는 이달 말까지 ‘노란우산 온라인 가입 프로모션’을 통해 홈페이지·앱 신규 가입자에게 네이버페이 5만 원 쿠폰을 지급한다.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쇼핑부터 오프라인 편의점까지 활용 가능해 실질적 인센티브로 평가된다. 전국 17개 광역·110개 기초지자체의 ‘희망장려금’도 신규 가입 부금에 월 1만~3만 원씩 최대 12개월 추가 적립된다.
아울러 중기중앙회는 소상공인 재기 지원 강화를 위해 ‘새출발기금-노란우산 도약지원금’을 중개형 채무조정자까지 확대 시행한다. 오는 12월 15일까지 노란우산 가입·정상 상환 소상공인에게 10만 원을 지급하며, 2025년 수령자는 제외된다.
신청 시 새출발기금 상환내역확인서 또는 신용회복위원회 자료 제출이 필수로, 채무 완제자는 관련 증서로 대체 가능하다. 이는 채무조정 유형과 무관한 포괄 지원으로 소상공인 재도약을 뒷받침한다.
가업승계 세부담 완화
중소기업 경영 승계 문제는 수십 년간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상속세율(최고 50%)과 복잡한 사후관리 의무로 인해 가업 유지율이 30% 미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중기중앙회는 2010년대 초부터 국회·기재부 세법개정 건의안을 통해 ‘가업상속공제 확대’를 지속 건의해왔다.
가업승계 세제 지원 확대는 2022년 세법개정안에서 본격화됐다.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기존 최대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2023년 세법 시행으로 현실화됐다. 가업 영위 기간 30년 이상 기업에 적용되는 최고 한도 확대가 핵심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세대교체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경영 참여 요건도 완화됐다. 기존 20년 이상 경영 참여를 요구하던 기준이 10년 이상으로 낮아졌고, 이에 따라 10~20년 미만 가업은 400억 원, 20~30년 미만은 600억 원, 30년 이상은 1,000억 원 공제가 가능해졌다.
사후관리 기간은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돼 기업 운영 유연성이 높아졌으며, 증여세 과세이연 특례 범위 확대와 함께 생전 증여 시 세율이 최대 20%에서 10% 수준으로 경감됐다.
중기중앙회는 가업승계 지연 문제를 데이터로 입증하며 정책 변화를 주도했다. 업력 10년 이상 중소기업 500개 사 조사에서 조세 부담 우려가 94.5%, 가업상속공제 활용에 유보적 응답이 66.2%에 달했다. 경영자 60세 이상 비율(33.3%)과 평균 업력(14.3년)을 감안할 때 세제 개편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기재부·중기부는 2024년 세제 완화 등 가업승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세제 완화 외에도 후계자 교육, 융자·보증 연계, 사업재편 지원을 포함한 원스톱 체계를 구축했으며, 승계 등록기업에 판로·인력 개발 특례를 부여했다.
중기협동조합 법적 지위 인정
중소기업협동조합이 법적 ‘중소기업자’ 지위를 인정받도록 한 것도 중기중앙회 성과 중 하나다. 중기협동조합은 지난 2015년 관련법 개정을 통해 ‘조합과 연합회가 중소기업으로 간주된다’는 조항 신설로, 국가와 공공기관 조달·입찰 대상에 포함됐다.그동안 협동조합은 개별 중소기업 연합체로 간주돼 공공구매 입찰 참여가 제한되고, 정부 지원사업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법 개정으로 전국 630개 조합과 69만 개 회원사가 정책·금융지원, 조달시장 진입 등에서 실질적 혜택을 받게 됐다.
중기중앙회는 2010년대 초부터 협동조합의 모순적 지위를 지속 제기했다. 조합원 69만 기업의 공동구매·물류·마케팅 사업이 공공시장에서 배제되자, 2013년부터 국회, 중기부에 법 개정 건의안을 제출했다. 2014년 정책연구보고서에서 조합 매출 20조 원 규모에도 정책 적용 불가 문제를 데이터로 입증했다.
2015년 법 개정안 통과 후, 조합은 정부 지원사업(공동기술개발·해외진출 등) 우선배정 대상이 됐다. 공공조달 시장 진입으로 조합 공동판매 실적이 연평균 15% 증가하며 경제적 파급효과가 확인됐다.
법 개정으로 조합의 공공입찰 참여율이 2014년 12%에서 2018년 35%로 확대됐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집단중소기업’ 지위 부여로 정책자금 융자 한도도 상향됐다. 630개 조합이 운영하는 공동물류센터는 연간 운송비 1,200억 원 절감 효과를 냈다.
2024년 기준 조합원 기업 69만 개가 조합을 통해 기술교류, 판로개척 사업에 참여 중이다. 중기중앙회는 ‘조합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행정비용 20% 절감과 사업평가 투명성을 높였다.
이 조치는 협동조합을 단순 거래 조직에서 중소기업 경제 생태계 허브로 탈바꿈시켰다. 공동사업 매출은 법 개정 전후 연평균 10% 성장세를 보이며, 개별 조합 평균 수익이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주 52시간제·중대재해법 등 규제 완화
중소기업 현실을 반영한 노동·안전 규제 개선도 중기중앙회 주요 성과다. 대표적 사례가 주 52시간제 유연화와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이다.정부가 주 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중소기업이 생산·운영 리듬을 유지하는 데 커다란 부담을 느꼈다.
중기중앙회는 국회·고용노동부와 협의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특례를 확대하고, 일정 규모·업종에 대한 유예·완화 조치를 이끌어냈다. 이는 수만 개 중소기업이 제도 준수와 경영 현실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생산 계절성이 큰 제조·서비스업 중소기업이 법정 제한 내에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됐다.
또한 2022년 도입된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중소기업 안전관리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커지자, 중기중앙회는 ‘중대재해 대응 TF’를 꾸리고 전국 12개 지역본부에서 무료 안전컨설팅을 실시했다.
중기중앙회는 법 시행 초기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예외·유예 조항 마련과 함께 안전 관리 매뉴얼 배포, 현장 교육·컨설팅 지원 등을 추진해 현장의 혼란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 결과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처벌 유예와 안전 관리 매뉴얼 의무 제공 조항이 신설됐다. 이는 규제 강화와 경영 유연성 간 균형을 이루려는 정책적 시도로 평가된다.
정부와 국회는 중기중앙회 건의를 반영해 2024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을 개정, 상시 근로자 20인 이하 제조업체까지 안전보건관리체계 표준 매뉴얼을 보급했다. 중기중앙회는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협력해 ‘중소기업 안전경영 통합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며, 연간 3만 건 이상의 현장 위험성 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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