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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 성과급’, 단순 보상 넘어 ‘운명 공동체’ 시험대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26 15:03 최종수정 : 2026-01-26 15:25

임원 1,051명 자사주 지급… 보상 체계 넘어 ‘주주 가치 중심’ 경영 철학 대전환

삼성전자가 1,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해 임원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이는 단순한 보상 체계의 변화를 넘어, 삼성전자의 경영·보상 철학이 ‘내부 성과’ 중심에서 ‘주주 가치’ 중심으로 완전히 축을 옮기고 있음을 상징한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해 임원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이는 단순한 보상 체계의 변화를 넘어, 삼성전자의 경영·보상 철학이 ‘내부 성과’ 중심에서 ‘주주 가치’ 중심으로 완전히 축을 옮기고 있음을 상징한다. 사진= 삼성전자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삼성전자가 1,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해 임원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이는 단순한 보상 체계의 변화를 넘어, 삼성전자의 경영·보상 철학이 ‘내부 성과’ 중심에서 ‘주주 가치’ 중심으로 완전히 축을 옮기고 있음을 상징한다.

현금 대신 주식… “성과는 주가로 증명하라”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115만 2,022주(약 1,752억 원 규모)를 처분해 임원 1,051명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지급의 핵심은 ‘보상의 형태’와 ‘엄격한 조건’에 있다.

· 주가 연동형 지급: 약정 시점보다 주가가 하락하면 실제 수령하는 주식 수량도 줄어든다.
· 보유 의무(Lock-up): 부사장 이하는 1년, 사장단은 2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이는 경영진이 단기적인 실적 부풀리기에 집중하는 것을 방지하고,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에 책임을 다하도록 강제하는 장치다.

글로벌 스탠더드: ‘책임 경영’에서 ‘주주 정렬’로

재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보상 체계를 본격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이미 임원 보상의 상당 부분을 주식(RSU 등)으로 지급해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성과급이 ‘수고했다’는 격려였다면, 자사주 성과급은 ‘주가로 증명하라’는 냉정한 계약이다.” 고 강조했다.

직원까지 확대되는 ‘주주 자본주의’ 실험

주목할 점은 이 제도가 2025년부터 전 직원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2025년분 초과이익성과급(OPI)부터 직원들도 0~50% 범위 내에서 자사주 수령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 ‘주식 성과급’, 단순 보상 넘어 ‘운명 공동체’ 시험대
이는 구성원을 단순한 노동자가 아닌 ‘주주’로 포섭하려는 시도다. “회사가 잘되면 내 자산도 늘어난다”는 인식을 조직 전체에 확산시켜, 조직의 역동성을 회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의 시선: ‘주가 부양’인가 ‘물량 부담’인가

시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 긍정론: 경영진이 주가에 책임을 지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Value-up)에 긍정적이다.

· 신중론: 자사주 ‘소각’이 아닌 ‘처분’이라는 점에서 유통 주식 수가 유지되는 점, 그리고 향후 보호예수가 풀릴 때 나올 잠재적 매도 물량(Overhang)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결국 이 제도의 성패는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에 달려 있다.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직원들은 주식 대신 현금을 선택할 것이고, 이는 제도 도입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 자사주가 던지는 냉정한 질문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 경영진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당신들이 받은 이 주식의 가치를 정말로 스스로 키울 수 있는가?”

자사주 성과급은 면죄부가 아니다. 오히려 삼성전자 경영진 스스로를 주주와 같은 선상에 세운 가장 강력한 압박이자, 시장이 삼성의 미래를 평가하는 가장 투명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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