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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SK온, 시너지보다 등급 방어...밸류 발목 우려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1-11 07:00

엔무브 합병, 현금흐름 안정 기대...사업 연계 입증은 과제

SK엔무브 매출 구성 및 추이(조정 후 매출 기준 윤활유 부문 비중은 약 18%./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SK엔무브 매출 구성 및 추이(조정 후 매출 기준 윤활유 부문 비중은 약 18%./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SK온이 SK엔무브와 합병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다만 아직은 사업 연계성보다는 신용등급 방어 목적이 크다는 평이 나온다. 이종사업 간 결합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 복합기업으로 인식돼 밸류 측면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SK온 주식을 담보로 체결한 주가수익스와프(PRS)에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2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에 이어 최근에는 SK엔무브 최종 합병을 완료했다.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은 이전부터 거론됐다. 지난해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을 결정한 이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SK엔무브 지분 중 일부(10%) 사들였다.

우선 국내 시장 전반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었다. SK엔무브가 기한 내 상장(2026년 7월)에 실패하면 SK이노베이션은 FI가 보유한 지분을 재매입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일종의 ‘플랜B’가 SK엔무브 기업공개(IPO) 중단에 이은 SK온과 합병이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SK이노베이션이 FI 보유한 SK엔무브 잔여지분(30%)를 사들여야 했고 지난 7월 성사됐다.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합병 결정하면서 신용 리스크는 수그러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SK온 배터리 실적부진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까지 전이되면서 재차 신용도 우려가 증폭됐다.

실적이 빠르게 개선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적자를 벗어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게다가 지난 3년(2022~2024년) 평균 연간 7조원이 넘는 투자가 지속됐다. 투자자금을 충당하는 과정에서 부채는 15조원에서 32조원으로 두배 넘게 증가했다.

SK엔무브 합병, 시너지는 아직…신용도 방어 우선

시장에서 부채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라면 신용도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불편하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배터리와 같은 수주기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더욱 민감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발주사 입장에서는 수주사가 충분한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공급능력을 갖추기 위한 자금조달력은 충분한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원재료 조달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주사가 공급능력이나 재무건전성 등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발주규모가 축소될 수 있는 것이다. SK온과 SK엔무브 합병 목적 중 우선순위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통한 신용도 안정이라 할 수 있다.

사업 시너지도 중요하다. SK온은 SK엔무브와 합병을 통해 ‘액침냉각’을 활용한 EV·ESS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액침냉각이란 발열 등을 제어하는 방식 중 하나로 기존 공랭이 아닌 수랭에서 착안한 방식이다.

SK엔무브는 액침냉각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수조형 액침냉각 솔루션 전문기업인 GRC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SK엔무브가 GRC에 자금을 지원하고 SK엔무브는 GRC로부터 매출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벤더 파이낸스' 방식이다.

이 구조만 보면 SK온과 SK엔무브 합병에 따른 액침냉각 및 EV·ESS 시너지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액침냉각은 SK엔무브에서 매출비중 10%를 소폭 상회하는 윤활유 부문에 속해 있다. 실질적으로 비중이 크지 않아 당장 SK온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설령 액침냉각 부문 매출이 크게 늘더라도 EV·ESS 부문이 반드시 동반 성장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SK온은 사업연계와 시너지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석유화학 중심 사업구조를 가진 SK엔무브와 합병으로 체질 개선이 확인되지 않으면 ‘복합기업’으로 인식돼 낮은 가치로 평가될 수 있다. 이는 SK온 주식을 담보로 발행된 PRS에도 부정적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배터리는 수주사업으로 고객과 장기간 네트워크 구축 등이 중요하다”며 “먼저 시장에 진입한 기업은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조절 등이 상대적으로 가능하지만 후발주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SK온 기술이나 틈새 시장 공략으로 반전 기회가 필요한데 그 부분의 일환으로 액침냉각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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