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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하이일드 ‘차별화’ 진입…한국 채권시장도 크레딧 선별 장세 본격화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6 12:00 최종수정 : 2026-04-22 14:44

베어링 “전면 조정 아닌 내부 분화”…PF·비우량 채권 ‘버티기’에서 ‘옥석 가리기’로

글로벌 하이일드 시장의 변화는 ‘위기 여부’에 대한 판단을 넘어, 시장 구조가 ‘금리 중심’에서 ‘신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면적인 투매가 나타나지 않는 대신, 개별 자산 간 격차는 더욱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스콧 로스 베어링 글로벌 하이일드투자 대표 모습. 사진=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 하이일드 시장의 변화는 ‘위기 여부’에 대한 판단을 넘어, 시장 구조가 ‘금리 중심’에서 ‘신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면적인 투매가 나타나지 않는 대신, 개별 자산 간 격차는 더욱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스콧 로스 베어링 글로벌 하이일드투자 대표 모습. 사진=베어링자산운용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전면적인 조정보다는 종목과 섹터 간 ‘차별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를 바라보는 국내 채권시장의 시각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시장 전체의 붕괴 가능성에 무게를 두던 국면에서 벗어나, 개별 자산의 생존력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 ‘크레딧 선별 장세’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다. 하이일드 채권은 저신용 기업이 높은 금리를 주고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16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베어링자산운용은 보고서를 통해 하이일드 채권 시장 전반에서 광범위한 신용 훼손이나 패닉성 매도는 제한적이며, 현재는 전면 조정보다 시장 내부의 차별화가 확대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변수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일괄적으로 위험을 축소하기보다는 기업별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투자 판단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진단은 한국 채권시장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의미를 갖는다.

국내에는 미국과 같은 대규모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그 역할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비우량 회사채, 사모 크레딧 시장이 맡고 있다.

글로벌 하이일드 시장의 흐름은 국내에서는 하나의 자산군이 아니라, 크레딧 리스크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최근 PF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동안은 유동성 지원과 만기 연장 등을 통해 리스크를 뒤로 미루는 ‘버티기’ 전략이 지배적이었다면, 금융당국의 점검 이후에는 개별 사업장 중심으로 손실을 인식하고 정리에 나서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 전반의 위기보다는 사업장별 건전성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리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즉, 시장이 아니라 개별 자산이 평가받는 국면이다.

이는 글로벌 하이일드 시장에서 나타나는 ‘차별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과거에는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자산 전반이 동시에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같은 등급, 같은 업종 내에서도 기업별로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국내에서도 PF 익스포저가 과도하거나 재무 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빠르게 시장에서 배제되는 반면,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차환 능력이 확보된 기업에는 자금이 선별적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감지된다.

베어링이 강조한 BB 등급과 일부 B 등급 중심의 투자 기회 역시 국내 시장에서는 ‘중간 크레딧’에 대한 선호로 해석된다. 극단적인 저신용 자산에 대한 접근은 제한되는 대신, 일정 수준의 재무 안정성을 갖춘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구조다. 이는 수익을 위해 위험을 확대하기보다는,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리스크를 선택하는 투자 패턴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투자 판단 기준 역시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금리 방향성이 채권 투자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였다면, 현재는 개별 기업의 신용도와 자본 구조가 수익률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채권의 절대 수익률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저신용으로 이동하기보다는 리스크 대비 수익이 명확한 구간에 머무르는 이유다.

결국 이번 글로벌 하이일드 시장의 변화는 ‘위기 여부’에 대한 판단을 넘어, 시장 구조가 ‘금리 중심’에서 ‘신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면적인 투매가 나타나지 않는 대신, 개별 자산 간 격차는 더욱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국내 채권시장 역시 PF와 비우량 크레딧을 중심으로 같은 국면에 진입하면서, 향후에는 시장 방향성보다 자산 선별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성과를 좌우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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