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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앞둔 메가박스, 신용등급 위기에도 특별관 투자 '안간힘'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7-18 17:06 최종수정 : 2025-07-18 17:12

메가박스, 개관 25주년 코엑스점 전관 리뉴얼
리클라이너·LED·4D 등 특별관으로 전면 개편
영화산업 침체기로 메가박스도 5년 연속 적자
신용등급 하락…모회사·지주사에서 자금 수혈

메가박스 최근 5년 매출, 영업손실 등 실적 현황. /그래픽=한국금융신문 전주아 기자.

메가박스 최근 5년 매출, 영업손실 등 실적 현황. /그래픽=한국금융신문 전주아 기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메가박스가 롯데시네마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특별관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습격과 내수 침체로 영화산업도 긴 터널에 들어섰다. 이에 메가박스의 실적도 5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재무부담마저 가중되면서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놓였다.

모회사로부터 자금을 수혈하고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면서도 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는 메가박스의 행보에 주목되는 이유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최근 개관 25주년을 맞아 코엑스점 전관을 특별관으로 선보였다. 앞서 메가박스는 지난 2000년 5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 16개 상영관을 열며, 극장산업에 진출했다. 당시 극장가는 CGV와 롯데시네마가 서울 강변과 고양 일산에 멀티플렉스를 잇달아 내면서 시장을 형성해왔다.

메가박스는 그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코엑스점 전관을 특별관으로 꾸리면서 ‘콘텐트 라이브러리’ 확장을 새 기치로 내걸었다. 관객들이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트를 즐기도록 신규 특별관 ‘르 리클라이너’와 ‘MEGA | LED’, ‘MEGA | MX4D’로 채운 것이다.

‘르 리클라이어’는 등받이나 발 받침대가 원하는 각도로 조절되며, 좌석 간격도 넓어 편안함을 준다. ‘MEGA | LED’는 LG전자의 LED 스크린 ‘LG Miraclass(LG 미라클래스)’을 국내 최초 적용한 것으로, 가로 14.1m와 세로 7.2m인 대형 LED를 통해 4K 해상도로 관람할 수 있다. ‘MEGA | MX4D’는 영화 속 장면에 따라 움직임이나 진동, 물, 바람, 향기, 안개, 눈, 비 등 15개의 모션 체어와 상영관 환경을 조성해주는 4D 특별관이다.

김봉재 메가박스 멀티플렉스본부장은 “극장이 영화만 상영하는 시대는 지나고 있고, 관객에게 상영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극장의 숙제”라며 “영화를 관람하는 문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관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김봉재 메가박스 멀티플렉스본부장. /사진=메가박스 유튜브 캡처

김봉재 메가박스 멀티플렉스본부장. /사진=메가박스 유튜브 캡처

그의 말처럼 실제로 영화산업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국내 경기마저 저성장에 허덕이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마저 뚝 끊겼다. 다수의 영화가 넷플릭스를 주축으로 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방향을 틀었고, 극장은 스크린에 걸 영화도 찾기 어려웠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9년 2억2668만 명이던 국내 총 관객은 2024년 1억2313만 명으로 반 토막 났다.

메가박스도 최근 5년간 줄곧 적자 상태를 이어왔다. 2020년 –655억 원, 2021년 –709억 원, 2022년 –79억 원, 2023년 –177억 원, 2024년 –134억 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연 매출에선 2020년 1045억 원에서 2021년 1040억 원으로 저점을 찍었다가 2022년 2175억 원, 2023년 3096억 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4년 들어 내수 침체 여파로 2916억 원을 기록, 다시 내리막을 탔다. 올 1분기에는 상영, 매점, 광고, 투자/배급 등 전 분야에서 뒷걸음질을 쳤다. 이에 전년 854억 원에서 47.4% 하락한 449억 원에 그쳤다. 영업 손실은 10배 불어난 –103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월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메가박스중앙 순차입금(연결 기준)은 전년 5899억 원에서 11.5% 증가한 6579억 원으로 확대됐다. 부채비율도 533.8%에서 856.7%로 치솟았다. 반면 자본금은 57억6400만 원에 불과하다.

메가박스중앙은 높아지는 재무부담으로 전자단기사채에 의존하고 있다. 앞서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1월 246억 원과 2월 292억 원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으며,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은 이를 매수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이후에도 4월과 5월 똑같은 규모로 전자단기사채 246억 원과 292억 원을 발행했다. 그러면 콘텐트리중앙이 매입하곤 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16일에도 전자단기사채 72억 원을 추가로 찍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메가박스중앙이 콘텐트리중앙에서 받은 돈만 약 1148억 원이다.

메가박스중앙은 콘텐트리중앙과 지주사인 중앙홀딩스로부터 운영 자금도 수혈받고 있다. 중앙홀딩스에서는 지난해 12월 200억 원과 4월 630억 원, 6월 100억 원 등 반년여 기간 930억 원을 빌렸다. 콘텐트리중앙 역시 지난 5월 메가박스중앙에 200억 원을 대여했다. 이를 토대로 메가박스중앙이 모회사와 지주사로부터 끌어온 돈만 2200여억 원에 이른다. 영화산업이 부진해지면서 수익이 줄어든 만큼 채권 매도와 자금 차입에 의존하는 형태인 것이다.

메가박스는 지난 5월 롯데시네마와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극장 운영은 물론 영화투자와 배급 등의 사업도 손을 맞댄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양 사의 기업결합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업결합 심사 정식 신고 전에 시장 획정과 경쟁 제한 우려 등의 자료를 미리 제출받아 검토하는 제도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단축해주는 효과가 있다.

심사가 최종 종료되면 두 회사 중 한 회사는 사라진다. 존속 회사에 대해서는 두 회사가 동일 지분으로 공동 지배한다. 아직 어떤 회사가 남을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메가박스는 합병 이후 양 사가 보유한 131개 극장을 통합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메가박스는 IR 보고서에서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간의 출혈 경쟁이 심화하면서 영화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라며 “롯데시네마와 합병은 양 사만의 운영 노하우를 공유해 매출을 증대하고, 신규 사업도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복 투자를 제거하고, 경쟁 비용을 절감해 해외 시장 진출로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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