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가박스가 투자한 기대작 ‘서울의 봄’이 천만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메가박스(대표 홍정인)가 코로나 3년의 적자를 끊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메가박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해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실제 ‘12·12사태’를 재구성한 영화지만, 자료가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아 영화적으로 채웠다고 한다. 황정민, 정우성이 주연으로 분했으며, 영화 ‘비트’와 ‘아수라’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영화는 지난달 22일 개봉했으며, 19일 현재 개봉 5주 차를 맞으면서도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날 기준 누적 관객수 908만명을 기록하며, 천만영화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서울의 봄’ 흥행 속도는 이전 천만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왕의 남자’, ‘아바타: 물의 길’ 보다도 빠른 속도다. 이날에도 예매율 69.4%를 이어가며, 누적 매출액도 879억원을 달리고 있다.
‘서울의 봄’은 총제작비만 233억원이다. 홍보마케팅 등을 제외하면 순제작비는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메가박스의 영화 제작·배급 사업부인 플러스엠이 투자했다. 메가박스는 중앙그룹의 계열사인 콘텐트리중앙 자회사다. 주로 국내 멀티플렉스(극장) 운영과 영화 제작, 배급, 투자 등을 한다. 앞서 메가박스는 올 한 해 영화 ‘화란’과 ‘대외비’, ‘교섭’, ‘드림’ 등을 내놓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중 배급에 참여한 ‘범죄도시3’가 천만영화로 등극하면서 일부 수수료를 챙겼다.
메가박스는 작년 기준 단기차입금이 2894억원 규모로, 전체 차입금(3344억원)에서 86.5%를 차지한다. 하지만,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250억원에 그친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전년(1563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메가박스는 2019년 매출 3390억원이 코로나를 만나면서 2020년 1045억원, 2021년 1040억원, 2022년 2175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영업이익도 2019년 390억원에서 2020년 –682억원, 2021년 –684억원, 2022년 –79억원으로 좀처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메가박스는 지점 정리에 들어가면서 동시에 희망퇴직을 검토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에는 서울 성수동 소재 메가박스 본사 건물을 매각하기도 했다.
이처럼 메가박스가 재무 부담을 이어가는 속 '서울의 봄'이 뜻밖의 흥행을 하면서 내년 실적에서 반등이 있을지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이와 관련, 메가박스는 내년 신작 계획이나 실적 개선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