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니다 천리마마트'의 원작은 김규삼 작가가 네이버웹툰에 연재한 동명의 만화로 대기업 DM그룹 회장의 오른팔인 정복동 이사가 기업의 좌천지, 돈세탁 경로로 알려진 천리마마트 사장으로 발령받으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대표적인 인기 비결로는 웹툰 속 내용을 드라마로 그대로 구현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한국에 정착하여 힘든 생활을 이어가던 원시 부족 빠야족을 채용하여 인간 카트로 일하게 하거나 스펙이 전무한 건달을 고객만족센터 담당자로 일하게 하고 무명 밴드에 청춘을 바친 가장과 은행에서 정리해고 당한 이후 대리기사, 아르바이트 등 2잡, 3잡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채용하여 벌어지는 마트의 일상을 드라마에 그대로 녹여냈다.
△천리마마트 웹툰 속 정복동 사장이 직원을 합격시키는 모습과 뒤에 당황한 점장 문석구/사진=오승혁 기자(네이버 자료 편집)
마트 특별행사에서 무명 밴드 무당스(정호영)의 데스메탈 공연과 문석구(이동휘) 점장의 그랜절(웹툰 세계관에서 가장 큰 존경을 표하는 절, 절하는 포즈로 물구나무 서기를 한다), 할인맨으로 변신한 정복동 사장의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키는 움직임과 그를 잡아 할인 혜택을 받고자 하는 고객들의 추격전 등 비현실적인 상황을 설득력있게 드라마 내에서 전개했다.
△대마그룹 회장 이순재와 천리마마트 사장으로 좌천당한 정복동 사장과 천리마 직원들이 함께 자리한 포스터/사진=tvN
웹툰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겼던 상상력과 B급 유머가 드라마에서도 실제로 펼쳐지며 흥미를 유발하고 영상화하기 어려운 원작 특유의 개그 코드도 드라마 내에 잘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웹툰 원작 드라마뿐만 아니라 코미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원작 또한 다시 이슈가 됐다. 드라마 방영 전에는 특별 외전 ‘천리마 네버다이’를 선보여 원작 팬들의 호응을 얻었고, 총 160화의 네이버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드라마 방영 이후 네이버시리즈 상위 랭킹에 오르며 다시 회자됐다.
원작이 인기가 많고 팬층이 탄탄하기에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한 김규삼 작가를 알아보는 시청자들도 많았으며, 작가의 ‘비질란테’, ‘정글고’ 등 다른 웹툰 작품 관련 내용이 드라마 상 곳곳에 등장해 웹툰 팬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했다.
△웹툰 원작 작가 김규삼의 다른 웹툰 정글고의 '불사조'가 카메오로 천리마마트 드라마에 출연했다/사진=오승혁 기자(자료 편집)
이미지 확대보기마이너 장르로 취급받던 B급 유머 코드를 내세우며 주목 받은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성공 배경에는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실력파 배우들이 있다. 주연을 맡은 배우 김병철과 이동휘가 망하게 하려는 사장과 마트를 기사회생 시키려는 점장 간의 코믹 케미를 제대로 선보여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순재, 박호산, 정민성 등 중장년 배우들의 등장과 뛰어난 연기력 또한 드라마 인기에 일조했다. 실직 후 마트 직원으로 일하거나 얄미운 직장 동료와의 경쟁, 육아 등 우리네 실생활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캐릭터를 완벽 소화해낸 배우들의 열연이 3040 중·장년층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아역 배우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엄태윤(찌에 역)은 ‘사뚜♥’라는 유행어를 만들었으며 김규리(고민주 역)는 극에 휴머니즘 코드를 불어넣는 핵심 역할을 해 유머와 감동이 적절하게 섞인 드라마를 만들었다.
△고객 사랑을 고백하는 천리마마트의 인간 카트 빠야족의 모습/사진=tvN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