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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 10년-2년 역전과 정상화..침체 기억에 대한 믿음과 의구심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8-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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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교보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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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14일 미국채 시장에선 장중 국채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2bp 가까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일은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워 당시 뉴욕 주가지수를 3% 내외의 폭락으로 이끌면서 위험자산 시장에서 공포 분위기를 조장했다. 14일과 15일 장중 역전 이후 지금은 스프레드가 다시 벌어졌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 시간으로 16일 현재 국채2년물 금리는 1.4844%, 국채10년물 금리는 1.5580%를 기록 중이다. 10년 금리가 2년보다 7bp 이상 더 높아졌다.

올해 들어 지난 3월 미국 10년 금리와 3개월 금리가 역전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지금은 3개월물 금리가 1.86%대를 기록하고 있어 10년 금리보다 30bp 가까이 높은 수준에 있다.

시장이 10년-3개월 금리 역전에 익숙해진 뒤 이달 들어서는 2년과 10년이 역전되면서 긴장감이 한층 커진 것이다.

■ 10년-2년 역전이 불러낸 리세션의 기억

최근에 일어난 미국 10년-2년 금리 역전은 2007년 6월 이후 12년 남짓 만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동안 미중 갈등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독일이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글로벌 경기 전반의 불안이 가중됐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발표(이후 일부 완화됐지만),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홍콩의 민주화시위, 브렉시트와 이탈리아 정치갈등으로 대표되는 유럽지역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경기 우려가 한층 커졌다.

여기에 더해 주요국 경제지표들은 예상을 밑도는 수치를 보여줬으며, 금리 인하 기대감은 한층 강화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여력이 되는 신흥국들까지 금리를 내리는 일에 동참했다.

과거 금리 10년-2년 금리 역전이 대략 1년 반 후 경기 침체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긴장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채 10년과 2년 금리가 역전된 이후 미 연준의 추세적인 금리인하가 이어졌고 미국 경제는 대부분 12~26개월 후에 경기침체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년-10년 스프레드 역전 이후 실제 침체까지 평균 17개월 가량 소요됐으나 7번 역전 중 5번, 보기에 따라 최대 6번이 실제 침체로 귀결됐다"면서 "오래 울리는 경고 깜빡이이지만, 동시에 정확도가 높은 깜빡이가 켜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977년 이후 미국 10년-2년 금리역전은 다섯 번 있었으며, 시차는 평균 1.5년이었고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왔다"고 밝혔다.

■ 10년-2년 금리 역전,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기간과 폭 봐야

최근 영국과 캐나다의 국채 10과 2년 금리 격차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전, 재역전 되는 모습을 나타났다. ECB 쪽에선 경기 부양책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아무튼 경기 침체 우려가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나타나면서 공포심을 키웠다. 글로벌 경제가 다 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신동수 연구원은 "이번 금리 역전이 다른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는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10년물과 2년물은 금융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장단기 금리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 금리들 간의 역전이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기 우려가 증폭됐다"고 밝혔다.

그는 "침체에 대한 공포와 높아진 가격 변수들의 변동성 위험을 감안할 때 장단기 금리 역전은 그 자체로 단기적으로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포지션 유지나 확대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미국채 10년-2년 역전이 해소된 가운데 '본격적인' 역전이 나타나는지 지켜 볼 필요도 있다.

신동수 연구원은 "최근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주요국의 양적완화와 기간 프리미엄의 하락에 기인한 점을 간과하기 어렵고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 시그널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역전 기간도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10년-2년이 일시 역전됐다가 다시 정상화됐다"면서 "시장이 그간 너무 앞서간 측면도 있어 조심스런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크게 내릴 수 있는 데다 SRF(standing repo facility)라는 단기자금 시장 안정책까지 동시에 선보일 수 있어 역전이 일회성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보인다.

■ 10년-2년 역전, 리세션 예고하는 보증수표?..소폭의 인하로는 대응 어렵다

지난 주 미국 10년-2년 금리 역전을 지켜본 뒤 투자자들 사이에선 연준이 보다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인식도 강화됐다.

예컨대 연준이 태도를 다시 누그러뜨리면서 9월에 25bp가 아닌 50bp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 등이 나오는 것이다.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나서야 한다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10년 스프레드 역전이라는 'R(침체)의 꼬리표'가 달린 이상 2~3차례 예방적 인하로는 대응이 쉽지 않아졌다"면서 "경기침체까지 확인이 필요하나 좀더 적극적인 방어적 인하가 실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 적극적인 ‘방어적(defensive) 인하’가 실행될 공산이 커졌다"고 밝혔다.

연준이 100bp 이상 상당히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강승원 연구원은 "금리 역전 뒤 경기 침체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는 의미가 역전의 의미를 과소평가할 근거는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확대된 만큼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필수적이며, 당사는 내년까지 연준이 최소 125bp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 인하 사이클 중에 나타난 역전..'이번엔 다르다' vs '그래도 장기금리 오르기 어렵다'

과거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기확장이나 과열국면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기둔화와 기준금리 인하 속에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초래됐다.

즉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은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단기 금리가 경기를 반영하는 장기금리보다 가파르게 오르면서 일어났다. 과거 당시엔 주가도 오름세를 나타내곤 했으나 결국 시간이 흐른 뒤엔 정책당국의 실기 등으로 경기침체가 찾아왔다.

이런 가운데 이번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를 막으려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과거와 동일 선상에서 접근할 수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기를 반영하는 장기금리가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단기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며 발생한 것이고, 경기과열에 대한 시그널은 없었다"면서 "경기둔화에 대응하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이미 전개되기 시작했으며 채권금리는 하락추세를 형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역전과 경기흐름 간의 시차를 감안해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추세결정 변수는 글로벌 경기흐름과 이에 대응하는 통화정책"이라며 "지금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가 진행되는 중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상응해 통화정책 당국의 금리인하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와는 달리 R의 공포를 경계하고 반영해야 할 시점은 지금이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비중확대로 대응하되 경기의 저점 통과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낫다고 봤다.

아무튼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서 R의 공포는 1년 후가 아니라 지금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란 관점이다.

사실 금리를 내리는 것은 미래에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다. 정책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가 나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연준이나 한은의 금리 인하를 통해 장기금리가 상승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경기비관론으로 무장한 쪽에선 완화적인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금리의 흐름이 위쪽으로 방향을 틀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강승원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가 텀 프리미엄을 자극해 장기금리를 반등시킬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방식이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있다. 즉 연준의 인하폭이 베이비스텝을 상회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국이 정책공조를 할지도 의심스럽다. 경기 침체 논란이 있었던 2016년 1분기에는 4월 G20 회담을 통해 정부 간 정책 공조가 강조됐으나 지금은 오히려 주요 정부간 대립이 격화됐다"면서 "또 유럽과 아시아의 경기 부진이 미국으로 스필오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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