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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 윤인호, M&A·체질개선 결실…‘5000억 클럽’ 보인다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1-02 00:00

‘자보란테ʼ 접고 OTC 굳혀…실속 중심 사업 재편
메디쎄이·중선파마 결실…북미·동남아 영토 확장
윤인호 2년 차 턴어라운드…뷰티·헬스케어 가속

▲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이사

▲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오너 4세 윤인호 대표이사(사장)가 이끄는 동화약품이 사업구조 재편과 전략적 인수합병(M&A) 성과를 발판 삼아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업성이 떨어지는 신약 프로젝트를 정리해 재무적 부담을 낮추는 한편, 의료기기와 해외 의약품 유통망, 뷰티·헬스케어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외형 성장을 지속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윤도준 회장에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선 윤인호 대표 체제 2년 차를 맞아 동화약품이 내수 중심 전통 제약사의 사업적 한계를 벗어나 연매출 5000억 원 고지 진입을 눈앞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R&D 체질 개선과 OTC 캐시카우

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최근 수년간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000억 원 안팎에 머물던 매출액은 2022년 3404억 원, 2023년 3611억 원, 2024년 4648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6.78% 증가한 4964억 원을 달성하며 5000억 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 적극적인 외부 기업 M&A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이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끈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외형 성장과 달리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는 3년 연속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동화약품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299억 원에서 2023년 187억 원, 2024년 134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98.1% 줄어든 2억5675만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에 그쳤다. 이는 인수한 자회사의 점포 확장 및 투자 부담이 지속된 데다, 경기 침체 속에서 중장기 사업 재편에 따른 일회성 비용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동화약품은 이 같은 수익성 악화 기조를 끊어내기 위해 비효율 연구개발(R&D) 자산 정리와 실속 중심의 자산 재편을 단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조치는 지난 2015년 국산 신약 23호로 허가받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급성악화 치료용 퀴놀론계 항생제 ‘자보란테정’의 사업 철수 결정이다.

동화약품은 판매 부진과 해외 임상 진척 난항에 따른 사업성 부족을 사유로 자보란테의 생산 중단 및 2027년 5월 자진 품목허가 취하를 결정했다. 기술적 신약 개발 성과가 곧 상업적 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를 직시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고비용 R&D 지출을 최소화해 재무부담을 덜어내겠다는 판단이다.

R&D 손실을 조기에 정리하는 동안 실적을 지지한 것은 전통 일반의약품(OTC) 제품군이다.

올해 상반기 동화약품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OTC 포트폴리오 중 대표주자인 소화제 ‘활명수’ 제품군은 연간 약 8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감기약 ‘판콜’ 라인업이 연간 500억 원대, 상처치료제 ‘후시딘’이 연간 200억 원대 매출을 거두며 탄탄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이 캐시카우를 국내에만 안주시키지 않고 해외로 확장하는 전략을 병행 중이다. 최근 기존 글로벌사업팀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격상하고 미주·유럽 사업 경험을 갖춘 장진혁 이사를 신임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해외 전용 프리미엄 라인인 ‘활명수1897액(K.O.D)’을 출시해 미국·중국·대만·몽골 등에 수출을 본격화하는 등 기존 OTC 브랜드를 해외 시장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재정립하고 있다.

2020년 메디쎄이·2023년 중선파마

윤 대표 체제 아래 추진해 온 M&A 전략도 속속 구체적인 결실을 내며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동화약품이 지난 2020년 221억 원을 투입해 인수한 국내 척추 임플란트 1위 기업 ‘메디쎄이’는 가장 먼저 실적과 기술적 성과를 입증했다.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담당하는 메디쎄이는 2024년 25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연간 283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메디쎄이는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척추 수술용 임플란트 및 의료기기 관련 510(k)(실질적 동등성 인정) 승인을 3건 추가로 획득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의 영업망을 넓히고, 동화약품 그룹 전체의 해외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주력 자회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23년 약 391억 원(지분 51%)에 인수한 베트남 현지 약국 체인 운영기업 ‘중선파마’는 동남아시아 시장 영토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인수 당시 베트남 현지 140여 개였던 중선파마의 매장 수는 동화약품의 투자 아래 230여 개 수준으로 급증했다.

중선파마는 2024년 756억 원, 2025년 796억 원의 매출을 합작하며 동화약품의 연결 매출 외형 5000억 원 육박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동화약품은 이 대형 유통망을 거점으로 활명수, 판콜, 비타민 등 자사 주요 OTC 제품과 헬스케어 상품을 동남아 현지에 직공급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다.

다만 공격적인 신규 점포망 개설에 따른 초기 투자금 투입 및 현지 약국 체인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해 중선파마는 2024년 7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도 적자를 이어갔다. 베트남 현지법인의 점포당 수익성을 높이고 판촉·운영 비용을 효율화해 빠른 시일 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것은 동화약품의 향후 수익성 회복에 있어 최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뷰티 라인업 안착과 지배구조 재편

회사는 이 같은 해외 유통망 확장에 따른 초기 적자 부담을 보완하는 한편, 뷰티·헬스케어 영역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하며 신규 수익원 창출에 나서고 있다. 후시딘의 성분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스킨케어 브랜드 ‘후시덤’이 대표적이다.

동화약품은 2021년 후시딘 핵심 유효 성분과 유래가 같은 ‘푸시디움 코식네움’을 기반으로 개발한 특허 성분 후시덤을 적용한 ‘후시드크림’을 출시했고, 이후 후시다인을 피부 장벽 관리 중심의 ‘더마 사이언스 스킨웨어’ 브랜드로 리뉴얼하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그 결과 후시다인과 후시덤의 매출은 올해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7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 5월 다이소에 ‘베리어 리페어’ 라인을 출시하고 10월 ‘흔적 리페어’ 라인 5종을 추가한 가운데, 해당 제품군은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하며 대중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기에 헬스케어 브랜드 ‘배러’와 마그네슘 브랜드 ‘마그랩’을 선보인 데 이어, 2024년 셀트리온으로부터 화이투벤·알보칠 등의 OTC 브랜드를 인수하고 한국다케다제약 일부 제품의 독점 유통권을 확보하는 등 외부 자산 입수를 통한 외형 다각화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다한증 질환 인식 캠페인 등 소비 접점 마케팅을 병행하며 전통 제약업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헬스케어 전반으로 신규 수익원을 확장 중이다.

신사업 안착 과제 속에 오너 4세 윤 대표 체제 아래 진행돼 온 지배구조 다지기 작업도 결실을 맺고 있다. 동화약품은 올해 3월 헌법재판소 연구위원 출신의 법률 전문가 김성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10년간 베트남 인구가족계획총국 자문관을 지낸 베트남 인구정책 전문가 조영태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보강하며 이사회 전문성을 높였다.

법률 및 규제 대응력을 제고하는 한편, 적자가 지속되는 베트남 중선파마의 체질 개선과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을 기민하게 조율하기 위한 실속형 지배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동화약품의 수년간에 걸친 수익성 하락이 중장기 성장을 위한 구조재편 과정의 통증이었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확실한 캐시카우인 OTC 사업을 바탕으로 메디쎄이의 북미 수출 확대, 뷰티 사업의 매출 성장, 중선파마의 적자 폭 축소가 결합할 경우 수익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 체제 진입 이후 외형 성장을 이룬 동화약품이 이제는 늘어난 고정비와 자회사 적자를 줄이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비효율 자산을 잘라내고 기존 OTC 현금 창출력에 해외 신사업 성과가 얹어지는 구조가 정착되면 수익성 지표 역시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이는 곧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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