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경영진 재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완성차 시장의 경쟁 심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로보틱스 사업 상용화를 앞당겨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올해 인사의 핵심은 기존 완성차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미래 사업 실행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있다.
특히 판매 전문가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유임 여부를 비롯해 미래 기술 분야 전문 경영진 보강, 공석인 전략기획실장 후임 인선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무뇨스 사장을 유임해 글로벌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로보틱스·SDV 분야 전문 경영진을 보강하는 방안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해 경영진 구성을 새롭게 하는 방안이 모두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글로벌 기술기업 출신 인재를 주요 보직에 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서도 미래 기술 중심의 인재 확보와 조직 재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무뇨스 거취는...
지난해 1월 현대차 대표이사에 오른 무뇨스 사장은 완성차 업계에서 글로벌 판매와 영업, 사업 운영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닛산에서 스페인과 중국 등 지역 사업을 담당했으며,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북미권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현대차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현대차 최초 외국인 CEO가 됐다.
무뇨스 사장 최대 임무는 미국 관세에 대응해 판매와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현대차 성적표를 보면 무뇨스 사장이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는지 물음표가 생긴다.
현대차 올해 1~9월 글로벌 누적 판매는 288만676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44만8181대로 16.3% 줄었고, 해외 판매는 243만8582대로 5.1% 감소했다.
국내와 해외 모두 판매량이 줄었지만 내수 감소 폭이 해외보다 세 배 이상 컸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와 생산 차질 등이 판매에 영향을 미쳤고, 해외에서도 전년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지 못했다.
수익성 부담은 커졌다. 현대차 올 상반기 매출은 95조154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조3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7.8%에서 5.6%로 떨어졌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판매와 수익성은 오히려 낮아진 셈이다.
이 때문에 무뇨스 사장을 교체하고 새로운 CEO를 선임하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성과와 능력 위주 인사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이 경우 후임자는 글로벌 완성차 사업을 운영하는 역량뿐 아니라 로보틱스·SDV 전환을 조율할 능력까지 필요하다.
기존 자동차 사업 수익성과 판매 경쟁력을 관리하면서 미래 기술을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하고 그룹 내 여러 조직의 사업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미국 관세와 통상정책 변화, 주요 시장 경쟁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리더십의 중요성도 여전하다.
이런 점에서 정의선 회장이 무뇨스 사장을 더 지켜보는 시나리오는 기존 사업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미래 사업을 이끌 경영진을 별도로 보강하는 방향으로 여전히 가능하다.
무뇨스 사장이 글로벌 판매와 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로보틱스·SDV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할 전문 경영진의 권한을 확대하는 구도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사업은 기존 자동차 사업과 다른 역량을 요구한다.
SDV는 차량 전기·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자율주행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로보틱스 역시 로봇 개발에 그치지 않고 생산·물류 현장에 적용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양산 체계까지 구축해야 한다. 기술을 개발하는 역량과 이를 실제 제품·서비스로 구현하는 역량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무뇨스 사장이 유임되더라도 기존 경영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그치지는 않을 수 있다. 글로벌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의 사업화 책임을 전문 경영진에게 부여하고, 연구개발과 생산·영업 조직 사이의 의사결정 구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경영체제에 변화를 줄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무뇨스 사장 거취 판단은 기존 글로벌 경영 연속성과 미래 사업 전환의 실행력을 어떻게 조합할지에 달려 있다”며 “유임 시에는 미래 사업 전문 경영진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하는 방안이, 교체 시에는 글로벌 사업 운영과 기술 사업화를 함께 조율할 수 있는 후임자를 선임하는 방안이 각각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기획실장 ‘공석’
전략기획실장 후임 인선도 연말 인사의 주요 변수다.현대차 중장기 사업 방향과 미래 성장동력, 투자 우선순위 등을 다뤄온 김동욱 전 전략기획실장(부사장)이 지난 6월 용퇴했다. 이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관련 업무는 정책조정·정책지원 조직에서 나눠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기획실은 대관과 정책 대응뿐 아니라 중장기 사업 방향과 미래 성장동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 통상정책 변화와 주요국 산업 규제, 미래 모빌리티 관련 제도 변화가 기업의 투자와 사업화 전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외 정책 대응과 사업 전략을 조율하는 기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로보틱스와 SDV는 기술 개발만으로 사업을 완성하기 어렵다. 자율주행 관련 규제와 데이터 정책, AI·로봇 산업 육성 정책, 제조 현장 자동화 전환 등이 사업화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후임 전략기획실장 인선에서는 기존 대관 역량과 정책 대응 경험을 이어가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이해와 전략 수립 역량을 갖춘 인물을 기용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외부 빅테크 출신 인재를 미래 기술 조직에 배치해 온 흐름을 고려하면 기술 전문성과 사업 기획 역량을 함께 갖춘 인물을 발탁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래 기술 분야에서 외부 인재 영입과 조직 개편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 2월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팀과 엔비디아 자율주행 조직에서 경험을 쌓은 박민우 사장을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했다.
박민우 사장은 자율주행과 AI 기술을 양산형 모빌리티 제품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았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외부 전문가 영입이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테슬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밀란 코바치를 그룹 자문역으로 선임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제조·물류·서비스 등 그룹의 산업 기반에 적용하는 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인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 인사는 미래 사업을 기존 자동차 산업 경험만으로 추진하기보다 소프트웨어·AI·로보틱스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외부에서 수혈하려는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특히 외부 인재를 자문역이나 연구개발 담당자에 한정하지 않고 주요 조직의 책임자로 배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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