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춘 LG화학 사장
김동춘기사 모아보기 LG화학 사장이 취임 1년을 앞두고 사업 구조조정, 재무 개선,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석유화학은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3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적 기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재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자금 조달에 나선 가운데, 물적분할 이후 이어진 주주가치 제고 요구에도 대응해야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본업 회복 지연이다. 기본이 꼬이기 시작하면서 자산 유동화, 주주환원, 미래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LG화학은 오는 5일 2026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LG화학 3분기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3200억 원이다.
최근 일부 증권사 전망치는 6000억 원 안팎까지 상향됐다.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생산 보조금 등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7560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결 실적 전망이 높아졌지만, 이를 LG화학 자체 사업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은 다시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2분기 기초소재 부문은 4270억 원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원료 가격 상승 과정에서 투입 시차에 따른 긍정적 래깅 효과가 발생했고,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 조절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3분기에는 1500억~2000억 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와 물류비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중동 정세 불안도 비용 변수로 남아 있다.
여수 NCC 재가동도 실적 개선을 담보하지 않는다. LG화학은 지난 3월 23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던 여수 NCC 2공장에 203일 만인 10월 12일 원료 투입을 재개했다.
하지만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동 재개만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어렵다. 제품 가격과 원료 가격 간 격차가 개선되지 않으면 가동률 상승에도 손실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생산설비와 사업 구조를 손보는 작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여수 NCC 사업 재편을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 구조와 실행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설비 통합이나 합작 등 재편 방안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비용 절감과 공급 과잉 해소로 이어져야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김동춘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파부침주 결의로 강한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하며 의지를 보였다. 고수익·고부가가치 사업에 선택적으로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장벽과 고객 경쟁력을 갖춘 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첨단소재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은 아직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사업 전환에 시간이 필요한 반면 기존 사업 부진은 당장 수익성과 현금 흐름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첨단소재 부문도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 지난달 12일 LG화학 기업분석보고서를 내놓은 삼성증권은 3분기 첨단소재 영업이익을 501억 원으로 추정했다. 양극재 출하량 증가와 분리막 수익성 개선 등이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극재 매출은 전 분기보다 51% 증가한 3000억 원으로 전망했지만 영업손실은 12억 원으로 추정했다. 판매량은 45% 늘어나는 반면 판매가격은 5% 하락하고 가동률은 약 15%에 머물 것으로 봤다. 판매량이 늘어도 가격 하락과 낮은 가동률 탓에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첨단소재가 석유화학 부진을 보완하려면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이익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본업 회복이 더딘 가운데 재무 부담은 커졌다. LG화학 연결 순차입금은 2024년 말 19조5212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29조2026억 원으로 늘었다. 연결 총차입금도 40조2892억 원에 이르렀다. 투자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석유화학 실적까지 불안정해지면서 보유 자산을 활용한 유동성 확보가 재무관리의 주요 과제가 됐다.
핵심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이다. LG화학은 보유 지분을 약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처분해 지분율을 7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653만5939주를 주당 38만2500원에 처분해 2조5000억 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지분율은 79.38%에서 76.59%로 낮아진다. 목표 지분율까지 낮추려면 추가 지분 처분이 불가피하다.
이번 거래에는 2년 만기 주가연계스왑(PRS)이 결합됐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에도 LG에너지솔루션 주식 575만 주를 활용해 약 2조 원 규모 PRS 계약을 체결했다. 두 차례 거래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은 약 4조5000억 원이다.
지분 유동화로 자금 여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본업 현금 창출력을 높이는 것과는 별개다. 석유화학과 첨단소재의 수익성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지분 처분만으로 재무 부담을 근본적으로 낮추기는 어렵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이후 이어진 주주가치 제고 요구도 부담이다. 지난해 10월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에 이사회 구성 개선과 경영진 보상 체계 개편, 자본 배분 개선 등을 제안했다. L
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과 장기적인 주가 저평가 관리 방안도 요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 성장 가치를 모회사 주주와 어떻게 공유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지분을 재무 개선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LG화학은 이번 지분 처분으로 유입되는 세후 현금 약 20%인 4000억 원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3000억 원은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투입하고 나머지 1000억 원은 2026년 결산배당 재원으로 쓸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지분 처분 당시 세후 현금 유입액 약 10%를 주주환원에 배정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비중은 두 배로 늘었다.
다만 주주환원 비중을 높였다고 해서 주주들 요구를 충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이후 배터리 사업 성장 가치가 LG화학 주주에게도 돌아가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반면 LG화학은 순차입금이 30조 원에 육박하는 만큼 차입금 상환과 미래 사업 투자에 필요한 재원도 확보해야 한다. 주주환원 확대와 재무건전성 개선, 성장 투자를 둘러싼 자본 배분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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